레바논은 누가 통치하며, 헤즈볼라의 권력 규모는?
레바논은 지난 2주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의 집중 포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1000여 명이 숨졌으며,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영토를 직접 침공한 상태다. 이는 현재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기반을 둔 정당이자 군사 단체인 ‘헤즈볼라’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헤즈볼라는 그 군사 조직의 경우 레바논 정규군보다도 막강하며, 특히 레바논 내에서도 시아파 이슬람교도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단체다.
공식적인 국가적 조직은 아니지만, 지난 40년간 레바논 내에서 막강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레바논은 누가 통치하나?
레바논에서 정치권력은 다양한 종교 및 종파가 서로 나눠 가진다.
레바논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1943년에 제정된 협정에 따라 대통령직은 마론파 기독교인이, 총리는 수니파 이슬람교도가, 국회의장은 시아파 이슬람교도가 맡는다.
이는 당시 레바논 내 다양한 종파의 상대적 규모를 반영한 배정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독교인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해 수니, 시아파 이슬람교도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기독교인, 수니파 이슬람교도, 시아파 이슬람교도의 비율이 각각 3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기에, 이러한 합의안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비록 현재 인구의 다수가 이슬람교도이지만, 협약에 따라 기독교와 이슬람교도가 국회에서 똑같이 의석을 나눠 갖는다.
현실적으로 레바논에서는 모든 권력을 장악한 특정 정당도, 종파도 없다. 정부는 정당 연합으로 구성되며, 모든 주요 결정은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로 인해 때때로 정치적으로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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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위상은?
헤즈볼라는 1982년 레바논 내전 당시, 레바논 남부를 점령한 이스라엘 군에 대항한다는 목적하에 창설된 시아파 이슬람교도 민병대이다.
헤즈볼라는 현 이란 이슬람 공화국으로부터 광범위한 무기 및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헤즈볼라는 아랍어로 ‘신의 당’이라는 뜻이다.
헤즈볼라는 1985년, 현재의 이란과 같은 이슬람 공화국을 레바논에 세우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공식적으로 알렸다.
또한 레바논 남부 및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을 몰아내겠다는 목표도 공언했다.
그러던 2009년에는 이슬람 공화국 건설에 대한 언급은 제외한 새로운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반이스라엘 입장은 여전했다.
1990년 레바논 내전이 끝나자 모든 적대 세력들은 군사 조직을 해체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버텼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에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마침내 2000년,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 철수했고, 헤즈볼라는 이를 자신들의 승리라며 자축했다.
1992년부터 헤즈볼라는 의회에도 진출했다.
현재 헤즈볼라는 여러 의원을 배출했으며 정부에는 헤즈볼라 소속 장관도 있다. 또한 시아파 이슬람교도가 많은 지역에서는 학교, 의료 기관, 사회 서비스 기관 등을 지원하고 있다. 레바논의 다른 정당들도 지역구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후원하고 있지만, 헤즈볼라야말로 가장 큰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어떻게 이토록 막강해졌나?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휘두르는 권력의 대부분은 군사 단체에서 나온다. 헤즈볼라 측은 자신들의 전투원 수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나, 외부에서는 2만~5만 명 사이로 추정한다.
아울러 미국 소재 싱크탱크 ‘전략 국제 연구 센터(CSIS)’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로켓포와 미사일 약 12만~20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비(非)국가 군대 중 하나로 꼽힐만한 규모로, 레바논 정규군보다 더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부의 약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22년 이후 레바논에서는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들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는 헤즈볼라의 독자적인 의제 추진을 막을 만큼 강력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