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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간 우주에 머문 우주비행사들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다'

1일 전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는 지난해 보잉의 스타라이너 캡슐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접근하던 중, 추진기 고장으로 도킹에 실패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도킹에 실패했다면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윌모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귀환 두 달 후 당시를 회상하며 "도킹은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했다.

"만약 도킹을 하지 못했다면, 과연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우리도 알 수 없습니다."

당초 8일간의 시험 비행으로 계획됐던 이 미션은 결국 10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가장 첫 번째 과제는 ISS에 무사히 도킹하는 것이었고, 지상의 미션 컨트롤이 추진기를 재가동시키며 몇 분 만에 도킹에 성공했다.

윌모어는 "지구를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치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둘 다 그런 최악의 상황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훈련된 대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우리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어떤 실패가 일어날 수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곧바로 생각을 전환했죠. 우리가 가진 자원은 무엇이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말입니다."

이들의 긴 여정은 2024년 6월, 보잉이 개발한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 비행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비행 도중 여러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스타라이너로 귀환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됐다. 다행히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통해 대체 귀환이 가능했기에, 이들은 결국 다른 캡슐에 몸을 실었다.

보잉은 자사 캡슐이 여전히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실제로 해당 캡슐은 2024년 9월 무인으로 성공적으로 귀환하며 이를 입증했다.

ISS에 머무는 동안 두 사람은 수개월간 각종 실험을 수행했고, 마침내 지난 3월 18일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들을 '고립된' 상태라 표현했지만, ISS에는 항상 대기 중인 우주선이 있어 비상시에는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대비책이 마련돼 있다.

예상보다 길어진 체류였지만, 두 우주비행사는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윌리엄스는 "누구도 우리를 그냥 두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모두가 우리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들의 체류는 정치적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을 우주에 방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두 비행사는 정치적 발언을 피하며 "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우주비행은 본래 어려운 것이고, 유인 비행은 더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지구 귀환 두 달이 지난 지금, 두 사람 모두 건강한 상태다. 무중력 상태에서도 매일 꾸준히 운동한 덕분이다.

윌모어는 "10개월 동안 매일 스쿼트랑 데드리프트를 했다"며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강한 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역시 지구에 돌아온 직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고, 과거 우주에서 러닝머신에 묶여 마라톤을 완주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중력에 다시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는 "중력이 머리랑 등에 다시 실리니까 좀 아프더라"며 웃어 보였다.

현재 두 사람은 NASA 및 보잉과 함께 당시 발생한 기술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윌모어는 "스타라이너는 다시 비행할 기회가 있을 거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고, 윌리엄스도 "이 우주선은 아주 능력 있는 기체"라며 다른 우주선들과는 또 다른 장점들이 있다.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이 타기 좋은 우주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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