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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중국' 건국 75주년 … 시진핑은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까

2024.10.04
중국 국기를 나눠주는 여성
Getty Images
경기 부양책으로 증시는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진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중국의 집권 공산당이 황금연휴 및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을 기념해 침체된 자국 경제 부양을 위한 여러 부양책을 발표했다.

위기에 봉착한 부동산 업계 지원, 주식 시장 지원, 저소득층 대상 현금 지원 정부 지출 확대 등이 그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 본토 및 홍콩의 주가는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실제 중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4일 중국인민은행(PBOC)이 발표한 이번 새 정책에는 중국의 침체된 증시 부흥을 위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일례로 보험사, 중개인, 자산 운용사는 주식 매입 자금으로 800억위안(약 15조원)을 빌릴 수 있다.

또한 판공성 PBOC 총재는 PBOC는 자사주 매입을 원하는 상장 기업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대출 비용을 낮추고, 은행들이 대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같은 PBOC의 발표 2일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문제에 집중한 중앙정치국 회의(중국 내 주요 지도부 회의)를 깜짝 주재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지출 강화를 약속했다.

중국이 일주일간의 황금연휴에 돌입하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8% 이상 급등했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이다. 이날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5일간 총 20% 뛰어올랐다.

본토 시장이 마무리된 뒤 그 다음 날, 홍콩의 항셍지수도 6% 넘게 뛰어올랐다.

중국 전문 분석가 빌 비숍은 “시장은 이번 정부의 발표를 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증시 랠리에 투자자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 주석 앞에는 해결해야 할 더 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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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 75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또 다른 주요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보다 더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거 소련은 건국 74년 만에 붕괴했다.

싱가포르 소재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오랫동안 중국 지도부는 소련과 같은 운명을 피하고자 애써왔다”고 설명했다.

자체적으로 정한 연간 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 전반의 자신감 회복이야말로 현재 중국 당국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가르치는 유엔 유엔 앙 교수는 “중국에서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 지도부는 올해 안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성장이 둔화되고, 경제 신뢰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 2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제를 붙잡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3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다.

이에 따라 최근 발표된 경기 부양책을 살펴보면 주가 부양책 외에도 은행 대출 확대,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하, 두 번째 주택 구매자의 최소 계약금 인하 등 부동산 산업을 위한 정책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긴 쉽지 않으리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경제학자인 해리 머피 크루즈는 “(시장이) 환영할 만한 조치이긴 하나, 이것만으로는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약세는 신용이 아닌 신뢰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무리 대출 비용을 낮춘다고 한들 중국의 가계와 기업은 대출을 원하지 않습니다.”

중앙정치국 회의 참석자들은 단순한 금리 인하를 넘어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소비 지원, 고용 촉진과 같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 외에, 정부가 어디에 어느 정도로 지출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 투자 자문사 ‘뱅가드 그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경제학자인 첸 왕은 “국가 자금을 활용한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실망하며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왕은 “또한 경기 부양책으로는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심도 있는 개혁 없이는 중국 경제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부동산 시장의 뿌리 깊은 문제 해결이야말로 경제 전반을 부흥시킬 열쇠라고 본다. 대부분의 중국 가정에서 부동산은 가장 큰 자산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 신뢰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자산 관리 기업 ‘줄리어스 베어’의 경제학자 소피 알터마트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채 팔리지 않고 있는 주택의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지속 가능한 방식의 내수 소비 증진을 위해선 가계 소득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연금 및 사회 보장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완성 주택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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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였던 ‘에버그란데(헝다)’사는 지난 1월 결국 청산 절차를 밟았다

건국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관영 ‘인민일보’의 사설은 “앞으로 걸어갈 길이 평탄하지 않아도 미래는 희망적”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고품질 발전’ ‘신품질 생산력’이야 말로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개념은 부동산, 인프라 투자처럼 과거 빠른 성장을 이끌었던 동력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산업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경제를 추구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앙 교수는 중국은 현재 “옛 경제와 신 경제가 서로 너무 얽혀 있어, 옛 경제가 너무 빨리 흔들리면 신 경제의 발전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지도부 또한 이런 점을 깨닫고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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