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동 특사 위트코프와 만난 푸틴... 러우 전쟁 휴전협상 어떻게 될까

미국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현지시간 1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휴전에 대한 조치를 서둘러 진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크렘린궁은 이번 회담이 4시간 이상 진행됐으며, "우크라이나 해결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올해 들어 위트코프와 푸틴 간의 세 번째 만남으로, 러시아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이를 "생산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협상의 진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러시아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매주 수천 명씩 죽고 있다. 이 전쟁은 끔찍하고 무의미하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키스 켈로그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분할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켈로그가 인터뷰 중 우크라이나를 분할해 서쪽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평화유지군, 이른바 '안심군'(reassurance force)이 통제 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는 동쪽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하며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베를린처럼" 우크라이나를 분할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로그는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기사가 자신의 발언을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지원하는 휴전 후 '회복군'을 의미한 것이며, 우크라이나 분할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BBC는 더 타임스에 이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다.
11일, 유럽 국가들은 키이우에 대한 210억 유로(약 240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이 회의에서 유럽 국방장관들은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위트코프 회담에 앞서,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관계 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이며 획기적인 돌파구는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일정이 논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페스코프는 "위트코프가 무엇을 가지고 왔는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푸틴과의 회담을 앞두고 위트코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럽 그랜드 호텔에서 드미트리예프와 회담을 가졌다. 이곳에서는 러시아의 경제 시장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드미트리예프는 러시아 국부펀드의 수장으로,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하는 등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 러시아 관리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11일 자신의 고향인 크리비리흐에서 지난 4일 발생한 러시아 미사일 공격 현장을 방문해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공격으로 19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9명은 어린이였다.
그는 또한 수백 명의 중국인이 러시아 군과 함께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두 명의 중국인을 포로로 잡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최소 수백 명의 중국인이 러시아 점령군의 일원으로 싸우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중국인의 생명까지 이용하여 전쟁을 장기화하려 한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젤렌스키는 이날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헤르만 트리폴레츠(9세), 아리나 사모디나(7세), 라디슬라프 야츠코(7세)의 사진 앞에 꽃을 놓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또 "생명과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방공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우크라이나는 단순히 도움을 요청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추가 시스템을 구매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러시아 같은 이웃 국가를 둔 나라로써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무기뿐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24시간 내에"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전면 침공을 시작했을 때 자신이 백악관에 있었다면 전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11일 언급했다.
그는 "이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고,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해 공개했다.
지난 2월, 미국과 러시아의 정부 관계자들은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면 회담을 가졌다. 이후 양국은 완전한 외교 관계 복원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둘은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은 흑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제한적 휴전을 중재하려 했지만, 러시아가 전쟁 이후 자국에 부과된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푸틴이 휴전 합의에 진전을 보이지 않는 모습에 대해 "매우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9일 미국과 러시아는 포로 교환을 진행했다.
러시아계 미국인 케센야 카렐리나는 2022년 2월 러우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 자선단체에 51달러를 기부한 혐의로 러시아에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던 그녀는 10일 오전 석방됐고, 2023년 키프로스에서 체포된 독일-러시아 이중국적자 아르투르 페트로프와 교환됐다.
페트로프는 러시아 군과 협력하는 제조업체에 마이크로 전자 부품을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