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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매너 관광객 속출하자 일본 당국 '후지산 사진 금지'

2024.04.28
후지산 전경이 보이는 로손 편의점 앞
Getty Images

일본 후지산 전경을 찍을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포토존 중 하나가 차단될 예정이다. 비매너 관광객들이 속출함에 따라 분노한 일본 정부가 내린 결정이다.

후지산의 전망을 가리기 위해 거대한 검은 가림막이 설치될 예정이다.

후지카와구치코 주민들은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완벽한 사진을 찍기 위해 해당 장소를 찾은 후, 쓰레기를 버리고 가거나 불법 주차를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문제의 이 곳은 편의점 '로손' 뒤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후지산이 우뚝 솟아 있다.

솟아오르는 화산의 전경과 일본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상점의 일상적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며 후지카와구치코는 유명한 사진 촬영 장소가 됐다. 한 지역 관계자는 AFP 통신에 이 장소가 "매우 일본스럽다는 평판"을 얻은 곳이라고 전했다.

그들은 야마나시 지역의 이 마을이 관광객들의 비매너 행동에 대해 곤란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실제 일부 관광객들은 완벽한 사진을 찍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고 했다.

설치될 예정인 가림막은 크리켓 경기장과 같은 길이인 2.5m와 20m로, 설치는 다음 주에 시작될 것이라고 당국 관계자는 AFP에 전했다.

당국은 “규칙을 준수하지 못하는 일부 관광객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가 있기 전, 당국에서는 도로 표지판을 설치하고 경비원들이 반복적으로 경고했지만 관광객들은 이를 모두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또한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은 인근 치과를 보호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허가 없이 해당 치과 전용 주차 공간에 주차하거나 사진을 위해 치과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일까지 있었다.

일본은 현재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행 규제가 해제되고 정부가 더 많은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도록 추진하면서 관광에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처음으로 일본 방문객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몇 가지 부작용도 발생했다.

등산객들로 인해 후지산이 혼잡해지면서 당국이 산 정상에 오르는 인원을 제한함에 따라 올 여름부터 후지산의 인기 경로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은 13달러(한화 약 1800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본의 가장 높은 산인 후지산 등산로가 정체되면서 부상자가 증가하고, 등산로에는 쓰레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에 더해 부적절하게 옷을 입은 등산객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등산로의 하이킹 인원도 하루 최대 4000명으로 제한된다. 또한 등산객들이 중간 휴식 없이 3776미터 높이의 정상을 오르려고 시도하는 소위 "총알 등산"를 막기 위해 오후 4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출발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한편 지난 2019년, 당국은 교토 관광객들에게 역사적인 '기온 구역'을 바르게 관광하는 방법을 홍보하고자 전단지와 종이 등불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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