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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는 30대까지 지속된다?… 새 연구 통해 밝혀진 뇌 발달에 중요한 4번의 나이

6시간 전
요트 앞에 서 있는 3대 가족의 모습
Getty Images

최근 연구 결과 인간의 뇌는 크게 5가지 단계를 거치며, 그중에서도 9, 32, 66, 83세가 핵심 전환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은 최고령자가 90세인 실험 참가자 약 4000명의 뇌를 스캔하여 뇌세포 간 연결 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의 뇌는 "절정기"인 30대 초반까지도 청소년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정신질환 및 치매 위험이 생애 단계별로 달라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MRI 뇌 사진을 보고 있는 연구진의 모습
Monty Rakusen / Getty Images
연구자들은 뇌가 크게 5가지 단계에 걸쳐 발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에 반응하여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뇌의 변화는 하나의 매끄러운 흐름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다음과 같은 5가지 단계를 거쳐 변화를 겪는다.

  • 유년기: 출생~9세
  • 청소년기: 9~ 32세
  • 성인기: 32~ 66세
  • 초기 노년기: 66~83세
  • 후기 노년기: 83세 이후

알렉사 모슬리 박사는 BBC에 "뇌의 연결 구조는 일생에 걸쳐 재구성된다. 연결이 강화되고 약화되기도 하는데, 이는 하나의 일정한 패턴이 아니라 요동치는 패턴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이러한 단계에 더 일찍 또는 더 늦게 도달할 수 있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 이러한 단계가 얼마나 뚜렷하게 나타나는지 놀라울 정도였다고 말한다.

이러한 패턴은 이번 연구에서 대규모 뇌 스캔 자료를 활용한 덕에 비로소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에 게재되었다.

신나게 파티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
Getty Images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30대 초반까지도 우리 뇌가 청소년기 단계에 머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뇌의 발달 5단계

유년기: 첫 번째 단계로, 뇌가 급격히 커지는 동시에 태어날 때 생성된 뇌세포 간 과잉 연결된 시냅스를 덜어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단계에서 뇌의 효율성이 그리 좋지 않다. 정해진 지역 A에서 B로 곧장 가는 마음대로 공원을 어슬렁거리는 어린아이의 움직임 같은 모습이다.

웃고 있는 아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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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유년기에 가장 빠르게 변한다

청소년기: 9세부터 우리의 뇌는 급격히 변하기 시작한다. 뇌의 연결 구조가 무서운 속도로 효율적으로 바뀐다.

모슬리 박사는 뇌의 발달 단계에서 가장 심오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면서 "급격한 변화"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정신 질환이 발현될 수 있는 위험이 가장 큰 시기이기도 하다.

당연히 청소년기는 사춘기의 시작과 함께 시작되지만, 최근 연구 결과, 청소년기의 끝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 늦다. 한때 청소년기는 십 대 시절에만 국한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20대, 그리고 이제는 30대 초반까지 지속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청소년기는 뇌 신경망이 더 효율적으로 발전하는 유일한 시기다.

이에 대해 모슬리 박사는 뇌 기능이 30대 초반에 정점에 달한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하면서도, 뇌가 9~32세까지 동일한 발달 단계에 머문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뇌를 스캔한 이미지. 중심에 붉은색, 노란색 등으로 표시되어 있다
Getty Images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생애 주기에 따라 정신질환 혹은 치매 위험이 달라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성인기: 이후 뇌는 가장 긴 안정기에 접어든다. 이 성인기는 30년간 지속된다.

불꽃과도 같던 이전 시기에 비하면 변화 속도는 더디며, 뇌 효율성은 이제 발전을 멈추고 역전되기 시작한다.

모슬리 박사는 "지능과 성격이 (변하지 않고) 정체되는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아마 많은 이들이 이를 목격하거나 경험해보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크를 들고 웃고 있는 여성의 모습
Getty Images
연구진에 따르면 성인기가 뇌 발달 중 가장 길며, 변화가 가장 적은 시기다

초기 노년기: 초기 노년기는 66세부터 시작되지만, 뇌가 갑작스럽거나 급격하게 쇠퇴하진 않는다. 다만 뇌의 연결 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하나의 뇌로 잘 조율되기보다는 각 영역이 분리되어 있으나 긴밀히 협력하는 형태로 변하는 것이다. 마치 그룹으로 활동하던 이들이 각자 솔로 가수로 나서는 것과 같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뇌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이 시기는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고혈압이나 치매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나이와도 일치한다.

후기 노년기: 이후 83세가 되면 우리는 마지막 단계인 후기 노년기에 접어들게 된다. 이 시기 건강한 뇌를 찾기란 어려웠기에 다른 단계에 비해 데이터가 비교적 적다.

이 시기 뇌의 변화 양상은 초기 노년기와 유사하나, 더욱 두드러진다.

모슬리 박사는 사춘기, 노년기의 건강 문제, 심지어 30대 초반의 부모가 되는 것과 같은 인생의 "주요 변곡점마저도 연령대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에" 놀랍다고 했다.

나이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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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83세부터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매우 흥미로운 연구'

이번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별도로 나누어 분석하지는 않았으나, 폐경기의 영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던컨 애스틀 신경정보학 교수는 "다수의 신경 발달 질환, 정신 질환, 신경학적 질환 등이 뇌의 연결 방식과 관련이 있다"면서 "실제로 뇌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의 차이는 (개인의) 집중력, 언어 능력, 기억력, 여러 행동 양상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에든버러 대학 소재 뇌과학센터 소장인 타라 스파이어스-존스 교수는 "우리 뇌가 일생 동안 얼마나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뇌 노화에 대한 기존 지식과 "잘 맞는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정확히 같은 나이에 이러한 (뇌) 연결 구조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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