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미터 깊이 싱크홀 추락 여성 구조작업 8일째 난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도로 싱크홀에 빠진 인도 여성을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이 8일째에 접어들면서 당국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현재 구조대를 계속 투입하는 게 너무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며 약 110명의 구조대원이 일주일 내내 비자야 락슈미 갈리(48세)를 찾아내기 위해 투입됐다.
하지만 17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슬리퍼 한 켤레를 발견한 것을 제외하면, 구조대의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30일(현지 시간) 오전 4시 수색 작업을 위해 하수구로 들어간 두 명의 구조대는 강한 물살과 딱딱한 파편에 부딪히며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관과 하수도 작업자로 구성된 구조대는 "공간이 좁아서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특히 구조 당국은 "콘크리트 블록과 같은 응고된 잔해를 깨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8명이 밧줄로 잡아당겨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쿠버 장비를 전부 착용하고 하수구로 내려간 다이버들은 시야가 전혀 보이지 않고 폭우까지 쏟아지는 상황에 맞서야 했다고 말했다.
소방관 알리마디아 부크리는 현지 언론에 "구덩이 속으로 들어갔을 때 정말 무서웠지만, 이러한 일은 실제로 소방관의 임무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다른 다이버는 "그 파이프 안은 깜깜하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인간의 폐기물과 다른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며 "저희는 매번 그 안에서 나온 직후 바로 살균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안드라프라데시 주를 방문 중이던 갈리는 가족과 함께 인근 사찰로 이동하던 중 잘란 마스지드 인도 거리에서 8m 깊이의 싱크홀에 빨려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굴삭기가 출동해 싱크홀 주변 지역을 파헤쳤고, 구조대원들은 탐지견과 파이프에 로봇 카메라를 투입하는 작업을 동원해 싱크홀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구조 당국은 또 고압 물 분사와 철 갈고리와 밧줄을 사용해 굳어진 파편을 분해하려고 시도했다.
지하 물질 밀도의 변화를 정확히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지하 탐사 레이더 장치가 현장에 동원되기도 했다.
최근 첫 번째 싱크홀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두 번째 싱크홀이 발생했다. 말레이시아 지질학자는 현지 언론 말레이시아키니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계속되는 수색 구조 작업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며칠 동안의 수색 작업은 첫 번째 싱크홀에서 약 44m 떨어진 사무실 건물 아래의 하수관에서 15m 길이로 막힌 부분을 제거하는 데 집중됐다.
이 하수관이 막힌 이유는 사람의 폐기물이나 타이어, 머리카락, 굳어진 식용유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이 계속되면서 주변의 일부 구역은 봉쇄됐다.
일반적으로 이 지역은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곳인데, 지난 며칠 동안 비정상적으로 조용한 분위기가 나타났다. 지역 보고에 따르면, 주변 상인들의 매출이 50~70% 감소했고, 일부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문을 닫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갈리의 가족이 현지에서 갈리 행방에 대한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그들의 비자를 한 달 연장했다. 갈리와 그의 가족들은 지난 토요일 인도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쿠알라룸푸르 시청도 이 가족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국경일 기념 행사를 취소했다.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인들 사이에 두려움과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많은 사람들은 싱크홀이 생긴 원인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당국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물 및 지구과학부의 한 관계자는 "초기 관찰 결과, 인류의 활동과 기후 변화가 결합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