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에서만 금메달 3개, 보치아 10연패'...막 내린 파리 패럴림픽, 한국 성적은?
2024 파리 패럴림픽이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 6개를 따내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파리 패럴림픽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지난달 29일부터 12일간의 대회 일정을 마쳤다.
이번 패럴림픽에서는 난민 선수단을 포함해 169개 선수단 소속 4567명이 출전해 22개 종목에서 549개 금메달을 놓고 겨뤘다. 한국은 17개 종목에 선수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을 파견했다.
한국 선수단은 파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로 종합 순위 22위에 올랐다. 이는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당초 목표로 한 금메달 5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한국이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이상을 획득한 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가 마지막이다.
한국의 경우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사격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박진호(47·강릉시청) 선수가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와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2관왕에 올랐다. 조정두(37·BDH파라스)도 P1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프랑스 파리 인근 오베르빌리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격이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을 묻는 외신 기자 질문에 "장애인 사격 대표팀은 1980년대부터 비장애인 사격대표팀과 꾸준히 교류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며 "현재도 사격은 장애인, 비장애인 선수들이 다 함께 출전하는 통합 대회를 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파리 패럴림픽 양궁 종목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탁구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가 나와 가장 많은 메달 수를 기록했다. 김기태(26·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김영건(40·광주광역시청) 선수가 각각 남자 단식 스포츠등급 MS11과 MS4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영건 선수는 통산 5번째 금메달이다.
패럴림픽 탁구 등급 표기에서 MS는 남성(WS는 여성), 숫자는 지체장애(1~10등급)와 지적장애(11등급)를 뜻한다.
'땅 위의 컬링'이라고도 불리는 보치아 종목에서는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보치아는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보치아는 패럴림픽만의 독자적인 종목으로, 1984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1988 서울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까지 10연패를 달성했다.
최종 순위는 중국이 금메달 94개로 1위, 영국이 49개로 2위, 미국이 36개로 3위를 차지했다.
폐회식에서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신임 선수위원 6명이 소개됐는데, 귀화 1호 패럴림피언 원유민(36)도 4년 임기의 선수위원으로 당선됐다.
원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12세 때 캐나다로 이민,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 캐나다 휠체어농구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나 이후 한국 국적을 회복, 노르딕스키 선수로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했다.
한편 이번 패럴림픽은 한국에 '전략 종목 다양화'와 '중계권 확보'라는 과제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17개 출전 종목 중 메달을 딴 종목이 6개에 그쳤고, 그나마도 경기 대부분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지 않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패럴림픽 중계는 많은 장애인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비장애인들의 인식 개선에 도움을 줘서 사회 통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좀 더 많은 패럴림픽 경기가 중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