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버의 죽음이 어떻게 희귀암 모금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나
2년 전, 마인크래프트 유튜버 테크노블레이드의 사망은 전 세계 팬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사망 당시 테크노블레이드(본명 '알렉스')는 고작 23세였다.
그는 사망하기 1년 전, 뼈와 연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암인 육종 진단을 받았다.
알렉스가 사망하고 난 후, 그를 따랐던 수백만 명의 팔로워와 동료 유명 유튜버들은 그의 뜻을 이어받아 이 희귀 질환에 대한 추가 연구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영국의 육종 자선단체는 BBC 뉴스비트에 게이머들이 이 희귀 질환에 대한 연구를 돕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업무에 '혁신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 자선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육종은 매년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걸리는 희귀한 유형의 암이다.
이 중 약 400명은 젊은 청년들로, 2년 전 골육종 진단을 받은 런던 남서부 출신의 톰도 그 중 하나다.
21세의 그는 게이머이며, 테크노블레이드가 육종 진단을 받았단 사실을 공개하기 전 까지는 육종에 걸린 유명인을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톰은 "테크노블레이드 덕분에 사람들이 이 희귀병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테크노블레이드가 2021년 8월 희귀암 진단 사실을 밝혔을 때, 그는 그동안 자신이 느끼던 팔의 통증이 게임으로 인한 반복적인 자극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팔이 부어오르자 병원에 갔고, 암 진단을 받게 됐던 것이다.
이는 다리 통증이 처음에 부상 정도의 증세로 나타났던 톰의 경험과 유사하다.
"저는 큰 종양도 없었고, 특별히 다른 이상 증세도 없었어요. 단지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희귀암에 있어 여러 획기적인 연구 결과 덕에 톰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새롭게 개발된 방법의 치료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톰은 육종의 증상이 스포츠 부상과 구별하기 어려웠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서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육종은 어려운 질병이에요."
약 1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마인크래프트 유튜버 토미인닛을 포함해 여러 인기 스트리머들은 테크노블레이드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토미인닛은 "테크노블레이드는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에서는 절대적인 전설이었고, 제가 정말 존경하던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가 육종 진단을 받았단 사실을 공개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테크노블레이드를 잃는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었지만, 그의 죽음은 육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육종과 싸우는 이들을 지원해야겠다는 제 안의 굳은 결심에 불을 붙였습니다."
토미는 다가오는 '징글잼' 모금 행사(게임 업계인들과 팬들이 참가해 라이브 스트리밍 등을 활용하여 모금을 하는 행사)에서 영국 육종 자선단체를 위해 모금할 계획이다.
영국 육종 자선단체 사장 리차드 데이빗슨은 게임 커뮤니티의 관심으로 단체의 업무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말했다.
"테크노블레이드의 사연은 우리에게 콘텐츠 제작자와 스트리밍 업계가 사회의 인지도 제고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리차드는 유튜버들로부터 모금 받은 기금이 약 100만 파운드(한화 약 17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영국 육종 자선단체와 같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자선 단체에게는 막대한 금액이다.
"게임 커뮤니티의 동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과 투자할 수 있는 연구에 커다란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열정적이고 참여적이며 젊은" 커뮤니티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육종을 치료할 때 조기 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리차드는 "조기 진단이 핵심이다"라며, "(치료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돌기나 종양, 뼈 통증 및 이러한 통증의 변화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변화가 있다면 담당 전문의에게 가서 마음 편히 검사를 받으세요."
하지만 게이머들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포츠머스 출신의 20세 엘레니는 육종 진단을 받기 전 해군에 입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암에 걸린 청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톰과 마찬가지로 엘레니도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 어깨에 생긴 원발성 종양이 스포츠 부상으로 여러 번 오해를 받았다고 전했다.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저는 육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는 게이머들이 이 질병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 사실이 기쁘다며, 기금 모금 이외에도 다른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엘레니는 "육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자신과 비슷한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평생 친구를 사귀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것은 정말 특별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여섯 번의 화학 요법을 받은 톰은 이제 차도를 되찾았고, 추가 연구를 위한 사회적인 인식을 제고하고 자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엘레니와 마찬가지로 그도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치료를 받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큰 위안이 됐어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기분이 훨씬 좋아집니다.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비슷한 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다가가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정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