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란 무엇일까? 주요 원인과 산사태의 다양한 유형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산사태는 다른 어떤 지질학적 재난보다 더 광범위하며,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산사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만 해도 인도네시아, 네팔, 파푸아뉴기니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보다 더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산사태의 원인과 다양한 유형은 무엇이며, 생존율을 높일 방법은 무엇일까.
‘산사태’란?
산사태란 경사지를 따라 암석, 흙, 잔해 등이 아래로 미끄러지는 현상을 말한다. 빠른 속도로 하부로 이동할 수도,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이동할 수도 있다.
‘영국 지질조사국’ 홈페이지에선 토석 등이 버티는 힘보다 산사태가 경사면의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주로 중력)이 더 강할 때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주요 원인은?
산사태 대부분은 여러 원인이 겹쳐 발생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산사태는 비, 녹은 눈, 수위 변화, 하천 침식, 지하수 변화, 지진, 화산 활동, 인간의 활동에 의한 교란 혹은 이러한 원인이 합쳐져 이미 움직이기 직전인 경사지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수중에서 일어나는 해저 산사태도 있다. 지진, 폭풍우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해저 산사태는 해안 지역에 피해를 주는 쓰나미를 일으키기도 한다.
WHO가 밝힌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조건은 다음과 같다.
- 가파른 산비탈 및 협곡 아랫부분
- 산불로 인해 타버린 토양
- 삼림 벌채, 건설 공사와 같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변화한 곳
- 시내나 강을 따라 흐르는 수로
- 지표수가 땅 위를 흐르거나, 빗물이 지층의 빈틈으로 스며들어서 토양의 빈 곳이 물로 포화한 곳
산사태의 여러 유형은?
산사태의 종류는 바위 및 잔해 등의 급격한 낙하부터 수 세기 동안 이어지는 미끄러짐까지 다양하다.
USGS는 다수의 산사태가 점진적인 미끄러짐과 급격한 낙석 등을 결합한 복잡한 형태라고 말한다.
‘산사태(landslide)’는 경사면에서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낙반(falls), 전도(topples), 슬라이드(slides), 유동(spreads), 흐름(flows)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유형 또한 암반인지, 잔해인지, 토양인지 등 움직이는 지질학적 물질에 따라 더 세분화된다.
각 유형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낙반: 가파른 경사면에서 갑자기 토석이 떨어지는 현상
전도: 경사면에서 물질이 회전축을 중심으로 엎어지는 현상
슬라이드: 회전형과 전이형으로 나뉘며, 지표면을 따라 물질이 하방으로 미끄러지는 현상
유동: 지반 액상화(지진처럼 강한 흔들림으로 인해 토양이 물렁물렁해지는 현상) 등으로 인해 완만한 경사면에서 물질이 측면으로 이동하는 현상
흐름: 진흙, 토양 등 비교적 덜 단단한 물질이 유체처럼 흐르는 현상
산사태 발생 시 생존 방법은?
WHO에 따르면 1998~ 2017년 산사태로 피해를 본 사람은 480만 명에 달하며, 1만8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적십자사’는 산사태 위험 감지 시 이웃 및 당국에 가능한 한 빨리 알릴 것을 권고한다.
또한 나무가 갈라지는 소리, 바위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등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고한다.
물이 흐르는 곳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경우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맑았던 물이 진흙탕으로 변하진 않는지 살펴야 하며, 만약 이러한 변화가 감지될 경우 상류에서 잔해가 이동하고 있을 수 있기에 신속히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팁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산사태 발생 시 생존 가능성을 높일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전문가들은 주거지에 영향을 미친 산사태 38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했다. 대부분 미국에서 발생한 산사태였으나,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는 다른 국가의 산사태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연구 논문의 수석 저자인 조셉 워트먼 토목 및 환경 공학 교수는 “산사태 발생 시 생존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워트먼 교수는 그저 좀 더 높은 층으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생존 확률을 12배나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생존 팁으로는 문이나 창문 열어두기, 잔해에 매몰된 경우 계속 움직이며 소리내기 등이 있다.
산사태의 피해는?
USGS는 “산사태는 사람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으며, 아예 예고도 없이 발생하거나, 며칠 몇 주 혹은 그보다 더 길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WHO에 따르면 산사태로 하천이 빠르게 흐르고 잔해가 떨어지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외상 혹은 매몰로 인한 질식이다.
하지만 살아남았을 지라도 그 피해는 이어질 수 있다. WHO는 “산사태는 보건 시스템 및 전기, 통신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전선이 끊어지면 감전사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수도 시설이나 가스, 하수관이 파손되면 사람들이 다치거나 수인성 질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WHO는 “가족, 재산, 가축, 농작물을 잃은 산사태 피해자들은 장단기적으로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기후 변화와의 관련성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및 기온 상승으로 산사태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USGR은 “기후 변화로 폭우가 빈번해지는데, 이는 산사태를 일으킬 수 있기에 산사태의 빈도 및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한다.
WHO는 특히 눈이나 얼음이 있는 산악 지역의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암석 경사면이 더욱더 불안정해져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USGR은 기후변화가 산불의 빈도 및 규모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최근 산불로 불에 탄 지역은 토양과 식생이 변화해 산사태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