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부터 젤렌스키까지…교황 장례미사에 참석할 전 세계 지도자는?
바티칸 측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수십만 명이 모인 가운데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톨릭 교회의 지도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맞이 연설을 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1일 88세를 일기로 뇌졸중으로 선종했다. 교황은 최근에도 이중 폐렴으로 투병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국의 웨일스 공 윌리엄, 세계에서 가톨릭 인구가 가장 많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등 전 세계 수많은 지도자와 왕족들이 오는 26일로 예정된 장례식에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이미 바티칸 시국에는 수천 명이 몰려들어 꽃, 십자가, 촛불 등을 들고 기도문을 읊으며 애도하고 있다.
지난 22일 바티칸 측은 교황의 마지막 24시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최근 5주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일 예정된 발코니 행사에 대해 다소 우려했다고 한다. 교황은 개인 간호사인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에게 "내가 이 행사를 치를 수 있겠냐"고 물었고, 스트라페티는 교황을 안심시켰다.
잠시 후 교황은 발코니에 나타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을 축복했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5시 30분부터 교황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고, 1시간 뒤 스트라페티를 향해 손을 흔들던 교황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바티칸 측은 성명을 통해 "그 순간 곁에 있던 사람들에 따르면 교황은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면서 "품위 있는 죽음"이었다고 밝혔다.
장례식 거행 전까지의 과정은?
오는 23일 아침,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은 추기경들이 이끄는 행렬을 따라 산타 마르타 예배당에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교황은 이곳에서 오는 25일까지 열린 관에 안치되어 조문객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는다.
운구 행렬에 앞서 교황 선종 이후 바티칸을 임시로 이끌고 있는 케빈 패럴 추기경의 주도로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바티칸 측은 교황이 12년간 관저로 사용했던 산타 마르타 예배당에 잠시 안치된 교황의 시신을 공개했다. 붉은 예복을 입고 머리에는 교황관을 쓰고 있으며, 손에는 묵주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 시민들은 23일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24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2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성 베드로 대성전을 방문해 조의를 표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에 따라 기존 관례와 달리 추기경들을 위한 비공개 조문은 진행되지 않으며, 교황의 관 또한 단상 위에 올려놓지 않을 예정이다.
장례미사 시작 시간은?
장례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전 앞 광장에서 오전 10시(현지시각)에 거행될 예정이다.
전 세계의 총대주교, 추기경, 대주교, 주교, 사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기경단의 단장인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집전하게 된다.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교황이 신의 품에 공식적으로 맡겨지는 마지막 기도를 올리며 장례미사는 마무리된다. 이후 교황의 시신은 이탈리아 로마 에스퀼리노 언덕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운구되어 안장된다.
이후 9일간의 애도 기간인 '노벰디알레'가 시작된다.
장례미사 참석 예정자는?
26일로 예정된 장례미사에는 최대 25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웨일스 공 윌리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스페인의 펠리페 6세 국왕 부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수많은 왕족과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 외 참석 의사를 밝힌 정치인들은 다음과 같다.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디에 안장되나?
생전에 교황으로서 누릴 수 있는 화려함 대신 검소한 삶을 이어가기로 유명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후에도 전통을 깨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역대 교황은 바티칸 중심부 소재 성 베드로 대성전에 대리석으로 된 무덤 속 삼중관에 안장되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신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간소하게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약 100년 만에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안장되는 첫 번째 사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언에 "특별한 장식 없이 소박하게" 묻고, 비문에도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인 'Franciscus'만 적어달라고 썼다.
바티칸 측은 교황의 시신이 지난 21일 저녁 산타 마르타 예배당으로 옮겨졌으며, 생전 교황이 살던 거처는 공식적으로 봉인되었다고 밝혔다.
차기 교황 선출 시점은?
장례식이 끝나면 추기경들이 모여 콘클라베를 통해 새 교황을 선출하게 된다.
교황이 안장되고 난 뒤 15~20일 이내에 추기경단 단장이 추기경들을 로마로 소집한다.
이미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 가운데 앞으로 며칠 안에 더 많은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