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이 미 대선에 영향 미치려 한다고 생각 안 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달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가자지구 휴전 협정 합의를 보류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현지 시간으로 4일 백악관 대변인실 언론 브리핑에 깜짝 등장해 기자들에게 이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그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오랜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향해 짧은 말을 남겼다. “나보다 이스라엘을 더 많이 도운 행정부는 없습니다. 하나도, 하나도,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는)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네타냐후가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바이든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요청을 무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주 초,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 머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일부 행동, 네타냐후 총리의 일부 행동을 미국 선거와 연관 짓기 위해 절망적인 냉소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폭력이 고조되고 외교적 합의에 실패하면서 바이든과 후임자인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가 타격을 받고 있음이 여론 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이스라엘 군사 작전 지원에 대한 분노로 인해 아랍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년 동안 급락했다. 이로 인해 11월 대선에 대한 당의 전망도 어두워질 수도 있다.
바이든은 수개월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외교적 합의를 추진해 왔으며,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선거 전에 협정이 체결되면 바이든과 민주당에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제까지 대체로 하마스가 합의에 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지만, 최근엔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네타냐후는 합의가 임박했다는 워싱턴의 주장을 거부했다.
네타냐후는 이달 초 미국 정부 관계자가 협상이 90% 완료됐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하마스는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 안타깝게도 협상은 진행 중이 아니"라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서로를 알고 지낸 바이든과 네타냐후 사이의 관계가 점점 더 분열되는 모습은 네타냐후가 현재 공화당 후보 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레바논 남부에 대한 지상군 침공을 지속했다. 또한 이번 주에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금요일 언론 브리핑에 참석한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보복으로 이란 유전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며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유전 공격이 아닌 다른 대안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일 바이든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