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이용 시 알아야 할 점은?
한국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4일 출범했다.
대체거래소란 정규거래소 외에 주식 등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전자거래 플랫폼을 뜻한다.
1956년 한국 증권시장 개장 이래 증권거래소는 한국거래소(당시 '대한증권거래소')가 유일했지만, 이제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대체거래소 출범과 관련된 궁금증과 이에 대한 답을 정리해 봤다.
어떻게 이용하나?
이용방법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무엇을 추가로 설치하거나 신청할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사용하면 된다.
투자자가 매수·매도 주문을 할 때 직접 한국거래소(KRX) 또는 넥스트레이드(NXT)를 선택할 수 있다. 따로 선택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해야 한다는 '최선집행의무'에 따라 가격, 체결 가능성, 거래 등을 고려해 더 나은 조건으로 주문을 넣는다.
단, 출범 초기 일부 증권사는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내가 이용하는 증권사에서 넥스트레이드 거래가 가능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거래 시간은?
두 거래소 간 가장 큰 차이는 거래 시간이다.
한국거래소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한 반면,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넥스트레이드에서 좀 더 다양한 시간대에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넥스트레이드 정규장은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30분~오후8시)으로 나뉜다. 한국거래소에서 시가·종가를 형성하기 위해 오전 8시50분부터 9시까지, 그리고 오후 3시20분부터 3시30분까지 넥스트레이드 거래가 되지 않는다.
다만 한국거래소 정규장 외 시간에 정해진 가격이 시가와 종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정규장에서 특정 종목의 종가가 1만원이었다면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종가가 1만2000원이었어도 다음날 기준이 되는 전날 종가는 1만원이다.
어떤 상품에 투자할 수 있나?
아직까진 한국거래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훨씬 다양하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체거래소에도 좀 더 많은 상품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일인 4일 기준 거래 가능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종목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5종목을 더해 총 10개에 그쳤다. 종목 수는 이달 말 800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 종목은 정기적으로 변경되는데, 매 분기 말 5거래일 전에 종목을 선정해 다음 분기 첫 매매거래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종목은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 종목과 시가총액 및 거래대금 상위 종목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다.
넥스트레이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아직 거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규정을 개정함에 따라 인가를 받아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한국거래소 시간 외 단일가시장(오후 4∼6시)에서 대체거래소 거래 종목은 매매할 수 없다.
수수료 더 저렴해지나?
넥스트레이드는 증권사로부터 거래마다 받는 수수료를 한국거래소보다 낮게 책정했다. 한국거래소가 증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0.0023%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내는 수수료는 증권사가 정하기 때문에 이와 다르긴 하지만 이 또한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공지했다.
주문 방식 다양화?
넥스트레이드 출범을 계기로 두 거래소에 새로운 호가 방식이 추가됐다. 호가란 매수·매도를 위해 가격을 제시한다는 개념이다.
기존의 시장가 호가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 방식에 더해 '중간가 호가'와 '스톱 지정가 호가' 방식이 추가됐다.
'중간가 호가'란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주문이 자동 체결되는 방식이고, '스톱 지정가 호가'란 투자자가 지정한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주문이 체결되는 방식이다.
넥스트레이드 결제도 한국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거래일부터 이틀 후에 이뤄진다.
출범 이유는?
대체거래소는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증시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수익성 문제로 출범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 때 증시 거래 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3개월간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원~20조원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우리나라 주식시장 규모는 글로벌 10위권으로 작은 규모가 아니"라면서 "코로나가 터지면서 일평균 거래량이 30조원을 넘어갔고, 지금까지도 최소 15조원 이상이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면서 이 정도 거래량이면 두 개 거래소가 경쟁해도 충분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의 관리·감독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체거래소는 한국거래소가 특정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하는 경우 이를 즉시 반영한다. 재개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와는 별도로 시장 관리상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특정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가격변동폭(±30%)과 변동성 완화장치(VI),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도 한국거래소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공매도의 경우 정규시간에는 가능하지만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는 불가능하다.
다만, 한국거래소에 비해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거래소에서 체결되는 거래량은 시장 전체의 15%, 종목별 30%로 제한돼 있다.
황 위원은 "사실 정규 거래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는 한국거래소랑 같이 운영되기 때문에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다"라며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 위원은 "시장 유동성이 적어지면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라며 "프리·애프터마켓이 (개인투자자들의)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시장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좀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