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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트럼프 첫 한미정상회담 종료...어떤 얘기 오갔나

1일 전
악수하는 이재명과 트럼프
MANDEL NGAN/AFP via Getty Images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한미정상회의가 열렸다.

25일(현지시간) 오후 12시 42분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각자 발언을 한 뒤,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약 54분간 회담을 가졌다.

회담을 3시간 정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lution) 같이 보인다"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짧은 글을 올렸다.

이 '돌발 발언'이 의미하는 바를 두고 잠시 혼란이 이는 듯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에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글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최근 며칠 동안 한국에서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한국 새 정부에 의한 매우 공격적인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심지어 우리(미군) 군사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라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됐을 것인데, 나는 안 좋은 일들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특별검찰(특검)팀의 수사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순직해병특검팀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김건희특검팀은 통일교 본부를 각각 압수수색했고, 내란특검팀은 미군이 함께 운영하는 오산 공군기지 레이더 시설을 압수수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보수 기독교 진영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빠르면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우려 속에 시작된 회담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보와 관세 분야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칭찬했고, 대화의 상당 부분이 미북 대화 재개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한반도 평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가급적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달라"고 했다. 이어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주시고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하며 빠르면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조선업 협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박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배를 아주 잘 만든다"라며 "또 한국 조선소들이 미국으로 와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 무기 및 에너지를 구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석유와 가스, 석탄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내 생각에 한국이 우리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은 관세 협상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미국으로부터 10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말에 대해서는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였고, 친구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주한미군 기지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주한미군) 기지를 건설하는 데 엄청난 돈을 썼고 한국이 기여한 게 있지만, 우리가 임대차 계약(lease)을 없애고 거대한 군 기지를 두고 있는 땅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멀리서 조선소를 바라보는 한 사람의 뒷모습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한국은 관세 협상에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제안했다

회담 중 취재진이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제시한 글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나는 정보 당국으로부터 교회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라며 "내게는 한국답지 않은 일로 들렸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내란 상황에 대해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게 아니라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확인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위안부 문제가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가 과거에 몇 차례 해결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라며 "일본은 이 문제를 덮고 싶어 했는데 한국은 꼭 짚고 넘어가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나고 온 점을 강조하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그 전에 가지고 있던 여러 장애요소가 많이 제거됐다고 생각한다"며 "한일관계의 앞날이 밝다고 본다"고 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최근 대화를 가졌다며 올해 또는 내년 방중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에게 "같이 비행기를 타고 가겠느냐"라며 농담을 건넸다.

오는 10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하지는 않았으나 "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공개 회담 이후 양 정상은 일정을 비공개로 전환, 캐비닛룸에서 확대 회담과 오찬을 진행해 총 2시간 20분가량 회담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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