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중국 티베트 규모 7.1 강진, 사망자 다수 발생...피해 규모 커질 우려

2일 전
무너진 집 꼭대기 잔해 더미 옆에 사람들이 서 있있다
Reuters
중국 티베트 지진으로 1000개 이상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현지시간 7일 티베트 산악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95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티베트의 성지로 알려진 르카쩌(시가체)시에서 현지시간 오전 9시쯤 발생했으며, 규모 7.1, 진원 깊이 10km로 측정됐다. 이후 해당 지역에서 여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이번 지진의 진동은 인접한 네팔과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도 감지됐다.

티베트는 주요 지질 단층대에 위치해 있어 지진 발생이 잦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시가체는 티베트에서 가장 성스러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은 달라이 라마에 이어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권위를 지닌 판첸 라마가 전통적으로 거주했던 곳이다.

환생한 판첸 라마로 확인된 티베트인 게둔 최키 니마는 여섯 살 때 중국 당국에 의해 실종됐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판첸 라마를 임명했다.

현재 달라이 라마는 1959년 티베트를 떠나 인도로 망명했으며, 이후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반발하는 티베트인들에게 대안적 권력자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중국이 새로운 달라이 라마를 선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지시간 7일 발생한 지진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지진 중 하나로 기록됐다.

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파괴된 가옥과 무너진 건물들,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치우며 두꺼운 담요를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진원지 인근 딩르현의 기온은 영하 8도로 기록됐으며, 저녁에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지역의 전력과 수도 공급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에베레스트 산 기슭에 위치한 딩르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려는 등반가들에게 인기 있는 거점이다.

현지시간 7일 예정됐던 딩르현의 에베레스트 관광 투어는 취소됐으며, 관광청 직원은 현지 언론을 통해 관광 지역이 완전히 폐쇄됐다고 밝혔다.

관광 구역에는 3명의 방문객이 있었으며, 모두 안전을 위해 야외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이번 지진이 규모 6.8의 약간 낮은 진동을 일으켰으며, 1000채 이상의 가옥이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여진도 몇 차례 강하게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른 산을 배경으로 한 시가체 시내의 건물과 수도원
Getty Images
시가체는 티베트에서 가장 성스러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장하이쿤 중국 지진 네트워크 센터 연구원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진도 규모 5 정도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더 큰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낮다"고 밝혔다.

중국은 1950년대 티베트를 병합한 이후, 미디어와 인터넷 접속 등 자치구에 대한 통제를 철저히 해왔다.

시가체에 거주하는 한 호텔 투숙객은 중국 매체 펑미안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흔들림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 그는 양말을 집어 들고 거리로 달려나갔으며, 헬리콥터가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침대가 들썩이는 것 같았다"며 티베트에서 최근 몇 차례 작은 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지진임을 즉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동네 야외에 모인 네팔 주민들
Getty Images
아직까지 사상자가 보고되지 않은 네팔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중국 공군은 피해 지역에 구조 인력과 드론을 투입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피해 주민들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수색 및 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네팔에서는 강한 진동이 느껴졌지만 큰 피해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네팔 국가긴급운영센터 관계자가 밝혔다. 그는 BBC 뉴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미한 피해와 주택 균열만 보고됐다"고 전했다.

네팔은 인도와 유라시아 지각판이 만나는 주요 단층선에 위치해 지진 활동이 빈번한 지역이다. 지난 2015년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9000여 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부상했다.

현지시간 7일 오전, 카트만두 주민들을 집 밖으로 뛰쳐나오게 만든 이번 지진은 당시 치명적인 재난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카트만두의 상점 주인 만주 뉴파네는 BBC 네팔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지진 당시에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회상하며 "오늘은 상황이 그때만큼 무섭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대지진이 발생해 높은 건물 사이에 갇히게 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