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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건물 화재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2시간 전
한 남성이 두 팔을 벌린 채 절규하고 있다. 그의 뒤로 불타고 있는 고층 건물들이 보인다.
Reuters
이번 주 홍콩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이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우리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세계 인구 증가와 더불어 특히 도시에서 고층 건물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주 홍콩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이후, 전 세계 고층 건물에서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우리 건물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을지 모른다.

영국 소방서장협의회(National Fire Chiefs Council) 산하 고층건물 화재위원회 의장인 벤 레비는 BBC 월드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이 높아질수록 거주자들의 화재 시 최종 안전지점까지의 거리가 멀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비 의장은 어떤 상황에서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행동 수칙을 강조했다.

그는 "건물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하면 [영국에서는] 999로 신고하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화재를 인지했다면, 먼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 뒤 즉시 신고하세요. 누군가 이미 신고했을 것이라고 가정하지 마세요. 화재에서는 매초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빨리 알수록 더 빨리 도움을 보낼 수 있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침착함을 유지하세요. 뛰지 말고 질서 있게 가장 가까운 비상구로 걸어가세요. 이는 질서 있는 대피를 돕고, 탈출 경로와 소방 구조 작업을 방해하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자신의 안전을 확인한 후에만,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사람들이 한 줄로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한 사람은 시계로 시간을 재고 있다.
Peter Power/Toronto Star via Getty Images
캐나다 토론토의 '베이 웰링턴 타워' 초고층 건물에서는 토론토 소방당국이 정기적으로 대피 훈련을 실시하며, 가장 안전한 대피 방법으로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단일 열을 유지하며 내려가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고층 건물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탈출 경로가 보통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것인데, 각 층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좁은 계단에서 합류하면서 정체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다.

실제 대피 상황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속도는 대부분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 통제된 상황이나 대피 훈련에서는 사람들이 초당 약 0.4~0.7미터로 이동하지만, 실제 비상 상황, 특히 고층 건물에서는 이 속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피로는 그 주요 요인이다. 장시간 걷는 것은 내려가는 속도를 크게 늦춘다. 고층 건물 대피자 대부분이 최소 한 번 이상은 내려가다 멈춘다.

2010년 중국 상하이의 한 고층 건물 화재 당시, 생존한 노년층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의 이동 속도가 크게 느려졌다고 말한 바 있다.

일정한 속도

대피 속도는 가족들이 함께 움직이려는 자연스러운 욕구로 인해 더욱 느려질 수 있다. 노약자나 어린이가 있는 경우, 단일 열로 걷기보다는 서로 모여 뭉쳐서 이동하려 하기 때문이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에서 도시 위험, 회복력, 이동성을 연구하는 밀라드 하가니 교수는 BBC 월드 서비스에 "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이동할 때 계단에서 다각형 형태를 만든다"고 말했다. 즉, 그 사이에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 생겨 혼잡을 유발하고 군중의 이동을 늦춘다는 설명이다.

하가니 교수는 이어 "반면 가족이나 그룹이 뱀처럼 줄을 지어 서로의 옷 뒷부분을 잡고 이동하면 흐름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레비 의장은 "내려가는 사람들이 다같이 '하나, 둘, 셋, 넷…'을 함께 세며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가능한 사람들은 계단 난간을 잡고 내려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소방관들이 위로 올라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소녀가 화재 대피 훈련 중 연기가 자욱한 벽돌 건물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Andrew Stawicki/Toronto Star via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북미에서 실시되는 이와 같은 정기적인 화재 대피 훈련은 실제 화재 발생 시 가족들이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고층 건물 화재에서 생존하는 핵심은 사전 대비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물의 비상구와 전체 구조를 숙지하는 것은 특히 건물의 거주자들이 한밤중에 탈출해야 할 경우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레비 의장은 "항상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 가끔 계단을 걸어 내려가 보라"고 조언한다.

"비상 상황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미리 익히세요. 사전에 준비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한편 하가니 교수는 사람들이 비상 상황에서 얼어붙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BBC 월드 서비스에 "화재 경보와 안내 방송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망설인다"고 말했다.

"보통 생존하는 사람들은 매우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는 화재 대피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았고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화재 대피 훈련에 얼마나 자주 참여했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두 명의 소방관이 소방사다리 플랫폼 위에서 물 호스를 들고 있다.
Tesson/Andia/Universal Images Group via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전 세계의 너무 많은 고층 건물이 화재 발생 등 비상시에도 유지돼야 할 안전 기준과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레비 의장은 건물이 가능한 한 안전하게 유지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건물이 안전하며, 화재 발생 시에도 유효한 승인된 기준에 따라 지어졌다고 가정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방화문, 구획화, 구조적 안정성과 관련된 화재 방호 원칙이 지켜져야 하며, 이는 거주자들이 대피할 경우 건물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안전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타깝게도 전 세계의 고층 건물에서 이러한 가정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를 너무 자주 목격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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