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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새로운 별의 탄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나?

2시간 전
수많은 별이 있는 밤하늘
Anadolu via Getty Images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 우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전성기가 이미 지났을지도 모른다는 단서들을 포착해 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새로운 별의 탄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우주에 별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우주에는 최대 1자개, 즉 10의 24제곱개에 달하는 별이 존재한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현재 새로운 별이 만들어지는 속도 자체는 느려지고 있다고 본다.

별은 태어나고... 소멸한다

현재 과학계는 우주가 약 138억 년 전 생성됐다고 본다. 별은 빅뱅 직후 처음 형성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우리은하(은하수)에서 130억 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별 3개를 발견한 바 있다.

별은 본질적으로 뜨거운 가스로 이루어진 거대한 덩어리로, 탄생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별은 '성운'으로 알려진 거대한 우주 먼지와 구름 속에서 탄생한다. 중력이 가스 덩어리를 한데 끌어당기고 온도가 올라가며 아기 별, 즉 원시성이 만들어진다.

주황색과 파란색의 소용돌이치는 성운
Nasa/Esa/CSA/STScI; Processing: J DePasquale/A Pagan/A Koekemoer (STScI)
원시성은 별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로 된 구름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게 원시성 중심 온도가 수백만 도까지 올라가면 그 안의 수소 원자들이 압축되어 핵융합이 일어나 헬륨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빛과 열이 방출되며 별은 이제 안정된 '주계열' 단계에 접어든다.

천문학자들은 태양을 포함한 주계열성들이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별의 약 90%를 차지한다고 추산한다. 이 별들의 크기는 태양 질량의 10분의 1에서 200배까지 다양하다.

시간이 흘러 결국 이 별들은 연소할 연료를 소진하게 된다. 다만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태양과 같은 저질량 별들은 수십억 년에 걸쳐 서서히 사라진다. 이에 비해 태양 질량의 최소 8배 이상인 더 큰 '형제자매' 별들은 '초신성'이라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보다 극적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별의 일생을 나타난 그래프: 별생성 성운이 원시별이 되며, 이 원시별은 이후 크게 2가지 경로로 나뉜다. 만약 거성이 되면 적색초거성, 초신성 단계를 거쳐 이후 블랙홀이 되거나 중성자별이 된다. 만약 유사 태양이 되면 적색거성, 행성상 성운을 거쳐 백색왜성이 된다
BBC
별의 궁극적인 운명은 그 질량에 따라 달려 있다

오래된 별들이 지배하는 우주

지난 2013년 별 형성 흐름을 연구하던 국제 천문학자 팀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존재할 모든 별의 약 95%가 이미 탄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의 주저자인 데이비드 소브랄은 당시 웹사이트 '스바루 망원경' 기사를 통해 "우리가 사는 현 우주는 오래된 별들이 지배하는 상태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우주의 시간표상 '우주 정오'로 알려진 약 100억 년 전, 별 생성 활동은 절정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우주론학자인 더글러스 스콧 교수는 "은하들은 가스를 별로 바꾸는데, 그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콧 교수는 유럽우주국(ESA)의 우주망원경인 '유클리드'와 '허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사전 공개된 해당 연구는 현재 동료 심사가 진행 중이다.

유클리드가 방대한 3차원 우주 지도를 구축해 준 덕에 스콧 교수와 동료 연구진은 260만 개가 넘는 은하를 동시에 연구할 수 있었다.

소용돌이 치는 주황색 구름과 빛나는 별들
Esa/Euclid/Euclid Consortium/Nasa; Processing: JC Cuillandre (CEA Paris-Saclay)/G Anselmi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는 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우주에서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고 있는 별의 요람을 세부적으로 포착해냈다

연구진은 특히 스타더스트(우주진)가 방출하는 열에 주목했다. 별이 형성되는 속도가 빠른 은하일수록 더 크고 뜨거운 별을 품고 있어 스타더스트의 온도도 더 높기 때문이다.

스콧 교수에 따르면 연구진은 은하들의 온도가 수십억 년에 걸쳐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알아냈다.

이에 스콧 교수는 "이미 별 생성의 정점은 훨씬 지났다. 앞으로 새로 탄생하는 별 수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 동결?

나이든 별들이 죽으면서 남긴 물질로 새로운 별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건축 자재를 쌓아놓고 이를 사용해 집을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새로운 집을 짓고 싶다면 오래된 건물의 자재를 재활용할 수도 있지만, 모든 헌 자재가 다 유용한 상태는 아닐 것이다.

스콧 교수는 "즉 기존 집보다 더 작은 집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며 "집을 허물 때마다 쓸모 있는 자재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결국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별도 이와 매우 유사하다.

별의 세대를 거듭할수록 연소할 연료가 줄어들며 결국 별을 만들 연료 자체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우주에 저질량 별이 고질량 별보다 훨씬 더 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밝게 빛나는 태양
Nasa/SDO
천문학자들은 우리 태양이 사라지기까지 아직 50억 년은 더 남았다고 추정한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우주가 언젠가는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이론을 다져왔다. 다만 그 방식과 시점을 확신할 수 없을 뿐이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 중 하나는 바로 '열적 사멸'이다.

'빅 프리즈(Big Freeze)', '대 동결'이라고도 불리는 이 이론은 우주가 계속 팽창하면서 에너지 밀도도 낮아져 결국 생명체를 유지할 만한 온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이다. 별들 간 거리도 점점 멀어지고 연료도 바닥이 나면 새로운 별도 더 이상 생성되지 않게 된다.

스콧 교수는 "우주의 에너지의 양은 유한하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0들

하지만 우울한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기 전, 별이 소멸하는 데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은하 중심부의 밝은 푸른색 성단이 소용돌이치는 모습
Esa/Webb/Nasa/CSA/J Lee/PHANGS-JWST Team
앞으로 오랫동안 수많은 은하에서 새로운 별이 계속 태어날 것이다

스콧 교수는 앞으로 10조~100조 년 동안은 계속해서 새로운 별들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한다. 즉 우리 태양이 사라진 지 한참 이후에도 새로운 별들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대 동결의 경우 그보다도 더 먼 미래일 수 있다. 올해 초, 네덜란드 랏바우트 대학교의 천문학자들은 우주 종말이 약 10의 78제곱 년 후에 올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1 뒤에 0이 78개 오는 숫자다.

그러니 우리에게 밤하늘의 별을 감상할 시간은 아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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