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꽃보다 남자' 배우 서희원, 향년 48세로 사망

대만 현지 언론이 유명 여배우 바비 쉬(서희원)가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48세다.
중화권의 슈퍼스타 중 하나인 쉬는 2001년 출연한 TV 드라마 '유성화원'이 여러 언어로 방영되며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SNS에서는 아시아 대중문화에 끼친 고인의 영향력에 대한 경의와 슬픔을 표하는 팬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사망설이 제기된 가운데 3일(현지시간) 여동생 쉬시디(서희제)가 나서 대만 TVBS 뉴스를 통해 언니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쉬시디는 매니저가 공유한 성명을 통해 "설 명절 기간 우리 가족은 일본 여행을 갔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언니 쉬시위안이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바비 쉬는 17살 때 동생 쉬시디와 함께 팝 2인조 그룹을 결성하며 쇼 비즈니스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쉬 자매는 특유의 활기찬 스타일과 유머 감각으로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쉬에게 중화권 밖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게 해준 작품은 1990년대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드라마로 각색한 '유성화원'이었다.
해당 드라마에서 쉬는 엘리트 사립학교에서 부유한 집안의 상속자들과 얽히게 되는 중산층 가정 출신 소녀 '산차이' 역을 맡아 연기했다. 함께 출연한 남성 배우 4명은 이후 대만의 보이밴드 'F4'를 결성하여 200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중화권 스타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F4의 멤버이자 동료 배우인 켄 추(주샤오톈)는 인스타그램에 검은색 빈 이미지 및 쉬와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을 올리며 애도했으며, 웨이보를 통해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고 적었다.

'유성화원'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아시아 전역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필리핀에서만 한 현지 방송사가 팬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해당 드라마를 총 8차례나 반복 방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 가판대에서는 이 드라마의 해적판 CD가 판매되기도 했다.
드라마 자체뿐만 아니라 수록곡 또한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여러 라디오 및 뮤직비디오 채널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방영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드라마의 인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수년간 리메이크되며 여전히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만판 드라마 이후 일본, 한국, 중국 본토, 인도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한편 3일 아침 중국 SNS 플랫폼 웨이보에서는 쉬의 사망 및 일본 내 독감 관련 소식에 관심이 쏠렸다.
"믿을 수 없다"는 한 댓글처럼 웨이보 이용자 수백 명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겨우 48세였다 … 너무 갑작스럽다"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적었다.
한편 쉬는 뇌전증 및 심장병 병력이 있으며, 과거에도 발작으로 인해 여러 차례 입원한 바 있다.
중국인 사업가 왕샤오페이와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으나 결국 10년 만인 2021년 이혼했다. 원만한 이별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22년 한국의 구준엽(DJ KOO) 씨와 재혼했는데, 두 사람은 1990년대 교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