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AI 주식 매도세를 촉발한 이유
인공지능(AI) 열풍은 이제 막을 내리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 걸까?
이는 현재 투자자들이 던지고 있는 질문이며, 최근 전 세계 증시의 급락을 불러온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5일 미국 증시 매도세는 알파벳·엔비디아·메타·애플 등 기술기업 거물들이 상장된 나스닥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이번 하락은 이번 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뒤 발생했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선거 과정에서 AI 산업 성장의 핵심 기반인 데이터센터의 무분별한 확장에 반대해 왔다.
이에 따라 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은 이미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AI 붐
오픈AI가 2022년 말에 출시한 챗지피티는 AI의 실질적인 사용 가능성에 대한 대중과 기업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현대판 골드러시의 시작을 알렸다.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생산하는 기업,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기업,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업, 그리고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앞다퉈 자금을 투입했다. 기술기업들의 기업가치는 급등했다.
이 같은 붐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골드만삭스 연구에 따르면 2026년 한 해 AI 관련 투자 규모는 1조 달러(약 13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업계가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다른 업계의 차입 비용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결국 수익을 원한다. 최근 몇 달 사이 AI 붐이 기대만큼의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AI 연구자들이 인공지능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심지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는 시기와 맞물렸다. 이러한 발언은 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한 관측에도 불을 지폈다.
민주당의 반대
트럼프 행정부가 AI,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부르는 표현인 '초지능(super intelligence)' 개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반면,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은 데이터센터 확장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민심을 파고들었다.
주민들의 불만은 주로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및 수자원 소비에 집중됐다. 많은 이들은 이로 인해 가정용 전기·수도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소음, 토지 이용, 지역사회 혼란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5월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1%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3%였다.
한때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텍사스에서 상원의원 선거에 승리한 제임스 탈라리코도 이러한 회의적인 여론에 대응한 민주당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AI가 우리의 일자리와 아이들의 학습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기업들을 위한 명확하고 일관된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제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술 정책에 더욱 강력히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산업 확장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지나 히노호사는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신규 시설 건설에 대한 유예 조치를 약속했다.
히노호사의 당선은 오랫동안 공화당의 아성이었던 텍사스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사업 거점을 대거 옮긴 일론 머스크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머스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4억5000만달러(약 6138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시장의 향방은?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홀딩스 공동창업자인 튜더 브라운은 "주식 가치는 현재 수익이 아니라 미래 수익에 기반한다"고 설명한다. 예상되는 보상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일부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매도한다는 것이다.
지난 24시간 동안 나타난 증시 하락은 중간선거 결과가 직접적인 촉매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술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는 선거 훨씬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현재 상황이 과열된 시장의 거품이 일부 빠지는 조정 국면인지, 아니면 훨씬 더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올 AI 거품 붕괴의 신호인지 여부다.
퓨처 마켓 인사이트의 난디니 로이 초두리는 투자자들이 이번 정치 지형 변화가 데이터센터 건설과 에너지 소비, AI 기술 활용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을 선호하며 보다 선별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 내 기술주 전반의 광범위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브라운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그는 AI 관련 주가가 "AI가 거의 무한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과도하게 상승했고, 이후 "약간의 공포 심리"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가 하락에는 자연스러운 바닥이 존재한다"며 "그 이후에는 결국 이들 기업이 여전히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현실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영어 원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했으며, 출고 전 BBC 기자의 확인을 거쳤습니다. BBC의 AI 활용 정책을 더 알고싶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