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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체포된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누구이며, 텔레그램이란?

2024.08.29
파벨 두로프
Getty Images
파벨 두로프는 2013년 텔레그램을 설립했다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체포돼 구금됐다.

26일 저녁, 프랑스 파리 검찰은 성명을 통해 두로프를 사이버 범죄 수사의 일환으로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현재 조직범죄와 관련된 혐의 12가지를 조사 중으로, 불법 거래, 아동 성학대물 유통, 사기, 당국의 정보 공개 거부 등의 혐의가 포함돼 있다.

텔레그램은 성명을 통해 “플랫폼이나 플랫폼의 소유주에게 해당 플랫폼 남용 사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파벨 두로프는 누구인가?

올해 39세인 두로프는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로, 러시아의 인기 SNS ‘브콘탁테(VK)’를 만든 인물이다.

이후 2014년, 두로프는 플랫폼 내 반대 목소리를 차단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그로부터 1년 전인 2013년에는 텔레그램을 설립했으며, 현재 거주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회사를 운영한다.

두로프는 UAE와 프랑스 시민권자이지만, 러시아 측은 여전히 그를 자국 국민으로 여긴다고 한다.

텔레그램 측은 두로프가 자주 유럽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보수적인 성향의 미국 언론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두로프는 자신의 플랫폼에서 특정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당국의 요청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두로프는 “우리는 선을 넘는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것이 표현의 자유와 사람들의 사적인 통신을 보호한다는 우리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요청을) 무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텔레그램이란 무엇인가?

텔레그램
Getty Images

‘텔레그램’은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과 함께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및 메신저 플랫폼 중 하나다.

지난달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9억500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인기가 높으며, 이란과 홍콩의 민주화 단체도 텔레그램을 사용한다.

텔레그램은 종단간 암호화 기능 즉, 메시지를 보내고 받은 디바이스에서만 메시지를 읽을 수 있으나, 이는 기본 설정값은 아니다.

왓츠앱과 같은 유사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텔레그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단체 대화방의 규모다. 왓츠앱에서는 최대 1000명까지 한 대화방에 참여할 수 있으나, 텔레그램에서는 최대 20만 명까지 가능하다.

그동안 텔레그램은 이러한 거대한 대화방을 통해 가짜 뉴스가 퍼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평가들은 텔레그램에서 음모론, 신나치주의, 소아성애, 테러 관련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에서는 이번 달 도시 몇 곳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소요 사태 조직에 큰 역할을 한 극우 채널이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는 이유로 면밀히 조사받았다. 아울러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 플랫폼의 극단주의 및 불법 콘텐츠에 대한 관리가 다른 SNS, 메신저 앱보다 상당히 약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두로프 체포 이후, 텔레그램은 자신들의 콘텐츠 관리 수준은 “업계 표준에 부합하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책임 있는 온라인 환경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포함한 EU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성명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거의 10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통신 수단 및 중요한 정보 출처로 텔레그램을 이용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현 상황이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두로프의 체포에 대한 반응은?

프랑스 당국에서 듀로프의 체포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밝히기 이전부터 몇몇 유명인사들의 입에서 그의 구금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억만장자 CEO로, X(구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머스크의 인수 이후 X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 두로프가 칼슨과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파벨에게자유를’이라고 적어 게시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광범위한 인터넷 및 전화 감시를 폭로한 후 현재 러시아에 거주 중인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X에서 두로프의 체포는 “언론, 단체결사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인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스노든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적인 통신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질을 잡는 수준까지 내려갔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깊은 슬픔을 느낀다. 이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수준을 낮추는 일”이라고 적었다.

체포와 관련된 세부 사항이 전해지면서 러시아의 유명 정치인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뱌체슬라프 볼로딘은 두로프의 체포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고 비난했다.

볼로딘은 텔레그램에 “텔레그램은 현재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대형 인터넷 플랫폼 중 하나”라고 말했다.

26일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로프 체포 이후 프랑스에 관한 “허위 정보”를 봤다면서, “절대 정치적 결정이 아니었다. 재판관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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