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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중동, 중국, 러시아까지...' 트럼프와 공화당의 참패가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

5시간 전
 선거 당일 밤 미시간주 민주당 행사에서 환호하는 여성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미국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의회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이러한 대대적인 정치 지형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에는 큰 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과 물가 상승이 다수의 여당 후보 패배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우리의 패인은 전쟁"이라고 발언했다.

BBC 기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부터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이번 선거 결과가 세계 다른 지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이란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걸린 이란 시내
AFP via Getty Images
이란의 현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 2월 미국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기 전을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곤체 하비비아자드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 선임기자, 런던

이란의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미국 정치의 변화로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적대감"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심각한 착각"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미국이 다시 이란을 공격할 경우 "훨씬 더 광범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도 위협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직을 승계한 그는 수개월 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1979년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47주년을 기념해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6쪽 서면 서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걸프 아랍 국가들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프랭크 가드너 BBC 안보 담당기자

과거 다른 시기였다면, 이른바 '트럼프 프로젝트'가 이번 선거에서 입은 타격은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에도 타격으로 해석됐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일가는 이들 국가 중 상당수와 개인적, 사업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다.

두바이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코스'가 있고, 카타르는 대통령에게 4억달러 상당의 비행기를 선물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는 도널드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회사인 '어피니티 캐피털'에 총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으로서 처음 선택한 해외 방문지도 사우디 리야드였다.

특히 사우디는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다들 2022년 사우디 왕세자와 바이든 대통령이 나눈 그 어색한 주먹 인사를 기억할 것이다.

또한 걸프 지역 지도자들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화학무기를 사용했음에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응징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올해 발생한 이란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한 평론가가 지적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28일) 걸프 지역에 불을 지폈다". 그리고 그가 여전히 이 전쟁의 불길을 재점화하면서 역내 국가들은 이란이 자국의 핵심 인프라를 노린 파괴적인 보복 공격에 나서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 모인 탈라리코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
Getty Images
텍사스에서 열린 선거 결과 발표 집회에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이란이 미친 영향은?

레베카 피더 BBC 기자, 워싱턴DC

밴스 미국 부통령은 선거 이후 이번 공화당의 참패 원인은 이란 전쟁이라고 발언했다.

실제로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인들의 생활비, 특히 유류비가 급격히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재선에 도전하며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2달러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었다. 10월 평균 가격은 갤런당 4.31달러였다.

또한 자신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새로운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중간선거 하루 전, 미국은 이란의 한 섬을 대상으로 새로운 공습을 감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전쟁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과의 협상을 담당하는 이란 측 수석 협상가는 미국인들은 "'전쟁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 결과로 미국의 이란 정책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4일 BBC의 미국 뉴스 파트너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분쟁은 "내가 끝이라고 말할 때" 끝날 것이라고 발언했다.

중국

오만의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술탄과 함께 서명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via Getty Images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의 더 유리한 무역 합의를 체결할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로라 비커 중국 특파원

중국 당국은 점점 윤곽이 드러나는 선거 결과를 면밀히 지켜보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번 세기 최대 패권 경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자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렴한 중국산 제품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자체적인 대규모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역효과를 낳았다. 장난감과 의류 같은 가정의 소소한 사치품을 포함해 미국인들이 감당해야 할 수많은 상품 가격이 오른 것이다.

또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며 트럼프를 지지해오던 농민들에게 타격을 입혔다.

양국 간 무역 전쟁은 잠시 휴전 상태이나, 휴전 또한 오는 1월 말 만료될 예정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의 충격을 추스르며 새로운 합의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시 주석은 이를 자국에 더 유리한 합의를 끌어낼 기회로 여길 것이다.

러시아

악수하는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
AFP via Getty Images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스티브 로젠버그 BBC 러시아어 서비스 에디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자국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여러 구상이 있다"며 "조만간 또 다른 3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음 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간 3자 회담을 가리킨다.

그는 이어 "우리는 최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인도주의적 평화 노력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러시아가 점령 중인 올레시키에서 진행된 인도주의적 작전을 말한다.

그러면서 "이 모든 노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러한 평화 노력이 허사가 된다면, 러시아는 과거에 그랬듯이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비난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민주당과 중간선거까지 탓할 수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크게 공을 들여왔으며, 트럼프 행정부와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를 분명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언론의 반응은?

테헤란 타임스의 1면 중앙에 실린 만평.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넥타이를 맨 남자가 빨간색 망치로 인형 크기의 트럼프의 머리를 내리치고 있다. 그 아래에는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중의 망치) 작전’을 비꼬듯, ‘미드텀 해머(중간선거 망치) 작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Tehran Times
테헤란 타임스의 1면 중앙에 실린 만평

BBC 모니터링

우크라이나와 이란, 중동 지역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미국내 정치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먼저 우크라이나의 논평가들은 이번 전쟁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방식에 주목했다. 로만 츠임발류크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전쟁은 해결했지만 정작 자신의 전쟁은 졌다"고 비꼬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지의 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거듭 주장해 온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는 상황에서, 일부 우크라이나 인사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대러 제재 강화에 대한 지지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우크라이나 정책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우선 크렘린 궁이 나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중재 노력을 계속해주기를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이번달 중 러-우 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러시아 내 전쟁을 지지하는 이들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러시아와 협약을 체결하거나 대러 제재를 완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이란 지도부와 국영 매체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트럼프의 전쟁 정책에 대한 미 대중의 질책으로 해석했다.

이어 이란 언론은 이란과의 군사적 대립에 따르는 정치적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편집: 이사벨 쇼 & 앤드류 웹, BBC 월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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