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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스타를 둘러싼 딥페이크 포르노 파문이 독일을 뒤흔든 이유

1시간 전
배우이자 TV 진행자인 콜리엔 페르난데스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많은 대중 앞에 섰다
Morris MacMatzen/Getty Images
배우이자 TV 진행자인 콜리엔 페르난데스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많은 대중 앞에 섰다

독일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 사건은, 유명 TV 스타 중 한 명이 독일 함부르크의 한 무대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의 살해 위협 때문에 방탄조끼를 입어야 했다고 눈물로 호소하게 만들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일주일 전, 콜리엔 페르난데스(44)가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을 통해 전 남편이 자신의 음란 딥페이크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했다고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페르난데스의 주장은 시위를 촉발했고, 법을 강화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페르난데스의 전 남편인 크리스티안 울멘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이 사건을 보도한 잡지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의 유명 변호사인 크리스티안 셰르츠와 시몬 베르그만은 BBC에 울멘이 "페르난데스나 다른 어떤 사람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거나 배포한 적이 없다"며 "그러한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페르난데스와 울멘 사이에 일어난 일이 딥페이크 음란물과 관련된 형법의 법적 허점을 둘러싼 독일의 논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수염을 기르고 갈색 모자를 쓴 크리스티안 울멘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Isa Foltin/Getty Images
크리스티안 울멘의 변호인단은 울멘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거나 배포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멘과 페르난데스는 수년간 TV 진행과 제작, 집필 및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며 대표적인 연예인 부부로 알려져 왔다.

두 사람이 공인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독일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결과와 관계없이, 시민 운동가들이 형법의 명백한 허점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에 대한 분노를 야기했다.

최근 정치, 경제, 문화계 여성 250명으로 구성된 단체가 동의 없이 성적 내용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 및 배포하는 행위를 명확히 범죄화하는 것을 포함한 10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이 그룹에는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 소속 노동부 장관 바르벨 바스, 래퍼 이키멜, 기후 운동가 루이사 노이바우어가 포함돼 있다.

일주일 전 베를린에서는 콜리엔 페르난데스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Maryam Majd/Getty Images
일주일 전 베를린에서는 콜리엔 페르난데스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스테파니 후비히 연방 법무부 장관은 음란 딥페이크 제작 및 배포를 명시적인 범죄로 규정하도록 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언론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해당 범죄는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 독일 현행법에 따르면, 이 같은 사진을 유포하는 행위가 타인의 초상권 침해에 해당될 경우에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고향인 함부르크에 모인 수천 명의 시위대에게 자신이 폭로 이후 겪어온 학대에 대해 털어놨다.

"제가 방탄조끼를 입고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여기에 서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저를 죽이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전 남편이 2024년 크리스마스에 자신의 성적인 이미지를 온라인에 유포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심경에 대해 "마치 누군가의 사망 소식을 듣는 것 같았다"며 "말도 할 수 없었고, 울 수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울멘의 변호사 셰르츠는 보도된 울멘에 대한 핵심 내용들이 "명백히 불완전하고 부정확하다"며 법적 소송의 대상이라고 반박했다.

스테파니 후비히 법무부 장관은 딥페이크 음란물 이미지를 범죄로 규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Sean Gallup/Getty Images
스테파니 후비히 법무부 장관은 딥페이크 음란물 이미지를 범죄로 규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페르난데스는 과거 부부가 함께 살았던 스페인에서 협박과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고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울멘의 변호인단은 페르난데스의 주장을 일축하며 "일방적인 비난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TV 진행자인 페르난데스는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독일보다 스페인의 성폭력 관련 법률이 더 강력하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을 "가해자들의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페르난데스가 AI가 생성한 음란물의 피해자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해당 자료는 실제로 인터넷에 퍼져 있으며, 그가 온라인 학대의 피해자라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2024년 ZDF에서 방영된 '딥페이크 포르노: 디지털 학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는 2024년 11월, 울멘이 자백했다고 주장하는 시점보다 한 달 앞서 신원 미상의 인물들을 상대로 독일에서 형사 고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슈피겔 보도 이후 독일에서 재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함부르크 인근 소도시에 위치한 검찰청은 BBC에 "이전 수사는 지난해 6월 페르난데스의 이름으로 가짜 계정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단서가 없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아온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에게도 정치적 압박이 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이를 두고 그의 "여성 문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25일 의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 모두에서 폭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이 이민자 집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총리의 발언은 보수당인 기독민주연합 소속 의원들과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 소속 의원들을 포함해 독일 연방의회에서 일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발언이 잘못 판단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좌파당의 클라라 뷔거는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의 원인을 이민 탓으로 돌리는 것은 구조적 폭력을 막기보다는 오히려 그 폭력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사건의 피의자 가운데 비독일 국적자는 과도하게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정확한 국적별 수치는 명시돼 있지 않다.

비독일 국적 피의자란 외국 국적자이거나 무국적자 또는 국적이 불분명한 사람들을 뜻한다. 독일 국적과 다른 국적을 모두 보유한 사람은 이 통계에서 독일인으로 분류되고, 일반적인 이민 배경 여부는 별도로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독일 경찰의 2024년 범죄 통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및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폭력 및 기타 범죄의 여성 피해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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