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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밝힌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의 실행 개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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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따르면,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은 37시간의 왕복 비행, 수차례의 공중 급유, 그리고 일련의 기만 전술로 이뤄졌다. 케인 장군은 현재 미군 최고위 장교인 4성 장군이다.

미국에서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중의 망치)라고 명명한 이번 작전의 전체적 영향은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22일(현지시간) 오전, 미 국방부는 공습이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이 복잡한 작전의 실행 개요를 시간 순으로 공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미국 폭격기들이 아무도 모르게 들이닥쳤다가 빠져나와 귀환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공습이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이 복잡한 작전의 실행 개요를 시간 순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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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공습이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이 복잡한 작전의 실행 개요를 시간 순으로 공개했다

모든 것은 자정 직후 시작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국방부 고위 인사들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 모였고 미주리주 시골 지역의 미군 공군기지에서 항공기 편대가 이륙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B-2 스텔스 폭격기들이 21일 0시 1분(미 동부시간) 어둠을 틈타 휘트먼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최종 목표는 이란의 최고 보안 핵시설이었다.

음속보다 느린 아음속 폭격기들이 대서양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기체에는 18m 깊이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강력한 '벙커버스터' 폭탄이 탑재돼 있었다.

이 무기는 산 아래 깊숙이 매설된 포르도 농축시설 등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미국에만 있는 무기로 알려졌다.

포르도 지하 핵시설이 위치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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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시 전 세계의 시선은 태평양을 향해 있었다. 미군 폭격기가 미국령 괌으로 배치됐다는 보도에 이목이 쏠린 상태였다

BBC는 당시 "해당 배치가 미국의 이란전 참전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 연관성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철저히 계획된 기만 작전이었다. 대서양을 가로질러 이란으로 향하는 극비 비행을 감추기 위한 미끼였다.

케인 장군은 태평양으로 향한 항공기들이 "극소수의 계획 담당자와 주요 지휘관만 알고 있는 기만 전력"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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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장군은 태평양으로 향한 항공기들이 "극소수의 계획 담당자와 주요 지휘관만 알고 있는 기만 전력"이었다고 말했다

케인 장군은 태평양으로 향한 항공기들이 "극소수의 계획 담당자와 주요 지휘관만 알고 있는 기만 전력"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주력 폭격 편대는 조종사가 2명씩 탑승한 B-2 스피릿 폭격기 7대로 구성됐으며, 최소한의 통신만 하면서 동쪽으로 조용히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 군용기들은 항공편 추적 웹사이트에 표시되지 않아, BBC가 해당 설명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한, 위성사진에서 밤사이 발생한 피해 규모는 확인할 수 있어도, 타격 시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21일 오후 5시께(미 동부시간) 폭격기 편대가 중동 상공에 도달했을 때, 선두에서 적 전투기나 지대공 미사일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지원 항공기가 합류했다. 케인 장군은 이를 "복잡한 타임라인을 정교하게 맞춘 작전"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당시 이란 전투기들이 이륙하지 않았고 방공망이 작동한 흔적도 없었다.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속 미사일 방어 전문가 파트리차 바질치크는 BBC에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에서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미국 폭격기가 방해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케인 장군은 이후 1시간 40분 동안의 작전 내용에 대해 국방부 브리핑에서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브리핑에서는 일부 작전 시점의 시간대가 공개됐지만, 지도상의 폭격기 이동 경로는 구체적이지 않았고, 제시된 두 버전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작전이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피해 규모와 그 여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은 공습 사실을 인정했지만 피해 규모를 축소했고, 구체적인 타격 순서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 당국은 21일 오후 5시께(미 동부시간)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미군 잠수함에서 이스파한 인근 핵시설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24발 이상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파한에는 약 200만 인구가 거주한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국방 전문가 스테이시 페티존 박사는 해당 핵시설이 내륙에서 수백 킬로미터 안쪽에 위치하지만, 잠수함은 스텔스 B-2 폭격기가 핵시설 두 곳에 '벙커 버스터' 폭탄을 투하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토마호크를 타격할 수 있는 충분한 거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미국이 "다중 목표물을 대상으로 조율된 기습 공격"을 수행할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BBC에 설명했다.

한편, 폭격기 편대가 이란 영공에 진입하면서 추가적인 기만 전술도 펼쳤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이어서 공습이 시작됐다.

폭격기들은 약 18시간 동안 비행했고, 모든 목표를 25분 안에 타격한 뒤 21일 오후 7시 30분(미 동부시간) 이란을 벗어나 귀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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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들은 약 18시간 동안 비행했고, 모든 목표를 25분 안에 타격한 뒤 21일 오후 7시 30분(미 동부시간) 이란을 벗어나 귀환을 시작했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6시40분께(이란 현지시간 22일 오전 2시10분께)에 선두 폭격기가 포르도 시설을 향해 GBU-57 초대형 관통 폭탄(MOP) 2발을 투하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MOP 폭탄은 콘크리트 약 18m, 또는 토양 61m를 관통한 뒤 폭발할 수 있다. 포르도 핵시설 터널은 지표면 아래 80~90m 깊이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현재로서 이곳까지 도달 가능한 무기는 MOP가 유일하다.

이번 작전은 벙커버스터 폭탄이 실전에서 투하된 첫 사례다.

국방부에 따르면, 나머지 폭격기도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포르도와 나탄즈의 핵시설에 총 14발의 MOP가 사용됐다. 포르도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이스파한 핵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명중했다.

폭격기들은 약 18시간 동안 비행했고, 모든 목표를 25분 안에 타격한 뒤 21일 오후 7시 30분(미 동부시간) 이란을 벗어나 귀환을 시작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는 미군 항공기 125대 이상과 정밀유도탄 75발이 동원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의 핵역량을 "강력하고 명확히" 파괴한 작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격의 전체 규모를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벙커버스터가 주요 핵시설에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 확인하려면 현장 영상 자료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페티존 박사는 "이번 작전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수행할 수 없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작전은 전술적으로 성공했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저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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