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에 법적 조치 나선 어도어...'독자적 광고계약 금지 가처분 신청'
인기 K팝 그룹 '뉴진스'의 연예기획사 '어도어'가 전속계약 분쟁 중인 멤버들의 독자적인 광고 계약 체결 등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현재 멤버 5인(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지난 2022년 뉴진스를 결성한 어도어와 치열한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에서 따돌림, 괴롭힘, 조작 등을 당했다며 전속계약 무효를 주장했다.
이에 맞서 어도어는 이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한편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그리고 최근 자신들의 승인 없이 독자적인 계약을 체결하려 했다며 뉴진스 멤버들의 광고 계약 체결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어도어는 성명을 통해 "광고주 등 제3자의 혼란과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멤버들의 독자 행동에 따른 시장과 업계의 혼선이 계속되면 수익성 높은 한국의 K팝 시장에 더 큰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어도어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일방적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고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하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투자 유인이 사라져 K팝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전달했다"고 한다.
뉴진스는 1990년대 R&B와 부드러운 팝 멜로디를 재미있게 조합한 음악 스타일로 K팝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그룹으로 떠올랐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음반 판매량 8위에 올랐으며, 2024년에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베스트 K팝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도어의 모기업인 '하이브'가 멤버들의 멘토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강제로 해임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멤버들과 어도어의 관계는 악화했다.
멤버들은 민 대표의 복직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이브가 이를 거부하자 멤버들은 하이브가 자신들의 커리어를 고의로 깎아내리고 있다는 주장 등 여러 시정 요구 사항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들을 대리할 권리를 잃었다면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어도어 측은 기존 계약대로 2027년까지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미 새 앨범 발매, 팬 미팅 개최 등 뉴진스의 12개월 치 스케줄을 확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멤버들은 '진즈포프리(@jeanzforfree)'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해당 계정을 통해 정기적으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진행하는 등 계속 어도어와 독립된 주체임을 주장하고 있다.
멤버들은 '뉴진스'라는 이름과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면서, 설령 싸움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우리 다섯 명이 뉴진스라는 본질은 절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K팝 그룹들의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해지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기 그룹 '동방신기', '피프티피프티' 등이 소속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과는 엇갈렸고, 두 그룹 모두 멤버 구성을 변경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직면한 최대 난관은 바로 어도어와의 다툼이 재판으로 향할 경우 합의하는 데 2~3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기간 어도어와 함께하지 않는 이상 신곡을 발표하거나 홍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재판에서 하이브의 잘못이 인정된다면 멤버들은 소속사와 결별할 수 있을 것이며, '뉴진스'라는 이름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판결이 멤버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금전적 불이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케이팝 뉴스를 전하는 '코리아부'는 멤버들이 계약을 조기 해지할 경우 약 3000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