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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 인근서 총격 사건 발생…주 방위군 2명 중태

1일 전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불과 2블록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주 방위군 소속 대원 2명이 총격을 당해 중태에 빠졌다. 워싱턴 DC 시장은 "표적 사격"이라며 규탄했다.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후 용의자 1명이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파견된 주 방위군 소속 대원 2명을 향해 발포했으며, 총성을 들은 인근 주 방위군 대원들이 용의자를 제압했다.

사건 당시 플로리다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용의자가 지난 2021년 9월 미국에 들어온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라면서, 그가 저지른 이같은 "악과 증오, 테러 행위"에 대해 "가장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장에 설치된 출입통제선과 총을 든 경찰의 모습
Getty Images

미 국토안보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용의자의 정체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범죄 외국인" 라흐마눌라 라카말이라고 밝혔다. 그의 미국 내 체류 신분은 불분명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시절인 지난 2011년, 혼란스러웠던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인 수천 명이 특별 이민 보호 조치 아래 미국에 들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일 밤 생중계 연설을 통해 "이제 우리는 바이든 정부 시절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모든 외국인을 반드시 다시 심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시민권 및 이민 서비스국(USCIS)'은 심사 절차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모든 아프가니스탄인의 이민 신청 처리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수도인 워싱턴 DC 내 주 방위군 배치를 담당하는 '합동 작전 사령부 DC'는 성명을 통해 사건은 현지 시각으로 26일 오후 2시 15분경 패러거트 광장 지하철역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피해 대원들은 점심 시간이 되면 근처 빌딩의 사무직 근로자들로 붐비는 17번가와 I가 모퉁이 근처에서 눈에 잘 띄게 순찰을 하고 있었다.

사건 수사를 맡은 FBI의 카시 파텔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대원들이 "잔인한 폭력에 의한 파렴치한 공격"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워싱턴 경찰청의 제프 캐롤 부청장은 용의자가 "모퉁이를 돌자마자" 즉시 "총기를 발사하기 시작"했으며, 피해 대원들은 "습격" 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근처에 있던 다른 주 방위군 대원들이 총성을 듣고 출동하여 "사법 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총에 맞은 용의자를 계속 제압했다"고 덧붙였다.

사법 기관 소식통은 CBS에 용의자가 총 4발을 맞았다고 전했다.

총격 발생 지점 위치
BBC

공격에 사용된 정확한 무기도, 동기도 현재까지 명확하지 않다.

사법 기관 소식통은 26일 밤 CBS에 용의자 또한 수사 당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 팜비치 소재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주 방위군 2명에게 발포하여 중태에 빠뜨린 그 짐승 역시 중상을 입었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대한 주 방위군과 모든 군인, 사법 기관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덧붙였다.

공격 당시 켄터키주에서 군인들에게 연설 중이던 JD 밴스 부통령은 "신앙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촉구했다.

사건 초기 패트릭 모리시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X를 통해 피해를 입은 대원 모두 웨스트버지니아 주 방위군 소속이 맞으며,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로 또 다른 성명을 통해 피해 군인들의 상태에 대해 "상반된 이야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건으로 백악관은 일시적으로 폐쇄됐으며, 추수감사절 전날인 26일 시내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도 일시 중단되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공격 직후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 공항'을 경유하는 항공편은 잠시 운항이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현장은 버스 정류장의 깨진 유리 조각들이 보도에 널려 있는 모습이며, 교차로는 경찰차, 무장 대원, 주 방위군 병력으로 가득 차 있다.

한 목격자는 BBC에 2번의 총성을 들었고, 그 뒤로도 3발이 더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공포에 질린 채 달아나기 시작했는데, 일부는 주류 판매점으로 뛰어 들어가 몸을 숨기고자 했다.

지하철역 근처 차 안에 있었다던 또 다른 목격자는 BBC에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군복 차림의 대원 2명이 길에 쓰러져 있고, 의료진이 이들을 치료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3번째 남성 역시 인도에서 치료받고 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번 공격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에 주 방위군 500명을 추가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일로 워싱턴 DC를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는 우리의 결의는 더욱 강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워싱턴 DC에는 주 방위군 약 2200명이 배치돼 있다.

컬럼비아 특별구(워싱턴 DC)뿐만 아니라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웨스트버지니아, 조지아, 앨라배마 주 등에서 파견된 인력이다.

이들은 예비군 신분으로, 군 병력으로 투입될 수 있으나 법을 집행하거나 체포할 권한은 없는 등 주어진 권한은 제한적이다.

주 방위군은 올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 불능"이라고 말한 범죄 문제에 대응하고자 워싱턴 DC에 투입됐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현장 근처의 주 방위군
EPA

워싱턴 DC 내 범죄 발생 건수는 군 투입 이후 감소하긴 하였으나, 과연 거리의 병력 배치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

워싱턴 DC 현지 경찰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25일~11월 25일 기준 발생한 살인 사건은 총 6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07건이 보고되었다.

8월 12일 이후 경찰에 접수된 위법행위는 약 6500건으로, 전년 동기(약 9500건) 대비 감소했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멤피스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도시들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고 있다.

범죄 대응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반대파에서는 백악관의 도를 넘는 행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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