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첫 임기 때부터 추진한 '아브라함 협정'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평화 협정 체결 조건으로 "모든 국가가 즉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이스라엘과 여러 아랍 국가 간 외교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한 일련의 합의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20년 체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 "나는 모든 국가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할 것을 의무적으로 요청한다. 만약 이란도 미합중국 대통령인 나와 협정에 서명한다면 이 전례 없는 세계 연합의 일원이 되는 영광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요르단, 바레인, 이집트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한 뒤 공개됐다. 이들 중 일부 국가는 이미 협정 서명국이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답변한 유일한 나라는 파키스탄으로, 파키스탄은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자국의 "근본이념"과 충돌하는 어떤 협정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의 말은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이슬람 국가들과 미국 및 이스라엘 간 주요 쟁점으로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두 국가 해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더해 가자 지구 내 이스라엘의 공세로 인해 외교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가자 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 가자 지구에서는 현재까지 7만2300여 명이 숨졌다.
이번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한 이스라엘 남부 공격으로 촉발됐다. 당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숨지고 251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2020년, 미국은 이스라엘과 바레인·모로코·수단·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4개국 간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을 위한 일련의 합의를 중재했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당시 UAE와 바레인이 처음 서명했으며, 협정 체결 이후 관광과 무역이 활성화되고 안보 협력 또한 한층 강화됐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별도의 합의를 체결하며 모로코와 수단이 합류했고, 가장 최근에는 2025년에 카자흐스탄이 합류했다.
2020년 당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 계획을 팔레스타인과의 향후 협상을 위한 기반이 되는"세기의 기회"라며 높이 평가했다.
반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은 "세기의 모욕"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진행한 TV 연설에서 "트럼프와 네타냐후에게 말하건대, 예루살렘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며, 우리의 모든 권리 또한 판매나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이 거래와 음모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협정은 이란 지도부로부터도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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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문제는 여전히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 주요 쟁점이다.
그리고 해당 협정은 이스라엘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이 독립해야 한다는 아랍 국가들의 오랜 공감대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의 주권 문제와 관련해 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은 해당 협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구 상당 부분에 대한 병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동예루살렘에 흩어진 정착촌 약 160개에 이스라엘 유대인 약 70만 명이 살고 있다. 이 정착촌들은 국제법상 불법이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협정의 영향은?
2020년 이스라엘 당국은 UAE와의 무역 규모가 몇 년 안에 연간 약 40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하며 일자리 1만 5000개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 중앙통계청(CBS)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 체결국들 간 무역 규모는 2023년에 4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2022년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UAE의 경우 해당 협정을 통해 군사 및 무역 분야에서의 야망을 키울 수 있었다. UAE와 바레인 모두 세계적인 첨단 기술 국가인 이스라엘과 공개적으로 무역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모로코의 경우 외교적 관계 정상화와 함께 일부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수단의 참여는 진전이 더딘 상태며, 카자흐스탄의 가입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한편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벌어졌던 2023년 10월 7일은 중동 외교 관계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해당 공격과 이후 가자 전쟁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간의 경제적 협력은 약화했고, 긴장감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