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아동 교육기관서 학대 의혹 잇따라 불거져
주의: 이 기사에는 아동 학대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26일(현지시간) 자신이 돌보던 어린 아동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한 학교 방과 후 돌봄 인력의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최근 1년간 파리 교육계는 교육기관 내 아동 학대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며 충격에 휩싸였다. 파리에서 '아니마퇴르'로 불리는 이러한 교육 보조 인력은 약 1만5000명에 달한다.
현재 파리 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 약 100개 기관에서 아니마퇴르의 부적절하거나 공격적이거나 성적 행동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여름에는 유사 사건 3건의 재판이 추가로 예정돼 있으며, 이달 초 심리가 열린 또 다른 사건의 경우 조만간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향후 비슷한 사건의 재판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현지 경찰은 파리 7구 내 교육기관 3곳을 단속해 16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아동을 상대로 한 성적 부적절 행위로 기소됐다.
26일 열리는 재판은 11구에 자리한 알퐁스 보댕 초등학교와 관련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아니마퇴르는 아동 5명을 상대로 성적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4살 난 딸을 둔 한 남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4월경 다른 학부모가 자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을 당시 자신 또한 딸에게서 이상한 징후를 포착했다고 털어놓았다.
"제 아내가 딸을 정원으로 데리고 나가 혹시 방과후 시간에 누군가가 만졌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딸은 '네, 데이비드 선생님이 저를 만지고 껴안았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아내가 '어떻게 했는지 보여줘'라고 하니 딸은 이상한 방식으로 등을 쓰다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우리 부부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했습니다."
잇따른 의혹으로 인해 어린 자녀를 둔 파리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신과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여러 학부모들은 아니마퇴르의 고용 주체인 시청이 초기에 관련 민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방과 후 활동 관련 단체인 'SOS-페리스콜레르(방과 후 활동'에 따르면, 가장 큰 문제는 아니마퇴르의 전반적인 자질 부족이다. 보수도 낮고, 아동 관리 관련 기초 자격증만 있어도 취업이 가능하다. 이 최소 요건조차도 인력난이 심각할 때면 면제되기도 한다.
2021년 'SOS-페리스콜레르'를 설립한 엘리자베스 구트만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니마퇴르들이 아동을 조롱하거나, 괴롭히거나, 기타 경미하게 학대한 사례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는 상황에서 문제 대응을 위해 해당 단체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6구 소재 한 초등학교의 아니마퇴르 4명이 "다른 아이들이 주위에 서서 '때려!'라고 외치는 가운데 싸움 클럽을 조직한" 사례를 언급했다.
한편 올해 취임한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2000만유로(약 350억원)를 투입해 채용 시스템의 교육과 관리감독 절차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민원이 단 1건만 제기돼도 해당 아니마퇴르의 직무를 자동으로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이후 현재까지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아니마퇴르는 거의 80명에 달한다.
대부분 단기 계약직인 아니마퇴르는 식사 시간 혹은 수업이 끝난 오후에 어린 아이들을 지도하고 돌보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다양한 스포츠, 공예, 여가 활동 수업 등을 진행한다.
그러나 아니마퇴르들은 이번 스캔들로 인해 자신들이 과도하게 일반화되며 의심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반발한다.
지난주 아니마퇴르들은 직업에 대한 인정과 더 많은 투자 지원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의 노동단체 'FO'의 칼라 보네는 "학부모들이 이제 학교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제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 제보 내용이 항상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방과 후 활동에서 아니마퇴르로 활동하는 레미는 "시청은 더 이상 객관적이지 않다"면서 "(이 의혹들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 아니마퇴르들을 보호해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요즘에는 아이들과 일하다 보면 사소한 일로도 순식간에 혐의를 뒤집어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학부모 단체 'FCPE'의 그레고아르 앙셀은 "급여도 낮고, 제대로 된 교육이나 관리감독 체계도 부족한 데다, 문제를 제기할 적절한 절차나 이를 뒷받침할 자금도 없는 시스템이라면 상황이 통제 불능에 빠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스캔들은 주로 파리를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관련 시민운동가들은 전국적으로 유사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추가 보도: 레온틴 갈로아, 자비에 팔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