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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하마스에 큰 타격이나 전쟁 종식은 아냐'

2024.10.18
야히야 신와르
Getty
1990년대 이후 모든 하마스의 지도자가 이스라엘의 손에 암살됐으나, 항상 후계자가 있었다

이스라엘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수장인 신와르의 죽음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하마스와 벌이고 있는 이번 전쟁에서 지금껏 거둔 가장 큰 승리다.

이스라엘 국가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안겨준 하마스를 무장 조직으로 바꿔놓은 하마스의 죽음은 하마스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다.

신와르는 사전 계획된 특수부대의 작전이 아닌, 우연히 가자 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우연히 마주쳤다가 사망했다.

현장 사진 속 신와르는 군장 차림으로, 탱크 포탄에 부서진 건물 잔해 틈에 숨진 채 누워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 군인들을 칭찬하는 한편 큰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늘 우리는 우리를 해하는 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또 한번 분명히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악에 맞선 선의 승리를 전 세계에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은 어렵고, 우리는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여전히 큰 도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내, 단결, 용기, 견고함이 필요합니다. 함께 우리는 싸울 것이며, 하나님의 도움으로 우리는 함께 승리할 것입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가자 지구 전쟁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비율의 이스라엘 국민에게는 승리가 필요하다.

반전 시위
Reuters
텔아비브의 한 시민이 신와르의 이름을 언급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적, 정치적 세력 파괴 및 인질 귀환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4만2000명이 사망하고, 가자 지구 대부분이 폐허로 변했음에도 두 목표 모두 아직까지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인질들이 남아 있으며, 하마스는 맞서 싸우고 있고, 때로 이스라엘 군을 사살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신와르의 죽음은 이스라엘이 원하던 승리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말처럼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때까지 이번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한편 신와르는 1962년 가자 지구 칸 유니스의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1967년 중동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이집트로부터 이 지역을 점령했을 당시 그는 5살이었다.

신와르의 가족은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을 이뤄낸 전쟁 당시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살던 지역에서 쫓겨나거나 떠나온 팔레스타인인 약 70만 명 중 하나다. 그의 가족은 현재 가자 지구 북부 경계선과 가까운 이스라엘 아슈켈론 출신이다.

신와르는 20대 시절 팔레스타인 정보원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이스라엘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2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며 그는 히브리어를 배우고, 적에 대해 공부하며 자신이 이들에 맞서 어떻게 싸울 수 있는지 알아냈다고 믿었다.

그가 교도소에 있었기에 이스라엘은 그의 치과 기록과 DNA 샘플을 확보할 수 있었고, 최근 발견한 시신과 대조해 신와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와르는 2011년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와 교환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000여 명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7일, 신와르와 그의 부하들은 철저히 계획된 일련의 공격을 감행하며 이스라엘 국가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안겨줬으며, 이스라엘 국민들이 받은 트라우마는 여전히 생생하다. 당시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사망하고, 인질로 잡혀갔으며, 적들이 축하하는 모습은 많은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과거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떠올리게 했다.

신와르 본인이 수감자 맞교환으로 풀려났기에, 인질 확보의 가치와 힘에 대해 확신하게 됐을 것이다.

한편 텔아비브에서는 가자 지구에 남아있는 인질 101명의 가족들이 1년 동안 모였던 광장에 다시 모여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인질 무사 귀환을 위한 새로운 협상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이스라엘 당국은 이미 이들 인질 중 절반은 사망했다고 말한다)

인질 마탄 장가우커의 어머니인 에이나브 장가우커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호소했다.

“네타냐후 총리, 인질들을 묻어버리지 마세요. 지금 당장 중재자들과 국민 앞에 나와 새로운 이스라엘 측의 이니셔티브를 마련하세요.”

“마탄 등 (지하) 터널에 있는 나머지 인질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승리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니, 협상을 시작하세요!”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이 순간을 이용하지 않고, 종전까지 포기하며 새로운 이스라엘 이니셔티브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는 그가 전쟁을 이어가고,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인질들을 저버렸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돌아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국기를 들며 환호하는 시민들
Getty Images
네타냐의 시민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신와르의 죽음에 환호하고 있다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신와르와 하마스 일당이 이스라엘로 침입하게 놔둔 인보 실패에 대한 심판의 날과 심각한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 재개를 무기한 미루고자 네타냐후 총리가 현 전쟁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고 본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아니라고 부인하며, 자신은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만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한다.

한편 다른 언론사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BBC 취재진의 가자 지구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주 가끔 자국 군이 동행하는 조건으로 허가할 뿐이다.

신와르가 태어난 지역인 칸 유니스는 현재 폐허로 변한 상태로, 이곳에서 BBC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프리랜서 기자들이 인터뷰한 팔레스타인인들은 반항적인 태도였다. 이들은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라마단 파리스 박사는 “이 전쟁은 신와르, 하니예, 미샬, 그 어떤 지도자나 관료에게 달려 있지 않다”고 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고 이해하듯이, 이번 전쟁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말살 전쟁입니다. 신와르, 혹은 그 어떤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닌 훨씬 더 큰 문제입니다.

아드난 아쇼르라는 남성도 신와르의 죽음에 슬퍼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관심한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들은 그저 우리만을 노리는 게 아닙니다. 저들은 중동 전체를 원합니다. 저들은 레바논, 시리아, 예멘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 이것은 1919년부터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우리와 유대인 간의 전쟁입니다.”

신와르의 죽음이 하마스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아쇼르는 “하마스에 영향을 미치질 않길 바란다”면서 “내가 설명해보자면, 하마스는 그저 신와르에 대한 게 아니다 … 하마스는 한 민족의 대의”라고 답했다.

현재 가자 지구에서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자 지구 북부를 덮친 고습으로 팔레스타인인 2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휘 센터를 공격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병원의 의료진은 자신들이 치료한 부상자의 상당수가 민간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이 더 많은 식량과 구호품 출입을 허용해야 주장한 이후 낙하산을 통한 구호품 전달이 재개됐다.

1990년대 이후 하마스의 모든 지도자는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으나, 언제나 후계자가 나타나 뒤를 이었다. 이스라엘이 신와르의 죽음에 기뻐하는 동안 하마스는 여전히 인질을 붙잡고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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