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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APEC 5가지 주요 장면

1일 전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일 막을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최대 과제로 평가받던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한미 관세협상을 일단락하고, 한중·한일 정상회의도 성공적으로 가져가며 '실용외교'의 장으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6년 4개월 만에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은 이번 APEC 기간 최대 결과물이란 평가다.

역대 최대 규모인 1700여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APEC CEO 서밋' 역시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특히 이 기간 서울의 강남 치킨집에서 성사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깐부회동'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APEC기간 주요 장면들을 모아봤다.

한미 관세협상과 핵추진 잠수함

지난 8월 큰 틀에서의 합의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온 한미 관세협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EPA
지난 8월 큰 틀에서의 합의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온 한미 관세협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한미 양국은 이번 APEC 기간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이번 협상은 지난 8월 큰 틀에서의 합의 이후 두 달 넘게 줄다리기를 이어 온 협상을 최종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였던 대미 투자 조건에 대해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97조 원)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고,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펀드로 구성하기로 했다.

또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를 한꺼번에 투자하지 않고, 1년에 200억 달러씩 상한을 둬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던 자동차 관세도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관세 협상 외에도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핵추진 잠수함'을 의제로 꺼냈다.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이 결단해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라며 "이에 기반해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주목한 트럼프-시진핑 만남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6년여 만에 다시 마주 앉은 두 정상의 모습은 이번 APEC 정상회의 중 단연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다.
Reuters
세계 최대 경제대국 두 정상의 만남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김해공항 공군기지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 두 정상의 만남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이번 회담 직전까지 양국은 한때 서로를 향해 100%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 수준으로 치달았지만, 고위급이 수차례 만나 일시 '휴전'을 이어오고 있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6년여 만에 다시 마주 앉은 두 정상의 모습은 이번 APEC 정상회의 중 단연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 전용기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은 "놀라웠다"며 "10점 만점에 12점"이라고 평가했다.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도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이후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관세를 즉시 20%에서 10%로 10% 포인트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아직 양국 간 공식적인 합의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세부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한중·한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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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또 한중 정상은 한반도 및 역내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한으로 열린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관계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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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선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강경 보수'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와도 교류·협력을 이어가기로 하고 '셔틀 외교' 역시 지속하는 데 합의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기본 축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실용외교'의 기본 구도를 APEC 정상회의 계기로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수들의 '깐부회동'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Reuters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함께한 '치맥' 회동이다.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평소 보기 힘든 세 총수의 격식 없는 모습과 '입담'도 화제가 됐다.

그리고 다음날인 31일 한국 정부와 삼성, 현대차, SK 등 기업은 NVIDIA(엔비디아)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26만 장 이상 공급 및 기술 개발 협력 등 AI 분야의 광범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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