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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UAE 석유 시설 공격한 가운데…미국, 이란 고속정 격침

1일 전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실에서 제공한 푸자이라 항구의 모습
EPA
푸자이라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항구이자 석유 저장 시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걸프만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안전하게 안내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고속정" 7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한국 모두 지난 4일(현지시간) 이 해협에서 선박 피격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UAE는 이란의 공격으로 푸자이라 석유 항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도 밝혔다.

해운 회사 '머스크'는 BBC에 자사의 미국 국적 선박 한 척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자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군의 보호 하에 성공적으로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정치적 위기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로젝트 프리덤'은 '프로젝트 데드록(교착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머스크 측은 자사 상선 한 척이 "아무런 사고 없이 통과했으며, 모든 승무원은 안전하고 무사하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이후 대부분 봉쇄된 상태였다. 공습에 맞서 이란이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의 20%가 자유롭게 통과하던 이 주요 해협의 통행을 제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던 4월 초, 미국과 이란은 휴전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이란은 UAE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을 향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은 거의 없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저들이 '고속정'이라고 부르는 소형 보트 7척을 격추했다. 그들에게 남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미군 측은 헬기를 이용해 해당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국영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고속정 공격설을 부인했다. 군 소식통을 인용한 '타스님 통신'은 대신 소형 화물선 2척이 피격당해 민간인 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해군 구축함과 자국 국적 상선들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란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하며, 미군 함정을 향해 경고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를 부인했다.

같은날(4일) 늦은 오후, 머스크는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걸프만에 발이 묶여 있던 미국 국적 선박 '얼라이언스 페어팩스'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미국 측이 연락해 "미군의 보호 아래 만을 빠져나갈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이후 해당 선박은 미군의 호위를 받으며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갔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
BBC

한편 UAE 외교부는 자국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 관련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한국 또한 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자국 선박 1척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UAE 당국은 또한 방공망을 통해 탄도미사일 12발, 순항미사일 3발, 드론 4대를 요격했다고도 밝혔다.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한 차례 공격으로 주요 석유 항구인 푸자이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인도 외교부는 이 부상자 3명 모두 인도 국적자로, 푸자이라 항 공격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아부다비는 이번 공격을 "위험한 갈등 악화"라고 규정하며, 자신들은 대응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TV는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UAE를 겨냥할 계획은 없다"고 보도했다.

국제 사회는 UAE 기반 시설에 대한 이번 공격을 규탄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당화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비난했으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은 "걸프 지역 내 파트너 국가들의 방어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함께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중동) 지역과 세계를 인질로 잡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X를 통해 이란은 "선린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푸자이라항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배럴당 115달러(약 16만원)를 돌파하며 하루 만에 5% 이상 상승했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오만만의 UAE 동부 해안에 자리한 항구 도시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도 아부다비 유전에서 푸자이라까지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해 제한된 양의 원유가 유조선에 실려 세계 시장으로 수출된다.

이웃 국가인 카타르는 또한 아드녹 관련 유조선 공격을 규탄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무조건적인 재개방"을 촉구했다.

오만의 경우, 현지 국영 언론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연안 지역 부카에서 주거용 건물이 공격받아 2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의 일환으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걸프만에 발이 묶인 선원은 2만여 명, 선박은 2000여 척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단지 중립적이고 무고한 제3자"일 뿐인 자국 선박들을 풀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급품 부족 및 선원들의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이 인도주의적 절차에 대한 방해 시도"가 있을 경우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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