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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93세 일기로 별세

4시간 전
2009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발렌티노: 마지막 황제'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발렌티노 가라바니
Reuters
2009년 다큐멘터리 '발렌티노: 마지막 황제'의 미 서부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발렌티노 가라바니

이탈리아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일(현지시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세기 패션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발렌티노의 작품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낸시 레이건(로널드 레이건의 영부인),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기네스 팰트로 등 수많은 유명인사들의 사랑을 받았다.

1960년 발렌티노 패션 하우스를 공동 설립한 그는 故조르지오 아르마니와 故칼 라거펠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패션계의 최고 거장으로 손꼽혔다.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19일 인스타그램 성명을 통해 그가 "가족들의 사랑 속에 로마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발렌티노의 시신은 1월 21~22일 로마 미냐넬리 광장에 안치돼 공개 조문을 받을 예정이며, 장례식은 그 다음 날 로마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1932년 5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화려함과 부, 호화로움을 담아낸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그는 불과 17세의 나이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파리의상조합학교'에서 공부했으며, 이후 자크 파트,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장 데세스, 기 라로쉬와 같은 디자이너 밑에서 경험을 쌓았다.

한편 스페인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그의 시그니처 색 '발렌티노 레드'는 상징적인 피에스타 드레스의 데뷔와 함께 브랜드에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이 강렬한 붉은색은 브랜드에 매우 의미 있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2008년 발렌티노의 은퇴 전 마지막 컬렉션에서는 모든 모델이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피날레를 장식하기도 했다.

발렌티노는 2013년 6월 스웨덴의 마들렌 공주가 영국계 미국인 금융가 크리스토퍼 오닐과 결혼할 당시 입은 웨딩드레스도 디자인했다.

2023년 12월, 그는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영국 패션 어워즈에서 최고공로상을 수상하며 패션계에 미친 공로를 더욱 인정받았다.

발렌티노와 영국의 모델 겸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AFP via Getty Images
1997년 뉴욕 포시즌스 레스토랑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발렌티노와 영국의 모델 겸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인사하는 발렌티노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AFP via Getty Images
발렌티노의 작품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같은 유명 인사들의 선택을 받았다

알렉산드라 슐만 전 영국 보그 편집장은 BBC 라디오 4와의 인터뷰에서 발렌티노는 여러모로 "화려함과 호화로움의 전형을 보여준"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패션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위대한 디자이너 중 하나인 그였기에 별세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그가 남긴 가장 큰 공헌은 사람들이 패션 디자이너에게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대로 살다 갔다는 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최신 유행에 민감한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옷을 만들고자 했고, 실제로 그의 작품은 아름다웠습니다."

"또한 발렌티노는 유명 인사 고객들과도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등과의 인연은 특히 오래됐는데, 그는 애도 기간에도 발렌티노의 작품을 입었습니다."

2019년 6월 3일 뉴욕 브루클린 박물관에서 열린 2019 CFDA 패션 어워드에 참석한 발렌티노
AFP via Getty Images
2019년 뉴욕에서 열린 패션 시상식에 참석한 발렌티노의 모습

슐만 전 편집장은 기네스 팰트로, 니콜 키드먼, 제니퍼 로페즈 등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 또한 지난 15년간 발렌티노 디자인을 무척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렌티노의 커리어 후반기에는 레드카펫 행사가 중요해진 흐름이 도움이 됐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들은 바로 그러한 자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은 사무실에 입고 갈만한 그런 옷이 아니었습니다. 진정으로 호화스러운 드레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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