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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탑승객 시계, 역대 최고가에 낙찰

1일 전
회중시계의 시계바늘이 새벽 2시 20분에 멈춰 있다.
BNPS
회중시계는 타이타닉호가 파도 아래로 가라앉던 바로 그 순간 멈췄다

타이타닉호 탑승객 중 가장 부유했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의 시신에서 수습된 금 회중시계가 경매에서 178만 파운드(약 34억 원)라는 '기록적인' 가격에 낙찰됐다.

1912년 4월 14일, 이시도어 스트라우스와 그의 아내 아이다는 사우샘프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배가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면서 사망한 1500명 이상의 희생자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시신은 참사 며칠 뒤 대서양에서 수습됐고, 소지품 가운데는 18캐럿 골드의 줄스 위르겐센 회중시계가 있었다.

스트라우스 부부의 가족이 보관해온 시계는 영국 윌트셔 주 디바이즈에 있는 헨리 올드리지 앤드 선 경매장에서 판매됐다.

이시도어 스트라우스와 그의 아내 아이다의 흑백 초상 사진
Getty Images
이시도어 스트라우스와 그의 아내 아이다는 1912년 배가 침몰할 때 함께 사망했다

스트라우스는 바바리아 출신의 미국 사업가이자 정치인이다. 그는 뉴욕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의 공동 소유주였다.

침몰하던 그날 밤, 헌신적인 아내 아이다는 남편을 두고 구명보트에 오르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남편 곁에서 죽겠다고 말하며 배를 떠나지 않았다.

아이다 스트라우스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벨파스트에서 건조된 타이타닉호의 공식 문구가 찍힌 편지지에 스트라우스 부인이 배 안에서 직접 작성해 발송한 편지는 이번 경매에서 10만 파운드(약 1억 9000만원)에 낙찰됐다.

타이타닉 탑승자 명단은 10만 4천 파운드(약 2억 원), 그리고 RMS 카파티아호 승무원에게 생존자들이 수여한 금메달은 8만 6천 파운드(약 1억 6500만 원)에 각각 팔렸다.

타이타닉 관련 유품 경매 총액은 300만 파운드(약 57억 7000만 원)에 달했다.

1888년 2월 6일이라는 문구가 내부에 새겨진 금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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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는 아이다가 남편에게 1888년도에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리 및 복원

회중시계는 타이타닉호가 파도 아래로 사라진 순간인 새벽 2시 20분에 멈췄다.

1888년, 아이다 스트라우스가 남편에게 준 그의 43번째 생일 선물로 알려져 있으며 스트라우스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시계는 그의 가족에게 반환됐고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오다 증손자인 케네스 홀리스터 스트라우스가 내부 장치를 수리하고 복원했다.

금 시계의 외부 케이스에는 예술적인 문양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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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캐럿 금으로 제작된 줄스 위르겐센 회중시계는 178만 파운드(약 34억원)에 낙찰됐다.

'영원한 사랑의 이야기'

경매인 앤드루 올드리지는 시계가 "기록적인 가격"에 팔린 것은 "타이타닉 이야기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타닉에 탑승했던 모든 남성, 여성, 아이와 승무원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고, 이야기들은 113년이 지난 지금도 이 유품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드리지는 "스트라우스 부부는 깊은 사랑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타이타닉이 침몰하던 순간, 아이다는 41년을 함께한 남편 곁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며 "이번 세계 신기록 낙찰가는 그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타닉 생존자 700명 이상을 구조한 증기선 카파티아호의 선장에게 수여됐던 금 회중시계는 지난해 당시 최고가였던 156만 파운드(약 30억원)에 판매된 바 있다.

아이다가 남긴 이 편지는 단정한 필체로 쓰여 있으며, 한쪽 모서리에는 ‘RMS 타이타닉 승선 중’이라는 문구가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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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스트라우스의 편지는 경매에서 10만 파운드(약 1억 9천만 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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