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눈앞에서 죽었습니다' …방글라데시 공군 훈련기 학교에 추락

파르한 하산이 시험을 마친 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막 교실을 떠나던 그 순간, 공군 훈련기가 교정을 덮치며 추락했다. 이번 사고로 최소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방글라데시의 '마일스톤 스쿨 앤드 칼리지' 10학년에 재학 중인 하산은 BBC 벵골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눈앞에서 불길에 휩싸인 비행기가 학교 건물을 덮쳤다"고 회상했다.
수도 다카의 북부 교외 소재 사고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훈련기가 추락하며 2층짜리 건물에 충돌하고, 이후 큰 불길이 치솟으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 추락 사고의 부상자는 170명이 넘는다.
공군 당국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경 훈련 비행에 나선 F-7 전투기가 이륙 직후 기계적 결함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조종사였던 타우키르 이슬람 공군 중위 또한 살아남지 못했다.
삼촌, 아버지와 함께 BBC와의 인터뷰에 응한 하산은 "내 가장 친한 친구도, 시험장에서도 함께 있었는데 그만 눈앞에서 죽었다"고 덧붙였다.
"눈앞에서 … 사고기가 그 친구의 머리 바로 위로 지나갔습니다. 아울러 당시 학교가 끝날 시간이라 저학년 학생들도 하교하고 있었기에 당시 많은 부모님들이 교정 안에 있었습니다 … 사고기는 그렇게 부모님들도 덮쳤습니다."
교사 레자울 이슬람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고기가 "정확히" 건물과 충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사인 마수드 타릭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폭발음이 들려) 뒤돌아보니 보이는 건 연기와 불꽃뿐이었습니다 … 여러 학부모와 학생들이 서 있던 곳입니다."
- 전 방글라데시 총리, 유혈 진압 승인 정황…음성파일 유출
-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이끌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는 누구인가?
- 방글라데시 민주화의 아이콘 셰이크 하시나는 어떻게 독재자가 됐나
사고가 발생한 지 몇 시간 후, 인구 밀집 주거 지역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일부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현장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가운데 구조대와 자원봉사자들은 부상자 및 수많은 시신을 이송하고자 애썼다. 구급차 최소 30대 이상이 포착되었다.
현장에서 소식을 구하고 있던 한 여성은 BBC에 "사고 직후 아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나 그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글라데시 국립 화상 및 성형외과 연구소' 소속 한 의사는 "아동과 성인을 포함해 약 50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설명했다.
사고로 숨진 8학년 소년 탄비르 아흐메드의 삼촌인 샤 알람을 포함해 피해자의 여러 가족과 친척들이 해당 병원에 머무르고 있다.
알람은 "사랑하는 조카는 지금 영안실에 누워있다"고 했다. 숨진 소년의 아버지이자 알람의 남동생인 남성은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해당 화상 병원에 입원한 피해자 대부분은 9~14세 미성년자다.
한편 혈액을 기부하고자 수많은 시민이 병원에 몰려들었으며, 방글라데시 국민당(BNP)과 자마아티이슬라미 등 두 주요 정당의 정치인들도 해당 병원을 찾았다.
방글라데시 보건부는 피해자들이 다카 내 병원 7곳에 나누어 입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시정부는 22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했으며,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군 당국 성명서에 따르면 조종사는 수도 내 공군 기지에서 이륙한 직후 기계적 결함이 발생하자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으로 향하고자 했다.
아울러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의 조사위원회를 꾸렸다고도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임시정부의 수장인 무하마드 유누스는 사고 원인을 밝히고, "각종 지원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누스 고문은 X를 통해 "우리 국가가 깊은 슬픔에 빠진 날이다.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관련 병원을 포함해 당국이 이번 사건에 최우선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