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서 돌발 홍수…등산객 15명 실종
미국 그랜드캐니언 일부 지역을 휩쓴 돌발 홍수로 약 15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홍수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오후 2시30분쯤 브라이트엔젤 캐니언과 팬텀 랜치 일대를 덮쳤다.
현재까지 62명이 헬기로 대피했으며, 추가 구조 작업도 이어질 예정이다. 보고된 부상자는 없다.
친구 두 명과 함께 이날 그랜드캐니언 아래쪽에서 헬기로 구조된 니키 백스(41)는 "모든 상황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BBC에 "날씨가 정말 좋은 날이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스와 친구들은 그랜드캐니언 아래쪽 외딴 숙소인 팬텀 랜치의 한 오두막에 짐을 내려놓은 뒤, 좋은 날씨를 즐기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순식간에 불어난 물이 일대를 휩쓸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자 백스 일행은 곧바로 고지대로 이동해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공원 관리대원들이 다른 절벽 지대로 다시 대피하라고 소리쳤고,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현지시간 오후 9시30분쯤 구조됐다.
백스는 친구 두 명과 팬텀 랜치에서 스테이크 저녁 식사를 할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이제는 공원 관리대원들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살아남은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보기 드물 정도로 체계적인 구조 작업이었다"며 "위험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라고 말했다.
NPS는 당초 보도자료를 통해 실종됐거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20여 명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숫자를 "약 15명"으로 줄여 수정했다. BBC는 NPS에 추가 입장을 요청했다.
NPS는 홍수로 일부 지역이 크게 파손됐으며, 인근 탐방로도 폐쇄됐다고 밝혔다. 백스는 자신과 친구들이 고지대에서 다리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NPS는 지난 29일 브라이트엔젤 크리크를 따라 그랜드캐니언 내부에 있었던 등산객이나 백패커에 관해 아는 사람은 당국에 연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NPS는 또 30일과 31일에 추가로 뇌우와 폭우가 예보돼 있어 "돌발 홍수와 토석류, 낙석이 추가로 발생하고 탐방로와 강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랜드캐니언은 매년 약 500만 명이 찾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 중 하나다. 브라이트엔젤 트레일은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