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슈퍼문 찾아온다… 휴대전화로 달 사진 찍는 방법은?
이번 주 후반 운이 좋게도 날씨가 맑다면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커다란 슈퍼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눈으로 직접 본 뒤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어 사진으로 담고 싶겠지만, 흐릿하고 번진 점처럼 찍힐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여러분의 사진 실력이 형편없다는 뜻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달을 찍기 어려운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보다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팁이 있다.
흐릿하게 번진 얼룩
밤에 달 사진을 촬영할 때 보통 마주하는 첫 번째 문제는 노출 과다이다.
호주 모나쉬 대학교의 마이클 브라운 천문학 부교수는 "달이 워낙 어두운 배경에서 조그맣게 보이기에 사람들은 보통 야간 촬영 모드로 사진을 찍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 사진에 담는 것은 태양 빛을 받고 있는 달이기에, 사실 그곳은 낮이다.
그래서 이렇게 노출이 과하여 흐릿하게 번진 얼룩처럼 사진에 담기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줄일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날이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달을 촬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달은 태양 기준에서 지구의 반대편에 위치하기에, 보름달이 해 질 녘 전에 뜨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래서 슈퍼문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싶다면 해가 진 직후를 노려볼 수도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사진 촬영 가이드에 따르면,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 직후의 땅거미 시간대가 달과 하늘 사이 대비가 너무 크지 않아 촬영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기에 전경의 사물들도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한 달 사진을 찍고 싶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노출을 낮출 수 있다.
브라운 교수에 따르면 야간 촬영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하면 노출을 적절히 조절하며 비교적 선명한 달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혹은 휴대전화의 자동 설정을 해제한 뒤 수동으로 노출도를 낮춰 촬영할 수도 있다.
카메라 전문가 모드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이라면 노출의 두 가지 요소인 ISO(센서의 감도)와 셔터 속도(셔터가 열린 시간)를 직접 조절할 수도 있다.
브라운 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설정을 찾아 조금씩 실험해보라"고 조언했다.
왜 사진에서는 달이 작게 보이나?
맨눈으로 볼 때는 큼지막해도 사진 속에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작게 보일 때가 있다.
이는 일명 '달 착시 현상' 때문일 수도 있다. 지평선에 있는 달을 우리 눈이 실제보다 더 크게 인식하는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가 지평선 위 물체와 나 사이 거리를 예상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혹은 주변 나무나 건물에 비해 달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브라운 교수는 휴대전화 카메라의 설계 목적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휴대전화 카메라는 근접 셀카나 넓은 풍경 등을 담는 데는 매우 뛰어나나, 멀리 떨어진 작은 물체를 찍고자 설계된 게 아니다.
하늘의 동쪽에서 서쪽까지를 180도로 본다면 달의 가로 크기는 고작 0.5도에 불과하다.
브라운 교수는 "일부 (휴대전화 카메라에는) 한 장의 사진으로 거의 90도를 담아내는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달은 전체 사진 속 몇 퍼센트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 아마 50픽셀도 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확대 시 주의할 점
그럼 그냥 확대(줌인)하면 되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카메라는 디지털 방식으로 확대하는데, 이는 그냥 이미지를 잘라서 더 흐릿하게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고급 휴대전화에는 광학 확대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필름카메라나 DSLR처럼 카메라의 초점 거리(렌즈 배율을 결정)를 높여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더 세부 사항이 살아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렇기에 광학 확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이러한 기능이 없다면 휴대전화에 장착할 수 있는 클립형 확대 렌즈를 따로 구입해보는 것도 좋다. 혹은 집에 망원경이 있다면 휴대전화를 망원경의 접안렌즈 바로 위에 위치시키면 된다. 휴대전화 대신 망원경이 광학 확대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작고 저렴한 망원경이라도 수백 픽셀 크기의 달 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며, 심지어 표면의 크레이터 같은 세부 사항도 포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확대를 하면 카메라 흔들림이 더 크게 나타나기에 삼각대를 사용하거나 안정적인 곳에 휴대전화를 올려놓는 게 좋다.
또한 셔터 버튼을 누를 때 휴대전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타이머를 사용하거나, 라이브뷰 모드가 있다면 이를 활용해 볼 수 있다. 또는 유선 헤드폰의 볼륨 버튼을 원격 셔터 버튼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창의적인 사진 찍어보기
광학 확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면 작게 보이는 달에 만족해야겠지만, 그래도 나름 멋진 사진을 얻을 방법이 있다.
브라운 교수는 "전경에 흥미로운 물체를 배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ASA의 수석 사진작가인 빌 잉갈스는 달만 단독으로 찍지 말라고 권한다. NASA 웹사이트 기사 속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런 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기에 "대신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 사진에 장소감을 부여할 방법을 찾아"보면 좋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 모두가 전문가 수준의 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라운 교수에 따르면 일부 휴대전화는 인공지능(AI) 도구를 통해 달 사진을 개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휴대전화 카메라의 작은 렌즈로 가능한 결과물에 비해 기대감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만약 사진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고 싶지만 휴대전화로 아름다운 달을 포착할 기술이 없다면 오히려 휴대전화 고유의 강점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브라운 교수는 "휴대전화는 희미한 대상을 감지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면서 "넓은 화각을 활용하여 달이 아닌 다른 피사체를 촬영하여 멋진 사진을 얻어보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은하수, 오로라, 밝은 혜성 등이 좋은 촬영 대상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