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겨냥한 '지상 습격' 시작
이스라엘군이 1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지상 습격”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헤즈볼라를 향한 지속적인 공세가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북부 이스라엘 공동체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헤즈볼라의 ‘인프라”가 목적이라고 한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국경 인근의 자국 군대가 헤즈볼라를 겨냥해 “공중, 해상, 지상에서” 병력을 동원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며,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돌입할 준비가 됐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헤즈볼라의 2인자는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모든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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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F는 현지 시각으로 1일 새벽 2시 X(구 ‘트위터’)에 게시한 성명서를 통해 이스라엘 북부에서 장갑차와 여러 무기를 보충했으며, 이후 IDF 군인들이 국경을 넘어 이동했다고 확인했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군은 남부 국경에 주둔한 병력을 최소 5km까지 북쪽으로 철수시키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갈란트 국방장관은 국경의 자국 군인들을 향해 이스라엘 군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짧은 영상에서 갈란트 국방장관은 지난 27일 베이루트에서 감행한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제거” 작전은 “매우 중요한 단계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해야 할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며, “공중, 해상, 육상의 모든 병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 지구 전쟁과 함께 헤즈볼라가 로켓포를 발사하며 거의 1년간 국경 지역에서 분쟁이 이어진 탓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북부 주민 수만 명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헤즈볼라는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지역에 광범위한 터널 네트워크, 벙커 등 여러 군사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훈련 수준이 높은 전투원 수만 명을 보유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헤즈볼라의 2인자로 알려진 셰이크 나임 카셈은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의 지상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향해 “최소한”의 공격만 한 것이라면서, 이번 전투가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앞서 무선 호출기 및 무전기 폭발, 잇따른 군 지휘관 암살, 민간인 사상자도 낸 파괴적인 공습 및 베이루트에서 벙커 폭탄을 통한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망 등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기록한 상태다.
지난 30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이자 공항과 가까운 다히에 지역에서는 헤즈볼라 거점 지역을 겨냥한 공습으로 폭발음이 밤하늘을 뒤흔들었다.
해당 공격은 이스라엘 군이 헤즈볼라와 관련 있다고 주장하는 건물에서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한 직후 실시됐다.
레바논 남부의 경우, 국경 근처 아이타 알-샤브 지역에서 집중 포격이 이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울러 시돈 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모여 있던 건물이 피격됐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분쟁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레바논 당국은 지난 2주간 10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최대 10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제 휴전 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국경 침공 계획과 관련해 편안한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여러분보다 현 상황에 대해 더 많이 자각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멈추면 편안할 것”이라고 답했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30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했으며, 미 국무부와 함께 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고 설명했다.
라미 장관과 블링컨 장관 모두 휴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7일 헤즈볼라의 팔레스타인 측 동맹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해 간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긴급 UN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셉 보렐 EU 외교 고위대표는 “추가적인 군사 개입은 상황을 극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내 하마스 수장인 파테 셰리프 아부 엘-아민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 군은 셰리프가 “헤즈볼라 대원들과 함께 레바논 내 하마스의 테러 활동을 조율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팔레스타인 해방대중전선(PFLP)’은 지난 30일 베이루트 중심 콜라 지역을 노린 또 다른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대원 3명이 숨졌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사망한 이들은 군 보안 책임자인 모하메드 압델-알 군 사령관인 이마드 오데, 전투원 압델 라흐만 압델-알이라고 한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MSF)’의 레바논 통신 담당자인 지난 사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콜라 지역의 공습 이후 “어디가 안전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늘 안전한 곳일지라도 1시간 뒤, 혹은 내일이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국경을 넘나드는 분쟁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의 무장 세력 하마스가 전례 없이 이스라엘을 기습한 다음 날부터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며 이스라엘 진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