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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란 무엇이며 트럼프가 관세를 이용하려는 이유는?

2025.03.04
미국의 국경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은 "미국을 착취하기 위해" 결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26일(현지시간) EU에서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3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 늦춰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관세'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나?

관세란 외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말한다.

외국 상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기업들이 정부에 관세를 납부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들여오는 상품 가격의 일정 비율로 부과된다. 그래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관세는 10달러짜리 제품에 1달러의 추가 요금이 붙게 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관세 비용의 전부 혹은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트럼프는 왜 관세를 이용하나?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계획의 핵심이다. 대선 운동 당시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국에 대한 수입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세수를 늘리고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이 불법 이민자 유입을 중단하고, 유해한 펜타닐 및 기타 마약류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과감하게 조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타닐은 매년 미국에서 과다 복용으로 수만 명이 숨진다고 알려진 화학물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의 출처가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에서 생산되어 멕시코 범죄조직이 이를 밀반입하고, 캐나다에서 펜타닐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의 양은 전체의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어떻게 적용되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두 금속에 대한 25% 관세는 아무런 예외 없이 3월 12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수입국이다. 주요 공급국은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이다.

캐나다는 2024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알루미늄의 50% 이상을 공급한 국가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미국 철강업체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들은 이번 관세로 인해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이번 관세는 "무척 정당하지 않다"면서 조속히 보복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1기 행정부 첫해인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호주, 캐나다, 멕시코를 포함해 여러 국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당시 이 같은 면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관세로 인해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의 평균 가격은 각각 2.4%와 1.6% 상승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중국, 멕시코, 캐나다산 수입품은 2024년 기준 미국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가 발효되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800달러(약 115만원) 미만의 소액 상품은 면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조치에 맞서 중국 또한 자체 관세 보복에 나섰고, 지난 10일부터 발효되었다.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 제품에 대한 관세 15%와 원유, 농기계, 대형 엔진 자동차에 대한 관세 10% 등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모든 캐나다산 수입품에도 원래 지난 4일부터 관세 25%가 부과될 예정이었으나, 한 달 뒤로 연기되었다.

캐나다 정부 또한 1550억캐나다달러(약 155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 25% 부과 계획을 밝혔으나, 마찬가지로 잠시 유예했다.

트뤼도 총리는 "국경 지역에 새 헬기, 첨단 기술 장비, 순찰 인력을 추가"하고,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한 자원도 늘리기" 위한 "13억캐나다달러 규모의 국경 계획"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경 보안 개선 계획은 이미 앞서 대부분 발표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예 조치를 통해 미국은 "캐나다와 최종 경제 협상을 체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계획도, 이에 대한 멕시코의 새로운 보복 조치도 유예되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마약, 특히 펜타닐의 밀거래를 막고자" 미국-멕시코 국경에 방위군 1만 명을 배치하는 데 동의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로의 고성능 무기 밀반입을 막는 데 더욱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첫 내각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4월 2일까지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은 3월 4일이라는 기한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인했다.

관세의 영향을 받는 상품은 무엇이며, 가격이 비싸질까?

다음 달 4일부터 800달러가 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모든 철강에는 25%의 세금이 부과되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수입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충당하고자 미국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실현되면 이 두 국가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의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부품은 차량이 완전히 조립되기 전에 미국, 멕시코, 캐나다 국경을 여러 번 넘나들기 때문이다. 금융 분석 기관 'TD 이코노믹스'는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자동차 가격이 평균 3000달러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관세
BBC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멕시코산 상품으로는 과일, 채소, 주류, 맥주 등을 꼽을 수 있다.

철강 외에도 캐나다산 목재, 곡물, 감자 등의 가격도 인상될 수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수입품에는 25%가 아닌 1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2018년 대비 세탁기 가격이 34% 인상되었다. 그러다 관세 조치가 종료되자 다시 가격은 내려갔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더 광범위한 무역 전쟁을 촉발하여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영국 경제 분석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2.9~4%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과 유럽은 관세를 내야 할까?

트럼프는 이전에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선을 넘었다"고 말했으나,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도 했다.

영국은 미국에 의약품, 자동차, 과학 기기 등을 수출하고 있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영국은 대미 무역에서 수출보다 수입량이 더 많기에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발표 후 더글러스 알렉산더 무역정책장관은 의회 연설을 통해 영국은 "굴복하는 반응이 아니라 "냉정하고 침착한" 대응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6일 열린 첫 내각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EU 상품에 대한 제재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 비율은) 일반적으로 25%가 될 것이며 자동차 및 기타 모든 품목에 적용될 것"이라고 답했다.

2024년 기준 미국의 대EU 무역 적자는 2130억달러로, 트럼프는 과거 이에 대해 "참극"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럽위원회는 "부당한 관세에 대해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 업체 '할리 데이비드슨'과 미국의 주류 제조 업체 '잭 다니엘스' 같은 기업들은 과거 EU 관세에 직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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