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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을까?

2025.04.15
해변에서 얼굴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젊은 여성의 모습
Getty Images

태양빛은 발암 물질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올바른 자외선 차단제 사용법은 무엇일까.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로 유명하다. 흑색종 피부암 사례 중 80% 이상이 일광 화상에 의해 발생하며, 이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발생하는 새로운 피부암 사례는 약 150만 건에 달하며, 이 수치는 2040년까지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명백한 사실 관계가 존재하며, 햇빛 노출의 위험성에 대한 공중 보건 경고가 거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어떻게, 언제 발라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의과대학의 리차드 갤로 교수는 햇빛에 노출되면 자외선이 피부 세포 내 DNA, 단백질 및 기타 분자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물론 자외선에 적당히 노출될 경우 피부 세포의 비타민 D 생성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노출될 경우 피부는 멜라닌을 생성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시작한다.

갤로 교수는 "햇빛 노출량이 지나치면 피부가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해 화상을 입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세포 내 DNA가 손상되어 조기 노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외선 노출은 가장 흔한 피부암의 주요 발병 원인이다.

갤로 교수는 "SPF 지수가 낮은 자외선 차단제는 햇빛 노출을 약간 줄여준다"면서 "그러나 (햇빛으로 인한) 모든 유해한 영향 대부분이 그대로 유지된다. 햇빛은 적게 노출될지라 하더라도 잠재적으로는 결국 발암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해변의 파라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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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피부 손상 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옷으로 피부를 가리고 그늘에서 지내는 것도 중요하다

SPF 지수란 무엇이며, 얼마나 높아야 할까?

SPF란 '자외선 차단 지수'를 의미하며, 자외선 차단제 제품 외부에 표시된 숫자는 해당 제품의 차단 효과가 사라지기 전까지의 자외선량을 나타낸다.

따라서 SPF 지수가 높을수록 피부를 더 잘 보호한다.

그러나 SPF 자외선 B 차단 지수만을 나타낼 뿐, 자외선 A 차단 지수(이에 대한 부분은 후술)는 따로 존재한다.

한편 우리가 노출되는 자외선량은 하루 동안 변화해서 태양의 광선이 강해질수록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받게 된다. 햇빛은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가장 강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최선의 방법은?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바른 직후부터 자외선 차단 효과가 나타나긴 하나, 10분 정도는 있어야 안정화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통 야외로 나가 햇빛에 노출되기 20~30분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권장한다.

아울러 사용자 대부분이 자외선 차단제를 적정 용량보다 적게 바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에 한 번 더 덧바르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참가자 31명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보라고 요청했다. 이들에게 자외선을 비추자 2번 바를 경우 처음 발랐을 때 놓친 피부의 표면적이 줄어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또한 전문가들은 땀을 흘리거나, 물에 젖거나, 피부가 옷이나 모래에 닿은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바르라고 조언한다.

영국 리즈 대학에서 지속가능한 재료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블랙번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를 보습제와 같은 다른 피부 제품과 함께 섞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자외선 차단제 대부분이 아연 산화물과 같은 금속 나노 입자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성분들이 다른 성분들과 반응하면서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랙번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4~9월에는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 대부분이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효과가 있으나, 다른 브랜드의 자외선 차단제와 병용하거나, 다른 피부 제품과 섞어 쓰지 말라는 게 블랙번 교수의 조언이다.

미국과 영국의 자외선 차단제는 서로 다를까?

영국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분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일반 의약품으로 취급되기에 모든 성분은 긴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로 인해 새로운 제품이 승인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화장품으로 분류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잠재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새 제품을 승인하는 데 더 오래 걸리기에 일부 미국의 자외선 차단제는 EU의 더 높은 자외선 A 보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창문을 통해서도 자외선이 들어올 수 있을까?

갤로 교수에 따르면 유리는 가장 위험한 자외선 B를 차단해주기는 하나 여전히 낮은 수준의 손상을 유발하는 햇빛은 통과한다.

그렇기에 유리창을 통해서라도 햇빛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노화에 따라 눈에 보이는 피부 변화의 90%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자외선 A는 유리창을 통해서도 피부에 노출될 수 있다.

파란색 긴팔 티셔츠를 입고 스프레이형 선크림을 뿌리고 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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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A, B를 모두 차단해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자외선 차단제에도 사용기한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제는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지만, 일반적으로 구매한 날로부터 최대 3년 동안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자외선 차단제 제품 겉면에는 개봉 후 사용 가능 기간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은 유통기한이 명시되지 않은 모든 자외선 차단제 제품에 구매 후 최소 3년 동안 사용 가능함을 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직사광선이나 과도한 열에 노출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한다.

사용기한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제품의 색상 등 혹시 변한 것은 없는지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차량 내부와 같은 뜨거운 실내 환경이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 등에 보관하지 않는 것도 성분의 분해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 D 생성을 방해할까?

비타민 D는 칼슘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 D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으나,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 D 흡수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독성 물질이 있나?

일각에서는 자외선 차단제에 인체에 축적되어 해를 끼칠 수 있는 성분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영국, 유럽연합(EU), 미국에서 승인된 자외선 차단제에 사용되는 성분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자외선을 차단하는 이점이 잠재적인 위해보다 훨씬 크다는 증거들도 존재한다.

갤로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특정 성분에 대한 민감하거나 알레르기성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갤로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 내 독성 물질을 둘러싼 소문은 과장된 부분이 많으며, 태양빛 자체의 독성 효과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면서 "지시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하면 안전하며, 피부암에 걸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동동물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여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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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 관련 단체들은 외출하기 20~30분 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권장한다

성인 기준 적정 자외선 차단제 사용량은?

FDA는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2mg/cm² 정도 바를 것을 조언한다. 즉 이보다 적은 양을 바르면 제품에 표시된 보호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양은 평균적인 크기의 성인 얼굴과 몸을 기준으로 티스푼 6개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보다 훨씬 더 적게 바르기에 필요한 보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유아 및 아동 기준 적정 자외선 차단제 사용량은?

아동의 피부는 자외선에 특히 민감하므로 햇빛 차단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6개월 미만의 유아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서는 안 된다. 대신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아야 하며, 헐렁한 옷을 입히고 그늘에 있게 해야 한다.

2세 아동에게는 2티스푼, 5세 아동에게는 3티스푼, 9세 아동에게는 4티스푼, 13세 아동에게는 5티스푼 정도의 차단제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13세 이상일 경우 매일 2시간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줄 것을 권장한다.

어떤 종류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할까?

제품 설명서에 '자외선 A, B 모두 차단 가능'이라고 적혀 있으며 SPF 지수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의 자외선 A 차단 수준을 표시하는 지수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지역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지수가 달라진다.

첫 번째는 PA 등급 시스템입니다. 자외선 차단제에 'UVA-PF' 또는 'PPD'로 표시되곤 한다. 이 등급에서는 가장 높은 보호 수준이 'PA++++'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6배 더 보호된다는 의미다. '+'의 수가 적을수록 보호 수준도 낮아진다. 이 등급 시스템은 미국과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UVA 별점 등급이다. 원형 기호 안에 'UVA'라는 글자와 함께 별이 1~5개까지 들어가 있다.

이 별점 등급은 자외선 B 차단 효과에 비례한 자외선 A 차단 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UVA 5등급인 SPF 50 자외선 차단제는 같은 UVA 5등급의 SPF30 자외선 차단제보다 보호력이 더 높다. 이 등급은 영국과 유럽에서 흔히 사용된다.

블랙번 교수는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하며, 옷으로도 피부를 가리라고 조언했다.

피부암 관련 단체들은 일 년 내내 외출 시에는 노출되는 모든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더라도 햇볕 노출 시간 제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선크림과 선블록의 차이점은?

선크림(sunscreen)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로서, 자외선을 흡수한다.

반면 선블록(sunblock)은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로서, 피부에 닿기 전 자외선을 차단하여 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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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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