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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떤 무기를 우주에 배치했을까?

27분 전

최근 미국이 지구 궤도에 우주 무기를 배치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우주에 실제로 어떤 무기가 배치돼 있으며, 강대국들의 우주 경쟁 속 이러한 무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측은 이번 발표에서 자세한 내용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트로이 메인크 미 공군장관은 적의 공격이나 적대적인 행동으로부터 미군을 보호하는 데 "궤도상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해당 무기의 성능이나 궤도에 배치된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무기는 도대체 무엇이며, 우주 군사 개발은 전반적으로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또 미국 외에 비슷한 무기를 보유한 나라는 어디일까.

우주 시대가 시작된 이래로 우주는 줄곧 군사화됐다. 1960년대 후반, 소련은 우주에 무기를 배치했다. '이스트리베텔 스푸트니코프(IS, '위성 파괴자'라는 뜻)' 프로그램에 따라 다른 위성, 주로 미국 위성들의 궤도에 파편을 퍼뜨리는 위성들을 우주로 올려보냈다.

오늘날 군사 선진국들은 정찰, 보안 통신, 미사일 발사 탐지, 정밀 타격을 위한 위치 정보 제공 등 다양한 목적으로 우주에 위성을 배치하고 있다.

전쟁 관련 기술이 더욱더 발달하는 현재, 분석가들은 우주에서의 군사 장비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주 쓰레기
Getty Images
일부 우주 무기는 대량으로 파편을 흩뿌리며 상당한 파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군사과학 부연구원이자 더럼 대학교에서 우주정치학을 가르치는 블레딘 보웬 박사는 최근 미국이 발표한 우주 무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추측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BBC 라디오 4의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전자전 또는 전파 방해 플랫폼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마도 비파괴적인 형태의 대위성 무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무기는 이미 지구상에도 존재하며, 위성 통신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선 통신을 차단하면 (상대의) 위성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됩니다."

다만 보웬 박사는 파편을 흩뿌리며 상당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 더 위험하고 파괴적인 유형의 무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가능성은 낮지만, 일종의 동력 요격체일 수도 있다"는 그는 "즉, 발사체를 방출해 위성에 직접 충돌시키는 우주비행체"라고 덧붙였다.

혹은 "목표 위성을 근접 거리에서 조사하고 포획하는 유형의 우주비행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경쟁국들이 이미 지구 궤도에 유사한 무기를 배치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RUSI 연구원 출신으로 현재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소속인 줄리아나 수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모두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경우, 공궤도 무기 시험인 듯한 몇몇 움직임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궤도에서의 시험 목적으로 발사체를 발사한 듯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죠."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무기를 발사했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미국의 이번 (무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궤도에서의 무기 배치가 이례적일 수는 있겠지만,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같은 경쟁국들 역시 이미 오랫동안 우주로 발사하는 무기를 보유해왔다.

보웬 박사 또한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주 군비 경쟁을 경고한 미국의 발표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지적하며, 이를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는 꼴"이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라면 …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내놓는 그런 지적들이 얼마나 공허한지 잘 알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인도까지 모두 각기 다른 종류의 대위성 무기나 대우주 무기를 개발해 왔다"는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무기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많은 기술을 우주에 배치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 국가의 위성에 바짝 접근해 주변을 맴도는 등 궤도상에서 다른 우주 물체에 접근해 가까운 거리에서 운용하는 '랑데부·근접운용(RPO)' 기동을 확대해왔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러시아 국방 및 안보학 부교수인 로드 손튼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론적으로 이러한 RPO (위성)들은 다른 위성을 향해 물리적으로 달려들어 충돌하거나 궤도 밖에서 밀어내는 방식으로 '사냥꾼-킬러' 위성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웬 교수 또한 중국은 "우주에서의 견인 능력"을 입증했다며, "우주발사체가 (목표) 위성 가까이 접근해 이를 포획한 뒤 다른 궤도로 보내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은 작동중인 위성을 무력화하지만,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우주 무기는 막대한 양의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킹스 칼리지의 우주 안보 및 무기화 전문가인 마크 힐본 박사는 2007년 중국이 실시한 것과 같은 직접상승위성요격미사일 시험은 지구 궤도에 엄청난 양의 파편을 남기며, 이 파편들은 매우 오랫동안 우주 공간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스 연구원에 따르면 당시 시험으로 발생한 파편은 여전히 궤도에 남아 있으며, 위험하다.

수스 연구원은 "궤도를 맴도는 물체들의 속도를 고려할 때, 거대한 금속 조각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핵 위협

손튼 박사는 러시아가 우주 무기와 위성 분야에서는 뒤처질 수 있지만, 이를 미사일 능력으로 만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 저궤도 (위성을) 타격할 수 있는 지상 발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고고도를 나는 전투기로 대위성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관점에서 볼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 군 보다 훨씬 더 좋은 위성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에, 이들은 '전장에서의 균형'을 위해 대위성 미사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어 손튼 박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러시아는 우주로 핵무기를 발사할 수도 있다. EMP가 폭발하면 넓은 지역에 걸쳐 방호 처리가 되지 않은 모든 위성들이 '튀겨질' 것"이라며 엄중한 경고도 내놨다.

그렇다면 우주 핵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상에서도 핵 전쟁이 벌어진 경우에만 일어날 것이다.

보웬 박사는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지상과 분리돼) 단독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무언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미 우주에서 사용되는 무기가 오랫동안 존재해왔음에도, 왜 미 정부는 하필 최근 이러한 발표를 했을까.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 자체가 중대한 변곡점이기보다는 정치적 신호에 가깝다고 말한다.

보웬 박사는 이것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했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군대를 현대화하고 있다"는 그는 "우주에 훨씬 더 많은 군사 위성을 배치했으며, 미군이 추적하고 타격할 가치가 있는 표적도 훨씬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우주에서 취약점이 높아졌기에, 현재 미국으로서는 우주 무기를 개발할 동기가 훨씬 더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흥미로운 아이러니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손튼 박사는 중국이나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보유 위성 수가 극히 적기 때문에, 우주 전쟁이 일어나면 러시아가 "최대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주전에는 "우주로 발사되는 미사일, 위성을 밀어내거나 파괴하도록 설계된 위성과 지상 기반 레이저"가 전쟁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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