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교황 AI 합성 이미지…가톨릭 '조롱 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 복장' AI 합성 이미지를 올리며 일부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밤(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올린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흰색 사제복에 주교관을 쓰고, 목에 큰 십자가를 건 채 엄숙한 표정을 지은 모습이 담겼다.
해당 이미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월 21일 선종한 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애도에 잠기고, 새 교황 선출을 앞둔 가운데 게시됐다.
이에 뉴욕주 가톨릭협의회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님, 이 이미지에는 재치도, 재미도 없습니다"라며 "우리는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를 막 치렀고, 추기경들은 곧 새로운 베드로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엄숙한 콘클라베에 들어갑니다. 저희를 조롱하지 마세요"라고 밝혔다.
이번 게시물은 그가 며칠 전 기자들에게 "나도 교황이 되고 싶다"고 농담한 데 이어 올라왔다.
가톨릭 신앙을 조롱했다는 비난을 받은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낙태 찬성 연설을 듣던 중 십자성호를 그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바티칸은 7일부터 시작되는 차기 교황 선출을 준비 중이다.
이탈리아 좌파 성향의 마테오 렌치 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강하게 비판했다.
렌치 전 총리는 X에 "이 이미지는 신자들을 모욕하고, 제도를 조롱하며, 우파 세계의 리더가 광대 짓을 즐긴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반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청을 조롱했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대통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애도를 표하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향했다"며 "그는 가톨릭과 종교의 자유를 굳게 옹호해 온 인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