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중국 티베트 지진: 밤까지 이어진 생존자 수색

1일 전
무너진 집 꼭대기 잔해 더미 옆에 사람들이 서 있다
Reuters
중국 티베트 지진으로 건물 3000여 채가 피해를 입었다

중국 티베트 지역의 에베레스트 인근 외딴 지역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126명이 사망하고 건물 3000여 채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7일 오전 9시경 히말라야 산기슭 르카쩌(시가체)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는 188명이다.

밤사이 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존자들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대규모 구조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지역은 주요 지질 단층대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해도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발생한 지진 중 인명 피해 규모가 크다.

'미국 지질 조사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진원 깊이 10km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이번 지진은 티베트와 인접한 네팔, 인도 일부 지역에서도 감지되었다.

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티베트의 성지로 알려진 시가체의 가옥들이 파괴되고, 건물들이 무너지는 모습이 담겼다. 구조대원들은 건물 잔해를 헤치고 지역 주민들에게 두꺼운 담요를 나눠준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히말라야 북쪽 산기슭에 자리한 진앙 근처인 딩르현의 이날 기온은 해가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영하 8도까지 내려갔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운영하던 슈퍼마켓이 파괴되었다는 상지 당지(34)는 광범위한 지역의 민가가 피해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AF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곳의 집들은 흙으로 지어졌기에 지진 발생 시… 수많은 집들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온종일 구급차가 사람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영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 7시 기준 건물 약 3609채가 무너져 지낼 곳을 잃은 이들이 수천 명에 달할 수도 있다.

시가체 소재 한 호텔 투숙객은 중국 '펑미안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흔들림 때문에 잠에서 깼다면서 양말을 집어 들고 거리로 달려 나갔으며, 헬리콥터가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다.

이 남성은 "침대가 들썩이는 것 같았다"면서 티베트에서 최근 몇 차례 작은 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지진임을 즉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자들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이 지역은 현재 전력과 수도 공급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지진 발생 후 처음 몇 시간 동안 약 40회의 여진이 이어졌다.

CCTV는 지진의 규모가 6.8로 약간 작았다고 보도하며 "명백한" 진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장하이쿤 '중국 지진 네트워크 센터' 연구원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규모 5 정도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수는 있으나, "더 큰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네팔과 중국을 가르는 에베레스트산 기슭에 위치한 딩르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려는 등반가들에게 인기 있는 거점이다.

현지 관광청 직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일 오전 예정되었던 이 지역 에베레스트 관광 투어가 취소되었으며, 관광 지역이 완전히 폐쇄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관광 구역에는 방문객 3명이 있었는데, 모두 안전을 위해 야외로 대피했다고 한다.

한편 인구 80만 명의 시가체 지역은 달라이 라마에 이어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로 여겨지는 판첸 라마가 전통적으로 거주했던 곳이다.

환생한 판첸 라마로 확인된 티베트인 게둔 최키 니마는 여섯 살 때 중국 당국에 의해 실종됐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판첸 라마를 임명했다.

망명한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이번 지진 소식에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달라이 라마는 "목숨을 잃은 분들을 위해 기도하며, 부상당한 모든 이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는 지난 1959년 티베트를 떠나 인도로 망명했으며,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반발하는 티베트인들이 대안적 권력자로 여기는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중국이 자체적으로 차기 달라이 라마를 선택하리라 본다.

무너진 건물 앞에 모인 네팔 주민들
Getty Images
아직까지 사상자가 보고되지 않은 네팔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중국 공군은 피해 지역에 구조 인력과 드론을 투입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피해 주민들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수색 및 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한편 네팔 국가긴급운영센터 관계자는 네팔에서도 강한 진동이 느껴졌으나, 큰 피해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BBC 뉴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미한 피해와 주택 균열만 보고됐다"고 전했다.

네팔은 인도와 유라시아 지각판이 만나는 주요 단층선에 위치해 지진 활동이 빈번한 지역이다. 지난 2015년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9000여 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다쳤다.

현지시간 7일 오전 카트만두 주민들을 집 밖으로 뛰쳐나오게 만든 이번 지진은 당시 끔찍했던 재난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카트만두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만주 뉴파네는 BBC 네팔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지진 당시에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면서 "오늘은 그때만큼 무섭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대지진이 발생해 높은 건물 사이에 갇히게 될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