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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전직 래퍼' 출신 발렌드라 샤 총리는 누구인가?

2시간 전
발렌드라 샤
Getty Images
발렌드라 샤는 네팔의 언더그라운드 랩 업계에서 처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청년 주도 시위로 총리가 사퇴한 네팔에서는 시위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에서 래퍼 출신 정치인 발렌드라 샤(35)가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두며 총리에 취임했다.

35세인 그의 인기는 네팔 정치계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변화를 약속하는 그의 공약은 부정부패, 족벌주의, 엘리트 지배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샤(활동명 '발렌')는 2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앞두고 네팔의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메시지를 담은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분열되지 않은 네팔, 이번에는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그의 랩 가사가 담긴 이 곡은 공개 몇 시간 만에 조회수 200만 회를 돌파했다.

음악을 통해 조국의 부정부패 및 기타 사회 문제를 비판하던 그의 언더그라운드 래퍼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수도 카트만두의 시장으로도 3년간 일한 바 있는 샤는 '라스트리야 스와탄트라당(RSP)'의 총리 후보로 나섰고, 이달 치러진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지지자들은 그를 변화의 상징, 네팔 구체제의 그늘에서 벗어날 인물로 바라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과 4년 밖에 안 된 RSP당이 과연 대담한 공약들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반항적인 래퍼

샤는 1990년 카트만두 나라데비에서 아유르베다(전통 의학) 치료사인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 사이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현재 그는 결혼해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샤는 카트만두, 이후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에서 공학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던 2013년, 그는 네팔에서 열린 인기 랩 대회에서 우승하며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의 날카로운 가사는 억압받고 소외됐다고 느끼는 세대의 좌절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로도 부정부패와 사회 불평등을 비판하는 곡을 잇달아 발표하며 명성을 쌓았다. 사각형 검은색 선글라스, 검은색 재킷과 바지 차림으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차림새를 완성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발리단'은 유튜브에서 140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희생'이라는 뜻의 이 곡에는 "우리가 해외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팔아넘기는 동안 공무원들은 3만루피(약 30만원)의 월급을 받고 30개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저 멀리 바다 건너 일하는 사람들의 빚은 누가 갚아주는가"라는 가사가 담겨 있다.

2022년, 정치 신인이었던 그는 카트만두 시장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수십 년간 이 자리를 지켜온 기존 정당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했다.

시장 재임 기간에는 도시 환경을 정비하고, 토착 문화 유산을 보존하며, 부정부패를 척결하고자 힘썼다. 아울러 불법 건축물 철거를 추진하며 논란을 일으켰는데, 교통 체증 완화에는 도움이 됐으나, 노점상과 무허가 주택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총선에 나서다

지난해 9월,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위 당시에도 샤의 메시지는 네팔 청년들의 공감을 얻었다. 사망자 중 상당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발포로 숨진 이들이었다.

정부의 SNS 금지 조치로 촉발된 소요 사태는 이후 부정부패와 실업률, 경기 침체에 대한 대중의 분노로 확산했다.

시위대는 샤의 노래 '네팔 하세코', 즉 '웃는 네팔'을 자신들의 상징곡으로 삼았다.

"나는 네팔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네팔 사람들의 마음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네팔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네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는 가사는 몇 주 동안 수많은 거리와 가정집에서 울려 퍼졌다.

네팔 정부의 주요 행정 건물인 싱하 두르바르에 모인 시위대의 모습
Getty Images
샤의 메시지는 지난해 9월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청년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그는 올해 선거 운동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을 선보였다. 언론의 노출도, 인터뷰도 피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전략 덕분에 그가 과거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도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대신 샤는 SNS를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전면적인 반부패 정책과 사법 개혁, 일자리 120만 개 창출 등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 전략은 효과를 거두었다. 지난 5일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치 엘리트와 뿌리 깊었던 권력 구조를 뒤흔들었다.

심지어 오랫동안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전 총리의 텃밭이었던 '자파 5' 선거구에서도 그를 앞질렀다.

논란과 도전과제

하지만 그의 행보에는 논란도 있었다.

시장 재임 시절, 인권운동가들은 그가 카트만두의 도로를 정돈하고 무허가 영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경찰력을 과하게 동원해 노점상들을 몰아냈다고 비판한다.

샤의 선거 캠프는 이와 관련한 BBC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이러한 우려를 제기한 단체 중 하나인 '휴먼라이츠워치'는 BBC에 이는 성과를 빨리 보여주고 싶어 하는 신임 지도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미낙시 강굴리 아시아 부국장은 "총리로서는 법치주의 질서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샤는 SNS에서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11월, 그는 페이스북에 미국, 인도, 중국, 그리고 RSP를 포함한 여러 네팔 정당들을 지목하며 욕설이 섞인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곧 삭제됐고, 그는 이후 올해 1월 RSP에 합류했다.

한편 이러한 논란 외에도, 샤와 당 지도부는 변화를 갈구하는 유권자들의 엄청난 기대는 물론 수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해있다. 자국민 수백만 명이 일하는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 네팔 내 만성적인 실업과 불안정한 경제 문제, RSP의 집권 경험 부족 등이 포함된다.

이는 지난 2025년 이전 정부를 무너뜨린 유혈 시위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위원회는 올리 전 총리에 대한 기소를 권고했으나, 위원회의 권고를 어떻게 이행할지는 새로 집권하게 된 RSP의 결정에 달려 있다.

추가 보도: 아자데 모시리 남아시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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