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열차 사고: '정말 끔찍했다' …목격자들이 전하는 참상
태국 북동부 나콘라차시마주 반 타논 코트 지역 주민들은 열차의 굉음에 익숙하다. 이 외진 마을에 철도는 주요 도시와 연결해주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지난 14일(현지시간) 이 평범한 소음은 비극으로 끝났다.
학교 자원봉사자인 피차야 프로메나드(32)는 "이날 소음이 비정상적으로 컸다. 정말 엄청나게 큰 충돌 소리였다"고 회상했다.
"파란색 크레인이 미끄러졌습니다. 잠시 멈추는 듯하더니 갑자기 뒤집혔습니다."
이날 건설용 크레인이 달리는 여객 열차 위로 넘어지면서 최소 32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쳤다. 희생자 대부분은 학생과 근로자였다.
BBC가 이날 저녁 현장에 도착하니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찌그러진 기차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었다. 기차 일부는 참혹하게도 완전히 으스러진 상태였다.
프로메나드는 "기차가 망가진 모습은 마치 숟가락으로 파낸 케이크 조각 같았다"고 묘사했다. 그는 기본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바 있어 일부 부상자를 돌볼 수 있다.
"(객차 안에는) 할머니 한 분이 뒤집힌 채 매달려 계셨고 … 오른팔이 부러진 듯한 다른 여성이 이 할머니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해 열차의 객차 한 곳에서 불이 나며 구조 작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크레인과 유압 절단기를 이용해 잔해에 갇힌 승객들을 빼내고 있다.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펜폰 품잔투엑은 "사람들이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소리 질렀으며, (열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열차에서 기름이 사방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두려움과 용기 사이에서 갈등했다"고 털어놓았다.
품잔투엑은 BBC 태국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생각만 하면 무섭다"면서 "그 순간이 생생히 생각난다.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현장으로 달려가 사람들을 도왔다. 사람들은 울고 있었다. 정말 끔찍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14일), 당국은 1세 아기, 85세 노인 등이 부상당했으며, 이 중 7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지 주민인 수판 임찬트릭(52)은 이 1세 아기를 도운 사람 중 하나다. "아기는 간신히 숨만 쉬고 있었다"고 한다.
"죽은 이들도 목격했습니다 … 이들의 시신은 그곳에 누워 있었습니다. 다친 이들도 있었습니다. 사건 현장에 다들 있었습니다.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한편 사고를 낸 크레인은 방콕과 라오스를 거쳐 중국 남서부까지 연결하는, 중국이 지원하는 54억달러(약 7조9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의 일환인 고가 철도 건설에 동원된 장비였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직도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총리는 조사를 촉구했으며, '태국 국영철도공사'는 사고가 발생한 철도 구간을 담당하던 건설회사인 '이탈리아-태국 개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 3월 지진 당시 방콕에서 다른 건물들은 멀쩡했던 가운데 유일하게 붕괴한 초고층 빌딩을 건설한 곳이기도 하다.
방콕 까셋삿 대학교에서 공학을 가르치는 아몬 피만마스 교수는 이번 참사의 원인이 자연적인 원인보다는 인위적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날은 폭풍우나 홍수도 없었으며, 열차 밑으로 지하철이 지나가며 생기는 유의미한 진동도 없었기에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거의 배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태국은 안전 기준과 규정의 미흡한 시행으로 인해 치명적인 건설 사고가 잦은 나라다.
2023년에는 동부 지역에서 화물열차가 철로를 건너던 픽업트럭과 충돌해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7년간 방콕에서 남부 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 개선 공사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고가 발생해 약 1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추가 보도: 켈리 응(싱가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