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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주스 한 잔의 놀라운 효능

1일 전
오렌지와 오렌지 주스
Getty Images

매일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상적인 아침 식단을 떠올리면 갓 짜낸 차가운 오렌지 주스 한 잔이 빠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달콤한 감귤류 음료는 오랫동안 '건강에 해롭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오렌지 자체는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지만, 전문가들은 음료 형태의 오렌지 주스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혈당 급상승이 반복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고, 그 결과 당뇨병과 심장병, 비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오렌지 주스가 당분 함량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오렌지 주스를 오해해 온 이유

수만 명을 장기간 추적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감귤류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연구 대부분은 과일 섭취량만을 조사했을 뿐, 과일 주스 섭취량은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과 주스로 마시는 것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다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영양학자 페데리카 아마티는 "문제는 섭취 속도"라고 지적한다.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오렌지 두세 개가 필요한데, 이를 통째로 먹을 경우 씹고 삼키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에 오렌지 두세 개를 먹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반면 주스로 마실 경우 같은 양을 몇 초 만에 섭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째로 먹는 과일에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당분이 혈류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반면 오렌지 주스는 과일을 으깨고 거르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식이섬유가 제거된다.

오렌지 주스, 블루베리, 씨리얼, 사과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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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주스는 다소 부당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이로 인해 한 사람이 통 오렌지를 먹었을 때와 오렌지 주스를 먹었을 때의 혈당 변화는 차이가 난다. 아마티는 "오렌지 주스의 당분이 섬유질로부터 분리되어 입과 위에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은 혈당이 상승해도 인슐린을 통해 이를 조정한다. 하지만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오렌지 주스 한 잔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다만 아마티는 "과일 주스가 혈당을 올리지만, 갓 짜낸 주스라면 비타민 C 등 생리활성 영양소도 그 안에 포함돼 있다"며 "당분만 따져서 유불리를 판단하지 말고, 식단 전체 맥락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과 뇌 건강에 대한 이점

오렌지 주스에는 당분이 많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자료도 있다. 예를 들어, 10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RCT)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500ml 오렌지 주스 섭취가 혈당 수치 개선, 인슐린 기능 향상, '나쁜'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감소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들이 수 주간 매일 오렌지 주스를 마신 것만으로도 수축기 혈압이 낮아지고, '좋은'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했다는 메타분석도 있다.

심장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오렌지 주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연구에서 30~45세 건강한 남성 24명이 100% 오렌지 주스 240ml 또는 같은 칼로리의 당분 음료를 마신 후, 인지 기능과 기분 변화를 측정했다. 오렌지 주스를 마신 그룹은 인지 능력이 향상되고 주관적 각성감도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영국 리딩 대학의 영양 신경과학 교수 다니엘 램포트는 "오렌지 주스가 아닌 다른 당분 음료를 먹은 집단은 하루 동안 인지 기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저하되다가 특히 6시간 후에는 심각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하루가 저물어갈수록 점점 더 피로해지고 지치는 현상과 일치합니다."

오렌지를 짜고 남은 껍질 옆에 오렌지 주스 한통과 잘려진 오렌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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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를 통으로 먹는 것과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의 건강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오렌지 주스를 마신 참가자들은 비교적 집중력과 각성 상태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 비해 오렌지 주스 한 잔이 단기적으로 뇌 기능과 집중력 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램포트 연구팀은 또 60~81세의 건강한 노인 37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매일 오렌지 주스 두 잔 또는 유사한 열량의 음료 두 잔을 섭취하도록 한 뒤 인지 기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오렌지 주스를 마신 노인들의 인지 기능이 위약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에는 이처럼 건강에 이로운 다양한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면역력 강화와 철분 흡수를 돕고 피부 콜라겐 생성에 기여하는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엽산과 칼슘, 칼륨, 티아민(비타민 B1) 등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도 함유하고 있다.

항산화 효과

오렌지의 심장 및 뇌 건강 효과는 플라보노이드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플라보노이드는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식물성 화합물로, 강한 항산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세포를 손상시키고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고반응성 화학물질인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역할을 하며,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페데리카 아마티는 "염증은 우리 몸의 중요한 면역 반응이지만, 과도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조직을 손상시키고 거의 모든 신체 시스템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체가 염증을 진정시키려 할 때 항염증 성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은,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소화전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특히 감귤류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인 헤스페리딘은 혈압 조절과 염증 완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500ml의 저온 살균 오렌지 주스를 2개월간 섭취한 성인 85명의 혈액에서 염증과 고혈압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활성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오렌지 주스와 헤스페리딘이 염증을 낮추고 혈관을 이완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보노이드, 특히 헤스페리딘은 혈관 내피에서 산화질소(NO) 생성을 증가시켜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 인지 기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티는 "혈관 내피 세포는 필요할 경우 혈압을 높이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다시 이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혈관이 지속적으로 경직돼 심장과 폐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내피 세포는 상황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혈류 개선 효과는 오렌지 주스가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관련 연구들은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유형의 치매가 적어도 일부는 뇌 혈류 변화와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레딩대학교의 다니엘 램포트 교수는 플라보노이드가 전반적으로 인지 기능과 기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그는 플라보노이드를 섭취한 설치류가 미로 과제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였으며, 새로운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 영역에서 신경 연결이 더 많이 형성됐다는 연구를 인용했다.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블루베리, 차, 포도, 와인, 다크 초콜릿 등이 있다.

램포트는 "플라보노이드가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각성 상태를 높이고, 인지 과제를 더 잘 수행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 이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혈류가 장기간에 걸쳐 개선될 경우, 뇌가 뉴런 간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는 능력을 높이거나 기존 연결의 소실을 늦출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플라보노이드는 신경 가소성과 신경 연결 감소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노년층에게 특히 유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렌지 주스 4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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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주스는 비타민 C와 엽산이 풍부하다

오렌지 주스의 효능을 설명하는 또 다른 가능성은 장내 미생물군이다. 즉 소장과 대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효모 등 활발한 미생물 공동체에 오렌지 주스가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만한다.

한 연구에서는 과체중 여성 12명이 4주간 매일 500ml의 오렌지 주스를 마신 결과, 연구 종료 시 혈압이 현저히 낮아졌다. 장내 미생물군 구성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염증 완화에 관련된 단쇄지방산(SCFA)을 더 많이 생산했다.

어떤 오렌지 주스가 가장 좋을까?

BBC와 인터뷰한 두 명의 영양학자는 모두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이 여전히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통 오렌지는 식이섬유가 풍부할 뿐 아니라, 건강에 이로운 플라보노이드 함량도 더 높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페데리카 아마티는 "신선한 오렌지를 통째로 섭취하면 비타민 C와 플라보노이드처럼 산소에 민감한 영양소가 섬유질에 둘러싸여 있어 산화가 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오렌지를 즙으로 만들면 식품 구조가 파괴돼 영양소가 공기에 노출되고, 그만큼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식이섬유는 장에서 소화되지 않기 때문에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를 대장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전달된 성분들은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가 돼 건강상 이점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주스를 선호한다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는 집이나 식당에서 갓 짜낸 오렌지 주스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산업적으로 생산된 오렌지 주스는 저온 살균과 가열 과정을 거치면서 비타민 C처럼 산소에 민감한 영양소 일부가 손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침마다 시원한 오렌지 주스 한 잔을 즐기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마티는 "무가당 100% 오렌지 주스를 작은 잔으로 주 3~4회 정도 마시는 것은 일상적인 식단에서 충분히 허용 가능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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