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스라엘-레바논 10일 휴전' 발표에 당혹스러운 이스라엘인들
16일(현지시간) 저녁,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는 동안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포를 알리는 경보는 3차례나 울렸다.
북부 도시 나하리야 상공에서는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이 로켓포를 요격하며 큰 폭발음이 울렸다. 구조대원들에 따르면 휴전이 공식 발효되기 몇 시간 전, 중상자 2명을 포함해 3명이 파편에 맞아 다쳤다.
이곳 나하리야는 비롯해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총리가 왜 휴전안에 서명했는지 회의적인 반응이 포착된다.
나하리야에 사는 학생 갈은 "정부가 우리를 속인 것 같다"며 "이번에는 결과가 달라지리라 약속했는데, 또다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휴전에 들어간 듯 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로켓포 공격에 집이 파괴됐다는 트럭 운전사 마오르(32)는 "우리는 레바논 정부에 기회를 줬지만, 그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우리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에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것 같은데 (교전이) 중단돼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스라엘은 남부 레바논에 5개 사단을 배치한 상태로,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계속 진격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된 이번 휴전 소식에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당혹감을 드러냈으며, 심지어 일부 내각 안보 인사들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한 주요 언론은 16일 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합의가 발표되기 단 5분 전에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내각 장관들에게는 휴전안에 대한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많은 이들이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이 원하는 조건이나 시점이 아니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교전 중단 요구에 네타냐후 총리가 또다시 굴복한 사례가 아니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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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을 지낸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는 "이스라엘의 국익을 위해서 휴전은 반드시 주도권을 점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 휴전을 강요하는 패턴이 가자지구, 이란, 이에 이어 이제 레바논에서 반복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군사적 성과를 외교적 성과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른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휴전을 "레바논과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맺을 기회"라고 표현하면서도, 거의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내건 핵심 조건은 2가지로,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와 "비공격에는 비공격으로(상호 자제)" 원칙이다.
그는 "나는 전자에도, 후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 두 조건을 실행할 만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레바논 내 강화된 안보 구역에 주둔하고 있다 … 우리는 거기에 있고,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달 초 미국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이후, 자신들의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작전 중단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처음에는 "별개의 소규모 접전"이라고 평가했으나, 이번 주 이란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휴전 기간 만료일이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약간의 숨 돌릴 틈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군 지도자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과 합의한 2주의 휴전이 레바논에서의 휴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지난주 이스라엘 '채널 12' 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80%가 헤즈볼라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을 지지했다. 별도의 설문조사 3건에서도 대다수의 이스라엘 국민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한 2주간의 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서부에 위치한 지역 의회인 '마테 아셰르'의 모셰 다비도비치 의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수는 있지만, 그 대가는 이스라엘 북부에서 피와 파괴된 집으로 치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부 주민들은 국제적인 홍보 쇼의 엑스트라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합의한 이 휴전 협정은 이스라엘이 "계획됐거나, 임박했거나, 진행 중인 공격에 대해 언제든지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명시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위협으로 간주했던 목표물을 정기적으로 공격했던 2024년 11월 휴전 당시와 유사하다.
이번 휴전을 헤즈볼라와의 궁극적인 분쟁 해결로 보는 이스라엘인은 거의 없다.
많은 이스라엘인은 이번 휴전이 자국 지도자가 다시 한번 미국의 이해관계에 맞추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며, 동시에 주요 동맹인 미국이 추구하는 전쟁 목표가 항상 이스라엘의 목표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