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서 '학생 추락사'로 폭력 시위 촉발
BBC는 진위가 확인된 영상을 통해 중국 북서부의 산시성 푸청에서 한 10대 소년의 사망으로 인해 폭력 시위가 촉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SNS에 공개된 이 여러 영상에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지고, 경찰이 일부 시위대를 구타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현지 당국은 이 소년이 지난 2일 학교 기숙사에서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후 SNS에는 이 사건에 숨겨진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곧바로 시위가 벌어져 며칠간 이어졌고, 이번 주 초 진압된 것으로 보인다.
BBC는 그 이후로 푸청시에서 추가적인 시위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접하지 못했다.
한편 중국에서 공개 시위는 드물지 않으나,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보기 드문 비판이었던 2022년 '백서 시위' 이후 당국은 시위에 대해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이번 푸청시 시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당국이 민감한 사건으로 판단하는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위와 관련한 그 어떠한 영상 자료나 언급도 중국 내 SNS에서는 대부분 검열되었다.
그러나 여러 영상이 국외로 유출되었고, 결국 X에 등장했다.
BBC는 해당 영상들이 '푸청 직업 교육 센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했으며, 지난 며칠간 벌어진 시위 이전에 온라인에 동일한 영상이 올라왔다는 흔적을 보지 못했다.
한편 BBC의 문의에 푸청시 홍보부서 관계자는 시위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며, 미디어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답은 없었다.
현지 당국의 성명에 따르면 숨진 학생은 사망 당시 푸청 직업 교육 센터 3학년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에 따르면 당은 사망하기 전날 밤, 기숙사에서 다른 학생들이 수다를 떠는 소리에 잠에서 깨 한 남학생과 언쟁을 벌였고, 학교 관계자가 이를 중재했다. 그리고 그날 밤늦게 그는 기숙사 건물 아래에서 다른 학생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당국의 성명은 이를 "학생이 학교 건물 높은 곳에서 추락한 사고"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현재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현재로서는 형사 사건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후 며칠 동안 온라인에서는 이 사건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으며, 당국이 이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퍼져나갔다. 한 SNS 계정은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다만 사망한 남학생이 언쟁을 벌였던 해당 남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한 후 자살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시신에서 당국의 설명과는 일치하지 않은 상흔이 발견되었다거나, 부검 시간이 제한되었다는 둥 그의 가족들의 확인되지 않은 발언도 퍼져나갔다.
이 같은 유가족의 주장에 수많은 푸청시 시민들이 분노했고, 최소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괴롭힘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사회의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로, 과거에도 학생 사망 사건이 시위로 이어진 바 있다. 지난달 중국 법원은 같은 반 학생을 살해한 10대 청소년 2명에게 장기 징역형을 선고했다.
BBC가 푸청 직업 교육 센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한, 지난 6일 X에 공개된 영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당의 죽음에 슬퍼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시민들은 직업 센터 정문에 꽃 등을 놓으며 추모했고, 학교 건물 옥상에서 종이 조각을 던지는 전통 애도 의식도 치렀다.
온라인에 공개된 다른 동영상에는 대부분 청년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진실을 알려달라"고 외치며 건물을 습격하는 한편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진위가 확인된 한 영상에서는 시위대가 소리를 지르며 한 학교 관계자를 둘러싸고 밀치고 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파괴된 교내 사무실의 모습과 시위대가 정문 바리케이드를 밀어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아울러 또 다른 영상에서는 시위대가 물러나는 경찰을 향해 원뿔형 교통 표지와 같은 물건을 던지는 모습, 경찰이 시위대를 밀치고 구금하고 진압봉으로 구타하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시위대는 머리와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으나, SNS에 올라온 주장에 따르면 최근 푸청시에는 경찰 인력이 추가 배치되었으며, 추가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은 없다고 한다.
한편 당국은 대중에게 "소문을 만들거나, 소문을 믿거나, 소문을 퍼뜨리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