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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 재수사

2시간 전

미국 뉴욕주 검찰이 2024년 코넬 대학교 집단 성폭행 의혹에 대해 형사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2024년 당시 대학 내 한 남학생 사교클럽 건물에서 약물을 투여받고 여러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뉴욕주 톰킨스 카운티의 매슈 밴 하우튼 지방검사장은 28일 성명을 통해 "타당한 혐의를 확정하는 대로" 대배심 절차를 통해 "이 사건을 가능한 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넬 대학교 측은 사건의 대배심 회부는 지지하면서도, "당시 대학 측이 관련자들을 적절하게 처벌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법원 문서에서 '제인 도(익명의 여성)'로 명시된 이 여성은 2024년 10월 19일 밤, 코넬 대학교의 남학생 사교 클럽 '카이 파이'의 지부 소속 남학생 7명이 알코올과 케타민을 이용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사건 당시 자신은 술과 약물에 만취해 정상적으로 동의할 능력 자체가 없었던 상태였다고도 덧붙였다.

이후 2024년 11월 8일, 여성은 코넬 대학교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다고 한다.

이 소장에는 남학생 사교클럽의 '스냅챗' 단체 대화방 캡쳐 사진도 첨부됐다. 해당 대화에서 한 인물은 저속한 표현을 쓰며 다른 이들에게 이 피해 여성과의 성관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었다.

한편 지난 28일, 밴 하우튼 지방검사장은 2년 전 사건 당시 검찰은 피해 주장 여성이 진술한 내용만으로는 기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다시 대배심 회부를 준비하면서 피해 여성과 변호인 측에게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사법 제도상, 검찰은 대배심원을 소집해 증거와 증언을 검토한 뒤, 정식으로 형사 기소할 만큼의 혐의가 충분한지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도록 한다.

밴 하우튼 지방검사장은 성명서를 통해 피해 주장 여성이 2024년 당시 코넬 대학 경찰에 진술한 내용의 요약본도 첨부하며, 해당 진술이 최근 제출된 민사 소장의 주장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2024년 11월 피해 주장 여성이 작성한 선서 진술서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약물이 투여됐거나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당시 진술서에는 마약 투약과 성적 행위에 대한 참여가 자발적이었으며,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상호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기술돼 있습니다."

아울러 밴 하우튼 지방검사장은 피해 주장 여성 측 변호사들은 초기 진술이 정확하지 않았다며 바로잡으려고도,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 측의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후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까지 수년간의 치료와 치유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한편 BBC는 피해 주장 여성의 변호를 맡은 토마스 지우프라 변호사에게 입장을 물었다.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가 입수한 28일 자 성명서에서 지우프라는 "성폭행 직후 며칠 동안 (이 여성은)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무감각한 상태였으며, 일상생활을 영위하거나, 자신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을 받아들이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야말로 '자기 보호 모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의뢰인은 초기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 외에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수사 기관이 최소한 여러 차례 의뢰인을 면담하고, 증거를 수집해 혐의를 입증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중대 범죄 수사의 일반적인 절차이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또한 "(밴 하우튼) 지방검사장의 성명에서 엿보이는 방어적인 태도를 통해 검찰 측이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변명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민사 소송에서 피해 주장 여성은 코넬 대학 측이 자신을 보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련 남성들을 적절히 처벌하지 않았다고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에게 "소명서 제출 정도의 조치로 처벌을 경감받을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은 사건 자체와 대학의 이러한 대응으로 인해 "심각한 정서적, 심리적 고통은 물론 신체적 상해"도 입었으며, 사건 소식이 캠퍼스에서 빠르게 퍼졌다고도 덧붙였다.

2024년 11월, 코넬 대학교 측은 "사교클럽 '카이 파이' 건물에서 발생한 마약 남용 및 성폭력 관련 심각하고 심히 우려스러운 혐의"와 관련해 공개 성명을 발표하며, 캠퍼스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며 카이 파이의 해당 지부와 "다수의 학생"을 정학 처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자체적인 조사는 물론 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 및 활동에의 성차별을 금지하는 '타이틀 나인'법에 따른 민권 조사도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코넬 대학교는 카이 파이의 '자이' 지부는 여전히 캠퍼스 출입 및 활동이 금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코넬 대학교는 대학 측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적절히 조사하거나 처벌하지 않았다는 여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이 사안이 "훈련된 교직원 위원회"에 회부됐으며, 해당 위원회가 "대학에서의 제적 및 정학 처분을 포함한 다양한 제재 조치"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개인 중 누구에게도 반성문 작성으로 끝내게 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민사 소송에 이름이 거론된 남성 중 한 명의 변호를 맡은 제레미 살랜드는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살랜드는 자신의 의뢰인이 "스냅챗 (단체대화방에서) 대답을 하고 미성숙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뢰인은 "어떠한 성적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으며, 원고를 어떤 식으로든 만지지도 않았으며, 케타민을 복용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해 주장 여성의 민사 소송 소식과 더불어 검찰의 사건 재수사 발표가 이어지며 이 사건은 미국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배우 플로렌스 퓨를 비롯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 신문 '코넬 데일리 선'의 소피아 다서 편집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캠퍼스 내에서는 분노와 충격이 뒤섞인 분위기이며,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연대의 물결"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넬 데일리 선의 편집위원회는 이번 민사 소송에 이름이 거론된 남성들의 신원을 공개하고, 사건의 신고 및 해결 절차에 대해 독립적인 제3자 검토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다서 편집장은 "지난 2년간 이 사건에 대해 학생들에게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 그리고 타이틀 나인 절차가 얼마나 불투명한지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해 이러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대학들은 캠퍼스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익명 처리 후 절차, 처벌 조치, 결과 등을 공개하고 있지만 코넬 대학교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학생들, 특히 대학이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학생들을 위한 투명한 태도입니다."

한편 코넬 대학교가 위치한 뉴욕주 이타카시의 시장은 모든 학생 행사 및 특별 행사 허가를 일시 중단을 촉구했다.

이 조치는 코넬 대학이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기소하기 위한 자체 규정을 전면 재검토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지난 28일, 코넬 대학교는 2025년에 이미 캠퍼스 내 성폭행 대책 태스크포스(TF)가 마련됐으며, 이 태스크포스가 제시한 권고 사항들은 현재 시행 중이거나 시행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성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재학생은 여학생의 35%, 남학생의 8%에 달했다.

보고서는 성폭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장기간 이어오고 있으나, 성폭행 발생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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