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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습니다' … 할리우드 배우를 꿈꾸던 오빠는 어떻게 남성 커뮤니티의 스타가 됐나

7시간 전
엘 테마치
YouTube
엘 테마치는 팔로워 수 1100만 명을 확보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 커뮤니티 인플루언서이다

이 기사에는 불쾌한 표현이 포함돼 있습니다.

10년 전, 루이스 카스티예하는 할리우드 배우로서 성공을 꿈꾸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분위기를 만끽하던 자유로운 영혼의 창작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노스피어(manosphere·남성 중심 커뮤니티) 인플루언서 '엘 테마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로 여성 혐오적이고 과도한 남성성을 강조하는 콘텐츠를 올리는 그는는 팔로워 수가 1100만 명을 웃돈다.

그의 여동생인 알렉스는 오빠의 이런 변화에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고 말한다. 남매는 더 이상 말도 섞지 않는다.

알렉스는 "나는 '엘 테마치'라고 부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내게 오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면서 "나는 예전의 그 사람과 남매"라고 했다.

멕시코 출신 디자인엔지니어인 알렉스는 오빠의 이러한 변화는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던 사람조차도 매노스피어 관련 콘텐츠의 유혹에 얼마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인터뷰 중인 알렉스
BBC
알렉스는 두 사람 간 견해 차로 인해 오빠와 2년간 말도 섞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앤드루 테이트와 같은 서방 세계 매노스피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많이 다루어졌다.

그러나 BBC 월드 서비스가 남아시아·동아시아·라틴 아메리카·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사한 성향의 인플루언서 15명의 콘텐츠와 팔로워 수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이들의 팔로워 수는 평균 3배 증가했다.

이러한 지역은 비교적 최근에 성평등이 진전된 곳으로,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가 매노스피어 콘텐츠에 대한 남성들의 갈망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엘 테마치뿐만 아니라 SNS에서 남성의 역량 강화와 여성 혐오를 조장하며 케냐에서 누구나 아는 유명 인사가 된 앤드루 키베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두 사람 모두 미혼모를 종종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여성들을 남성들의 돈만 노리는 존재들이라고 자주 비난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 두 인플루언서 모두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한편 엘 테마치와 키베 모두 자신의 콘텐츠가 여성 혐오적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한다. 특히 키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혐오'라는 개념 자체의 존재를 부정하기까지 했다.

앤드루 키베
BBC
앤드루 키베는 케냐에서는 누구나 아는 유명 인사다

우리는 이러한 인플루언서가 제작하는 콘텐츠가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했다.

각각 멕시코, 케냐에 살고 있는 Z세대 2명은 BBC에 몇 년간에 걸친 자신의 SNS 활동 내용을 여과 없이 공유해주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수천 건에 달하는 이들의 게시물, 조회수, '좋아요', 댓글, 공유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이 두 청년이 매노스피어에 빠져들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먼저 멕시코 출신의 훌리안은 16세 때 인스타그램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피트니스, 자기계발 관련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곤 했다. 그의 기록을 보면, 그러다 몇 달 후 추천 게시물에 나타난 엘 테마치의 동영상에 처음으로 '좋아요'를 눌렀다.

현재 19세인 그는 지금까지 매노스피어 관련 크리에이터 수십 명이 올린 영상 3000여 개에 '좋아요'를 눌렀다.

훌리안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으로 인해 남성들의 문제는 가려졌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은 엘 테마치가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이기도 하다.

다만 알렉스에 따르면 엘 테마치가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무대에 서고 싶어 했다. 이에 멕시코시티에서 연극을 공부한 뒤 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위해 LA로 건너갔다고 한다.

하지만 연인과 결별하고, 정기적인 일자리도 얻지 못하며 고생한 끝에 몇 년 뒤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좌절의 경험이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다른 젊은 남성들을 돕겠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알렉스의 설명이다.

그렇게 2020년, 엘 테마치는 남성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알렉스는 "처음에는 다른 남성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것은 거기서 시작됐다"고 했다.

하지만 빠르게 다른 방향으로 "뒤틀렸다"는 알렉스는 "오빠는 메시아 콤플렉스에 빠졌다. 마치 자신이 (남성들의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존재라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곧 자신의 남성 팔로워들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으로 여성들을 지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만 알렉스 또한 엘 테마치가 실제로 여성 혐오적 주장들을 어디까지 진심으로 믿고 있는지, 또 어디까지가 그저 SNS에서 '좋아요'와 조회수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오빠가 일부 이야기는 (진심으로) 믿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콘텐츠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렉스 남매의 어린 시절 사진
Alex Castilleja
알렉스는 어릴 적에는 오빠와 사이가 좋았다고 했다

알렉스에 따르면 엘 테마치는 앤드루 테이트를 답습하고 있음을 인정한 적도 있다.

"당시 앤드루 테이트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빠는 그의 콘텐츠가 통한다는 것을 보더니 (자신의 주장들을) 점점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콘텐츠와 메시지는 곧 여동생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제가 표현하는 모든 것을 … 페미니즘적 신념으로 … 오빠라는 사람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BBC는 엘 테마치에게 다큐멘터리 출연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나선 그는 미국에서 시작된 자신의 월드 투어를 촬영해도 된다며 초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채진이 출국하기 불과 며칠 전, 그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팔로워들에게 자신은 BBC의 다큐멘터리에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BBC, 그리고 BBC의 재키 씨, 우리는 남자답기 위해 당신들의 허락 따위는 필요 없어요. 다큐멘터리를 만들라면 만드세요. 저나 제 형제들은 끼워 넣지 마세요. [욕설] BBC."

그럼에도 취재진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그의 쇼에 참석했다. 해당 쇼는 자기계발 관련 조언과 성차별적인 발언이 뒤섞인 자리였다. 일례로 그는 팬들에게 "창녀"들은 절대 변하지 않으니 이들을 피하라고 조언했으며, 싱글맘들은 그들의 상황 자체가 잘못된 인생의 선택과 인격적 결함을 반영하므로 "좋은 조건의 상대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쇼가 끝난 후, 취재진은 이러한 발언에 대해 그에게 질문하고자 했으나,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이러한 쇼 투어를 포함해 엘 테마치는 콘텐츠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벌어들인다.

취재진이 분석한 결과, 2025년 4월~2026년 4월 기준 그는 SNS 조회수만으로도 약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팬들이 그의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 도중 더 눈에 띄고자 구입하는 유료 댓글 기능인 '슈퍼 챗'을 통해서도 약 20만~30만달러를 번 것으로 추정된다. 패들은 주로 연애 상담을 요청한다. 아울러 소규모 워크숍 참가비로는 1인당 800달러를 받고 있으며, 굿즈 판매와 정기 무대 공연을 통해서도 추가적인 수익을 벌고 있다.

그의 팀은 취재진에게 "엘 테마치의 추정 수입을 공개하는 일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키베 또한 굿즈와 심지어 암호화폐까지 판매하며 자신의 인기를 수익화한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정말 내 팬이라면, 내가 하는 말은 단 하나다. M-페사(케냐의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로 돈을 보내달라는 것뿐"이라고 했다.

엘 테마치의 굿즈를 구입한 팬
BBC
한 팬은 30달러에 구입한 엘테마치의 목걸이를 보여주며 이는 남성성과 힘을 상징한다고 했다

엘 테마치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장 밖에서 만난 남성들은 규범을 그의 콘텐츠가 절제를 장려하고 자신감을 찾도록 영감을 주며, 자신들의 문제를 진심으로 이해해준다는 점이 제일 좋다고 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에서 젠더 및 남성성에 관해 연구하는 알리 실레스 박사는 "엘 테마치는 사회에서 소외된 남성들과, 사회적 관심의 중심이 여성이라는 담론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바로 '당신은 소중합니다. 자신을 믿으세요'입니다."

엘 테마치의 팬인 훌리안 역시 이러한 점을 좋아한다.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가르침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었습니다."

한편 키베의 팔로워인 케냐의 대학생 라이언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청년으로, 이 인플루언서를 아버지 같은 존재로 바라본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가 개발한 분석 도구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 라이언은 '성공', '자기계발', '아버지 없는 남성성 팁'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한 뒤 틱톡에서 키베의 영상들을 시청했다. 해당 키워드 해시태그의 조회수는 5억 회를 넘겼다.

그러나 실레스 박사는 이러한 매노스피어 콘텐츠가 여성을 비롯한 다른 성 정체성을 "희생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여성의 권리와 발전에 매우 해롭습니다. 여성들의 선택지를 제한하고, 고정관념에 비롯된 역할을 요구함으로써 많은 여성들이 벗어나고자 지금까지 애써온 위치로 다시 밀어 넣기 때문입니다."

훌리안의 SNS 기록을 보면 엘 테마치가 전파하는 이러한 메시지가 팔로워들에게 어떻게 곧 반영되는지 드러난다.

2023년 말 훌리안은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매노스피어 관련 콘텐츠를 더욱 많이 접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온라인 댓글에 여성들을 '창녀'라고 지칭하며, 여성의 복종적인 태도를 찬양했다.

그는 한 게시물에서 "여성스럽고 복종적인 여성이라면 그야말로 완벽하다"고 적었다.

훌리안은 과거 인스타그램에 남겼던 댓글의 어조에 대해서는 후회한다고 말하면서도, 내용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며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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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엘 테마치의 팬인 훌리안(19)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 때문에 남성의 문제가 가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이 최근 전 세계 남녀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훌리안이 속한 청년세대 중 상당수는 페미니즘이 남성의 권리를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졌다고 믿고 있었다.

Z세대 남성의 절반 이상(약 57%)이 "여성의 평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남성이 차별당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그리고 이것이 매노스피어 인플루언서들이 활용하는 믿음이다.

SOAS 런던 대학교의 아위노 오케치 교수는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에 따르면 "여성이 문제"라고 했다.

페미니즘 및 안보학을 가르치는 오케치 교수는 이들은 "남학생의 성취 저하도 … 남성과 소년들의 정신 건강 문제도 모두 젠더 평등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이 현실 세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멕시코시티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페르난다는 마찬가지로 의사였던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엘 테마치의 주장을 근거로 자신을 통제하고 이를 정당화했다고 말한다.

그들이 결별하게 된 날, 그는 페르난다를 방에 가두고 4시간 동안 엘 테마치가 제작한 영상을 강제로 보게 했다.

"그는 계속 제게 '봤지? 나는 잘못한 게 없어 …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너야'라고 말했습니다."

페르난다에 따르면 당시 상황이 너무 심각해져 그가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그의 눈은 텅 비어 있었고, 순전히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정말 무서웠습니다."

페르난다는 자신이 겪은 일이 직접적으로 엘 테마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콘텐츠가 현실 세계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제 생각에 (전 남자친구는) 이미 성차별주의자였지만 그걸 숨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엘 테마치 덕분에 더 이상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 거죠."

엘 테마치의 여동생 알렉스는 오빠가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부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을 인정한다면, 그게 자신을 파멸시킬 것이라는 걸 보고 깨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렉스는 오빠가 본래 걸어야 할 길에서 벗어나 "이 기묘한 디스토피아적 지옥으로 빠져들었고, 이제는 그저 … 폭력 로봇"이 됐다고 느낀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

한편 BBC는 엘 테마치에게 그가 여성 혐오적 콘텐츠를 조장한다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팀은 "이러한 혐의를 단호히 부인하며, 이는 근거가 없고 맥락도 없다"고 답했다.

키베는 자신의 콘텐츠가 여성 혐오적이라는 지적을 받자, 자신에게 여성혐오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은 없습니다. 우리는 여성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를 숭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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