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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최초로 'EU 정상회의' 참석하는 스타머 영국 총리

2025.02.0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Getty Images
지난해 10월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본부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만나고자 벨기에 브뤼셀로 향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 총리의 EU 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머 총리는 국방 및 안보 협력 관련 대화를 위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만날 예정이다.

이번 일정은 스타머 총리가 영국과 유럽 간 관계 "재설정"이라 부르는 노력의 일환이다.

영국 정부는 EU의 단일 시장, 관세동맹 등에 재가입하거나, 거주와 직업 활동 등을 보장하는 이동의 자유를 다시 허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장관들은 국방, 안보, 범죄, 무역 등의 분야에서 관계가 개선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이러한 사안들을 올봄 안에 정리해 오는 4~5월에 열릴 영국-EU 정상회담에서 마무리 짓길 바라는 것이다.

현재 EU 27개 회원국 정상은 소위 "비공식 만남"을 위해 브뤼셀 소재 16세기 건물인 에그몬트 궁전에 모이고 있다.

이번 비공식 회담의 배경은 분명하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EU 또한 자신들의 국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며 요구해 온 핵심 사항이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적인 대러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위협했으며, 이는 분명 푸틴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푸틴이 러시아 경제 상황을 걱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우리 유럽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러시아의 미사일 공장에 공급하는 기업과 러시아의 에너지 수익을 계속 압박해 결국 푸틴의 전쟁 기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군사적 지원과 함께 궁극적으로 이는 더 빠르게 평화를 이룩할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에 있어 영국도 "선을 넘었다"면서도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모호하고 위협적이며 동시에 감질나는 발언은 백악관의 주인이 바뀐 뒤 영국 정부가 지속해서 인식해 온 딜레마를 분명히 보여준다.

영국이 EU 쪽으로 기울면 미국의 반감을 살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미국과 밀착하면 EU가 발끈할 수도 있다.

3일 브뤼셀 방문을 마친 스타머 총리는 향후 몇 주 내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PA Media
지난달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기념비적인" 100년 파트너십 조약에 서명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가장 강력한 위치"에 올려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심각하고 조직적인 범죄와 더불어 결정적으로는 무역 이슈를 두고 EU와 가까워지고자 모색 중이다.

이에 양측은 식품 및 동물성 제품의 더 자유로운 거래 허용, 영국과 EU의 배출권 거래 시스템 간 협력 등의 안건을 다루고 있다. 전문 자격증의 상호 인정, 아티스트들의 순회공연 중 이동 제한 완화 등도 주요 관심사로 손꼽힌다.

EU에서는 영국과 EU의 청년들의 더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청년 이동성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를 이동의 자유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일부 인구에게만 허용한다는 내용이기에 정치적으로 영국 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화물차의 이동
PA Media

게다가 EU와 영국의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EU에서 영국으로 오는 청년들이 그 반대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장관들은 지금껏 이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EU는 영국의 '범유럽-지중해 협약' 가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관세 동맹은 아니지만, 다른 가입국에서 공급한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는 내용이다.

눈에 띄는 점은, 영국 정부가 해당 협약 가입 가능성을 아직 배제하지 않았으며, 이를 자신들의 주요 원칙 위반으로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 등 '적시 공급' 체계를 갖춘 일부 분야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환영할 수 있으나, 다른 제조업체들은 더 큰 경쟁에 노출될 수 있다.

영국의 기술 협상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고든 브라운 총리 시절 수상 관저에 몸담았던 마이클 엘럼이다.

엘럼은 스타머 총리의 EU와의 관계 "재설정"을 위해 총선 직후 설립한 내각 내 'EU 관계 사무국'을 맡아 이끌고 있다.

한편 EU와의 협상이 계속되면서 스타머 총리 또한 양측으로부터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케미 바데녹 보수당 대표는 "노동당 정부가 과거의 분열을 되풀이하고 우리를 다시 EU로 복귀시키려 한다"고 주장했으며,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는 정부가 관세동맹에 재가입하는 방향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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