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이나는 신속 휴전 요구에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러시아와의 휴전 절차에 관한 미국의 요구에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측과 회담을 위해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미국의 즉각적인 안전 보장 없이 러시아와 조속히 휴전하라는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일 것을 압박하고 있다.
약 10일 전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일갈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했으며,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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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의 회담을 위해 사우디 제다에 도착한 한 국무부 관리는 익명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의) 고위급이 이곳에 온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좋은 징조다. 그들도 대화하며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예정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회담에서는 공식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는 안드리 예르막 국가안보보좌관과 외교 및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늦은 시간 영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결과, 즉 평화를 앞당기는 것과 지속적인 지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평화 회담을 앞두고 미국으로부터 양보하라며 강하게 압박받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의 휴전 협정을 위반한 것은 푸틴임을 강조하면서 자국에 대한 확고한 안전 보장을 요구해왔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드물게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위협을 발표하며 협상을 촉구했다. 이미 러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여러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현재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압도적으로 '때리고' 있기에" 추가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에서의 충돌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발생한 일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자국의 최대 군사 지원국인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이후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로부터 "사과"와 "감사의 뜻"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미국 대표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자 평화를 위한 "틀"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
백악관에서의 충돌로 잠시 뒤로 미루어진 희토류 광물 협정 또한 다시 사우디에서 다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안전 보장을 대가로 자국의 희토류 광물 매장지에 대한 접근권을 미국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곤차렌크 하원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는 동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미국-우크라이나 관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곤차렌크 의원은 BBC 라디오 4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렇지 않으면, 만약 이러한 조건을 벗어난 거래라면 우리는 그저 거절할 것이다. 왜냐하면 싸우고 있는 것은 우리 군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에서의 설전으로 인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지원 및 정보 공유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9일 정보 제공 중단을 해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글쎄. 우리는 거의 해제했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거의 해제했다고 볼 수 있고, 우크라이나가 무언가를 진지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추가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워싱턴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두 정상이 설전을 벌이기 전인 지난달 18일, 루비오 장관은 사우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난 바 있다. 이는 트럼프와 푸틴 간 논란이 된 전화 통화 이후 벌어진 후속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군이 간밤에 러시아 드론 130대를 격추했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지난 주말 도네츠크 동부 도시 도브로필리야에서는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최소 25명이 사망했다.